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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핵심 확산지로 알려진 중국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설현 박쥐 먹방'을 언급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앞서 황 칼럼니스트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중국인에 대한 무비판적인 혐오를 거둘 것을 강조했다. 황 칼럼니스트는 "신종 코로나 이전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 바이러스로 지구촌은 홍역을 치렀다. 이때 박쥐가 이들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뉴스가 충분히 보도됐다. 박쥐로 인한 바이러스 문제를 다들 알만한 상태에서 한국 방송은 박쥐 식용 장면을 안방에 내보냈다. 흥미로운 먹방으로 연출됐고 시청률도 대박을 쳤다. 어떤 언론도 바이러스나 위생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면서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번지자 박쥐 식용은 중국인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도구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 칼럼니스트는 한국인들도 박쥐를 먹는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AOA 설현의 박쥐 고기 먹방을 언급해 논란을 빚었다. 설현은 2016년 4월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통가' 편에서 현지 부족 전통 음식인 박쥐 통구이 먹방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면서 황 칼럼니스트는 설현의 박쥐 고기 먹방을 했던 당시 기사와 최근 중국 블로거의 박쥐 먹방 기사를 캡처해 비교해 게재했다. 그는 "박쥐를 먹었다는 사실은 같고 그 사실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자신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황교익 글 전문
혐오는 바이러스만큼 전염성이 강하다. 순식간에 번진다. 또한 혐오는 결집력을 만들어낸다. 악덕의 정치인들은 이 혐오를 이용하여 반대편의 정치세력을 배척하고 자기편의 정치세력을 결집한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어 게르만 민족의 결집을 얻어낸 것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혐오의 대상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관동대지진이 발생하였을 때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방화를 하였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려 조선인을 학살하였다. 조선인 혐오로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일본인의 불만을 잠재우고 내부 결속을 다졌다.
극우 언론이 '박쥐 먹는 중국인' '비위생적인 대림동 음식 가게' 등등의 기사로 중국인 혐오 정서를 퍼뜨리고 있다. 여기에 맞추어 극우 정치인은 중국인 입국 금지 등을 주장하며 중국인 혐오를 확장한다. "중국과 중국인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는 한국 정부"라는 여론을 만들어 중국인 혐오를 한국 정부 혐오로 옮겨타게 만든다.
총선이 눈앞이다. 극우 세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혐오 바이러스'로 이용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혐오를 퍼뜨려서 최종에 얻어지는 것은 공동체와 인륜의 파괴밖에 없음을 깨닫기 바란다.
남재륜 기자 sj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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