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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단역에서 조연으로, 조연에서 주연으로, 데뷔 5년차에 급성장한 배우 안효섭(24)은 요즘 "연기가 재미있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마지막회를 끝으로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강은경 극본, 유인식 이길복 연출)은 3년 전 방영됐던 시즌1의 자체 최고 시청률이던 27.6%를 넘보는 27.1%(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로 종영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확실하게 증명해냈다. 3년이라는 기다림 끝에 돌아온 '낭만닥터 김사부2'는 더 단단해졌고 넓어진 세계관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김사부(한석규)의 존재는 두 말 할 것 없었고, 시즌1에 이어 시즌2를 지킨 돌담져스들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여기에 서우진(안효섭)과 차은재(이성경)라는 새로운 인물들이 가세하며 극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어 "몸이 많이 힘들었다. 부담감을 가지고 일하다 보니, 몸이 많이 상했다. 심적으로도 힘이 들었고 밥도 잘 못 먹으니 안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촬영을 하면, 제가 팀에게도 해롭고 피해를 끼치겠다 싶었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시니, '잘 해봐야지, 긍정적으로 승화시켜 잘 이겨내야지' 싶은 마음이 있었다. 선배님들과 감독님, 그리고 주변 배우 동료분들이 다같이 한마음으로 진심으로 믿어주시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셔서 감동적이었다. 잘 이겨낼 수 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안효섭은 이렇게 이겨낸 '낭만닥터 김사부2'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모든 인물들이 성장한 만큼, 그 성장과정을 시청자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고,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안녕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끝이 났지만, 저의 낭만은 계속될 것이니, 시청자 분들도 자기만의 낭만을 꼭 찾으시길 바라겠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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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섭은 '낭만닥터 김사부2'의 서우진을 표현하기 위해 9kg을 감량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는 "초반에 드라마를 할 때 펠로우 2년차가 되려면 12년의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외적으로 의사처럼 보이고 싶었다. 어려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몸을 불려서 의사가운을 입었을 때의 무게감이나 진중함이 생기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몸을 찌웠는데, 막상촬영을 시작하니 생각보다 (이)성경 씨도 그렇고, (소)주연 씨도 그렇고 작고 말랐더라. 제가 너무 괴물 같아 보여서, 그때부터 무의식적으로 밥보다는 잠을 택하고 관리했더니 살이 자연스럽게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확 감량한 몸무게 때문이었을까, 안효섭은 첫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랭크되며 '잘생겼다'는 외모칭찬까지 듣게 됐다. 안효섭은 초반 폭발적인 반응에 대해 "좋았지만 사실 좀 얼떨떨했다. 부담스럽기도했지만, 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1, 2회가 사실은 제일 걱정이었고 새로운 돌담병원을 보여줘야 하니 걱정도 됐는데, 글도 좋았고 연출을 잘 해주셔서 좋은 피드백을 받은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여기에 외모 칭찬도 이어졌지만, 안효섭은 "사실 그 댓글을 보고 '내가?'라는 생각을 했다. 모두 망언이라고 하시는데, 저는 제 외모에 만족하지 않아서 그런 댓글을 봤을 때는 의아했다. 그냥 좋게 봐주셨으니 뭐라고 말할 수 없고, 감사한 마음뿐이다"고 '망언'했다. 여기에 연기칭찬까지 더해지며 안효섭은 민망한 시간을 더 많이 보내야했다고. 그는 "솔직히 (연기칭찬에) 인정을 못했다. 처음에 그 댓글을 봤을 때는 '왜지? 뭘 보신거지?' 싶었다. 제가 개인적으로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촬영을 할 때에도 그렇고, 방송에 나왔을 때에도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에서 피드백을 받았는데, 의아했다. 그런데 이걸 다시 다르게 생각해서, 의아하게 받아들이거나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인 뒤 내 자신을 이렇게 만들자고 생각했고, 이 댓글에 걸맞는 연기를 보여주자고 생각해서 자극제가 됐다"고 자신의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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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섭은 '김사부2' 속의 서우진을 '인간 서우진'과 '의사 서우진'으로 나눠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으로서 우진과 의사로서 우진이 있었는데, 둘을 다르게 만들었다. 인간으로서는 나름대로 우진이의 삶을 그려봤다. 불우한 환경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돈을 훔쳤다는 트집을 잡혀서 얻어맞아봤을 거라고 생각했고, 우진이는 누구에게나 만만한 존재였을 거라고 생각해서 고군분투하며 살아온 그의 인생을 생각해봤다. 우진이가 왜 사람을 경계하는지에 대해 자신에게 설명이 필요했다. 그 후에 의사 우진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의사다운 모습이나, 평소에 하는 말투를 연구했고, 유튜브를 보며 차분하고 침착하고 노련한 의사 선생님들을 보고 현실적인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의사 선생님들의 생활을 모티브로 삼아서 그분들이 어떤 사명감으로 일을 하는지,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은 있는지를 많이 알아봤다"고 말했다.
이어 안효섭은 "기본적인 처치나 기술들은 반복적으로 연습하며서 배웠다. 실과 니들홀더를 주셔서 생고기를 꿰매고 잘라서 먹고를 반복했다. 무인도에 떨어졌을 때 응급처치가 필요하다면 할 수 있을 정도는 됐지만, 사실 촬영을 할 때에는 손만 찍을 때 대역도 썼고, 손에서 올라오는 카메라 워크는 제가 해서 적절히 섞어서 사용했다. 의사가 되러면 1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데, 사실 두 달 안에 의사처럼 보여드리기느 힘들었고,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열심히 해서 장면 장면에서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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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맛'을 느끼니 연기에도 재미가 붙었다. 안효섭은 "배우려는 자세가 저를 지금까지 연기하게 만들어줬다. 배우려고 하니까 부족함이 눈에 보였다. 알면 알수록, 시야가 넓어질수록, 보이는 것이 많아질수록, 저한테 부족한 것들과 해야 할 과제들이 보였다. 그래서인지 안주하지 않으려는 마음과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이 생겼다. 한석규 선배님이 해주신 말 중에 간결하고 공감이 된 말이 있는데, '잘할수록 재미있다'는 거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재미를 느끼려면 앞으로도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게 있다"고 말했다.
안효섭은 다시 차기작을 검토하기 시작한다. "확실히 작품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는 그의 요즘 최대 고민은 세상을 더 알고 싶어졌다는 것. 20대 청년 안효섭의 앞날이 더 기대되기 시작했다. "세상을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더라. 저만의 세계에 빠져서 살다 보니,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기본 상식도 잘 몰랐다. 진짜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그렇고, 뭘 하고 싶은지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데뷔 때부터 달려왔기 때문에 결정을 해도 알고 결정하는 것과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 천지차이라는 것을 알았다. 요즘에는 최대한 많은 책을 접하려고 하고, 이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꿰뚫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알면 알수록, 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아가는 방향성이 제시되지 않을까 싶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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