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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2'에서 정우성이 연기하는 한경재는 집에서는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고 딸에게 용돈을 뜯기는 평범한 아빠지만, 하루 24시간을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 냉전의 섬이 된 한번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어렵게 서사된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로 핵잠수함에 감금되자 첨예하게 대립하는 북 위원장과 미국 대통령 사이에서 참을성과 유연함과 강단을 오가며 임박한 전쟁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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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 1편의 속편이지만 인물과 설정이 전혀 다른, 하지만 한반도의 문제를 다룬다는 주제를 유지하는 독특한 시리즈인 '강철비'. 정우성 역시 이 같은 기획에 대해 "굉장히 똑똑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철비' 1편은 납북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판타지적 상황에 집중한 작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철비'는 주인공은 한반도이다. '강철비2'는 이 시리즈에 주인공은 한반도라는 걸 다시 한번 되새겨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 분단을 이야기를 여전히 하면서도 인물을 새롭게 포지셔닝을 하고 새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굉장히 독특하고 똑똑한 시리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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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한반도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생각까지 하게 해주는 '강철비2'. 정우성은 "국민에게 역사 교육을 많이 배제 돼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근현대사에 대한 교육이 우리의 뿌리 아닌가"라며 "사실 '강철비' 출연 전에도 우리 역사 관련해서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딘 러스크의 메모 등 이번 영화를 하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들이 많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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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재 한반도의 상황처럼 북미 두 정상 사이에서 자기의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 극중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 정우성은 그렇기에 한경재 캐릭터의 연기가 더욱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쉽지 않은 연기였다. 한경재는 액션보다는 끊임없이 리액션을 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상황 속에 놓인 표정 속에서 정확히 그 사람의 심리적인 외로움이 비춰져야 했다. 그럼에도 과장되게 표현해선 안됐다. 침묵 안에서의 한숨과 고뇌를 신경을 많이 썼다"며 "하지만 또 힘을 주어선 연기를 해선 안됐기 때문에 더욱 쉽지 않았다. 표정과 한숨, 침묵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우리에 대한, 한반도에 대한 연민이 컸다. 그런 연민으로 긍정적인 미래의 출발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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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1편에서 북한최정예요원 역할과 2편의 대한민국 대통령 역할 중 무엇이 더 어려웠냐"는 질문을 건네자 정우성은 1초의 고민도 없이 "이번 영화가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1편에서는 뭔가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뭔가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건, 내가 뭔가 했다는 만족감은 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표현을 하지 않고 참아야 하는 캐릭터 아닌가. 그 인내의 시간이 답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입장은 편하다. 회담 장면을 찍는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에 놓인)대한민국의 지도자가 극한직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어떻게 이 상황을 인내하고 돌파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아 좀 그만 좀 해!'라는 한마디를 할 수 없는 입장 아닌가. 대한민국의 지도자라는 건 극한의 인내를 가져야 하는 직업이고 정말 외로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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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철비2: 정상회담'은 '변호인'(2013), '강철비'(2017)를 연출한 양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앵거스 맥페이든, 신정근, 류수영, 염정아, 김용림 등이 출연한다. 오는 29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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