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시카고7' 호평 봇물"…넷플릭스의 기회, 극장 개봉작 실종된 2021 오스카 승자되나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10-07 10:1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할리우드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2021년 오스카의 가장 큰 복병으로 떠올랐다.

미국 최대 시상식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상식을 내년 2월이 아닌 4월 개최를 알렸지만, 오스카 트로피를 유력하게 노리던 영화들의 개봉을 연기하거나 여전히 개봉일을 잡지 못해 갈팡질팡하면서 2021년 오스카 후보 라인업마저 제대로 형성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상식을 4월로 연기함에 따라 2021년 초 개봉 영화까지 후보 자격을 갖출 수 있게 됐지만, 전 세계 영화시장이 여전히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내년 개봉조차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이 오스카 기대작으로 꼽았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뮤지컬 영화 '웨스트사이트 스토리'는 올해 12월 개봉에서 아예 개봉을 1년 연기, 2021년 12월로 개봉일을 변경했고, 드니 뵐니브 감독,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듄' 역시 연개 개봉을 포기했다. 오스카 후보 단골 손님인 웨스 앤더슨 감독의 '프렌치 디스패치'도 올해 만나지 못하게 됐다. 라이언 머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미국 최고의 배우이자 역대 최다 오스카 후보에 오른 메릴 스트립이 주연을 맡은 '더 프롬'의 개봉도 깜깜무소식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히려 넷플릭스에게는 기회가 됐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오스카 수상 이력이 있는 거장 감독과 명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제작, 오스카 시즌에 더욱 어필할 수 있는 연말 대형 오리지널 영화를 연이어 공개하며 꾸준히 오스카의 문을 두드려 왔다. 지난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을 비롯해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 명배우 안소니 홉킨스를 내세운 '두 교황' 등을 내세워 아카데미 석권을 노렸다. 이에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9개 후보에 오른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과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총 8개의 오리지널 영화가 24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선전한 2020년 아카데미에서 넷플릭스는 고작 두 개의 트로피(여우조연상, 다큐멘터리상)를 받는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극장 정상화의 갈 길이 멀어지면서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우위를 점하게 된 모양새다. 게다가 아카데미 측은 처음으로 극장 폐쇄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만 방영된 영화들도 2021년 오스카 출품이 가능하다는 임시 규정 변경을 의결까지 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아카데미 출품을 위해서는 일정기간 동안 극장 개봉을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아카데미상을 지원하는 작품들은 소규모 극장 개봉을 병행해 왔다.
분위기는 벌써부터 밝다. 최근 시사회를 진행한 올해 넷플릭스의 첫 번째 마스터피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에 대한 평론가의 극찬이 벌써부터 끊이질 않고 있다. 1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이 영화는 1968년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평화롭게 시작했던 반전 시위가 경찰 및 주 방위군과 대치하는 폭력 시위로 변하면서 7명의 시위 주동자 '시카고 7'이 기소되었던 악명 높은 재판을 다룬다. 오스카 수상자이기도 한 21세기 최고의 극작가 아론 소킨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고 오스카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에디 레드메인을 비롯해, 조셉 고든 레빗, 제레미 스트롱, 마이클 키튼, 사챠 바론 코헨, 마크 라이런스 등 할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시사회 이후 미국 현지 평론가들은 "환상적인 작품의 탄생" "내년 오스카에서 일을 낼 영화" 등의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의 또 다른 거장 데이빗 핀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맹크' 역시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여 오스카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맹크'는 '시민케인'의 각본가인 허먼 J 맹키위츠의 이야기를 그린 전기 영화로 '소셜 네트워크' '조디악' '파이트클럽' '세븐' 등을 연출한 거장 데이빗 핀처가 메가폰을 잡고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 경력의 게리 올드만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감독상과 작품상을 거머쥐었던 론 하워드 감독의 신작 '빌힐리 노래' 역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J. D. 밴스의 동명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할리우드 대표 명배우 클렌 클로즈와 에이미 애덤스가 출연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