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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좋은 어른의 의미"…'젊은이의 양지' 김호정X윤찬영, 이 시대의 청년들을 위하여(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10-21 16:3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무겁지만, 꼭 만들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한 이야기다."

카드 연체금을 받으러 갔다가 사라진 후 변사체로 발견된 실습생으로부터 매일 같이 날아오는 의문의 단서를 통해, 모두가 꿈꾸는 밝은 미래로 가기 위한 인생실습이 남긴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을 그린 극현실 미스터리 영화 '젊은이의 양지'(신수원 감독, 준필름 제작).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호정, 윤찬영, 정하담, 최준영, 신수원 감독이 참석했다.
'유리정원' '마돈나' '명왕성' 등의 작품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칸국제영화제, 판타스포루토 국제영화제, 도쿄국제영화제, 하와이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유수 영화제 수상과 초청을 받은 신수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젊은이의 양지'는 적작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현실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영화적인 장르의 변주를 꾀해 '지금, 우리'라는 연대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선보이는 작품이다. 경쟁 사회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한편 예상을 뒤엎는 극적인 전개로 스릴러 장르를 연상시키는 팽팽한 긴장감을 선보인다. 이에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인 이슈를 정면으로 직시하게 만든다.

빈틈없는 배우들의 연기도 눈길을 끈다. 영화 '프랑스여자' '영주' '화장' '나비' 등의 작품으로 각종 연기상을 휩쓴 배우 김호정이 계약직 센터장 세연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 가고 '생일' '당신의 부탁' 등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쌓아가고 있는 윤찬영이 19살 실습생 준 역을 맡아 공감을 이끌어낸다. 여기에 취준생인 세연의 딸 역의 정하담, 미스터리의 축을 담당하는 명호 최준영이 극의 무게를 더한다.

이날 신수원 감독은 "2016년에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친던 19살 실습생이 죽었던 사건이 있었다. 그때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전동차에 치여서 살갗이 찢겨나가 스크린 도어에 다 묻어났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잔상이 지워지지 않았다. 또 다큐멘터리를 통해 19살의 콜센터 실습생의 자살 사건도 알게 됐다"며 19살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게 된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명왕성'을 만든 이후에 19살의 이야기를 또 한번 시작하게 됐다. 무거운 이야기이지만 꼭 만들어야 된다는 의지를 가지고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연 역의 김호정은 "제가 신수원 감독님의 팬이다. 사회적 문제들을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내는 것 같다. 그래서 감독님과 함께 하는걸 기쁘게 생각했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며 "세연이라는 인물이 누구보다 열심히 악착같이 살아가는 사람인데, 준이라는 어린 인물에 대해서 좋은 본보기가 되는 어른이 됐어야 하는데, 비극적인 상황을 만드는 가해를 하게 되지 않나. 악의는 없었지만, 가해자이자 체제 속에 있는 피해자의 면을 극에 잘 녹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콜센터의 센터장 역을 연기한 것에 대해 "콜센터라는 게 가장 힘든 직업 중에 하나라고 감독님께 이야기를 들었다. 연기를 해보니까 정말 힘들더라. 특별히 폭발적인 연기를 하는건 아니지만 내적으로 많이 머금으면서 감독님과 상의해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흔들리는 청춘을 연기한 윤찬영과 정하담은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이 남달랐다고 전했다. 윤찬영은 "작년에 영화를 촬영했는데, 그때 딱 19살, 준이와 같은 나이였다"라며 "제 주변에서는 친구들이 다 고3이라서 수능을 준비하거나 입시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주변에서 고생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준이의 모습을 제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눠보면서 준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하담 역시 "이 영화 미래의 나이와 같은 나이대여서 구직활동을 하는 미래의 상황, 노력을 하지만 안될 것 같은 마음이 들지만 포기할 수 없는 미래의 상황에 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준영은 극중 캐릭터에 대해 "제가 봤을 때 명호라는 역할은 죽고 없는 준이를 대신한 대변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센터장과 준이 대화 중에 '여기 아이가 있는데 어른이 하나도 없다'는 대사가 있는데, 청년에게도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며 "과연 우리 주변에 방황하고 힘들 때 품어줄 수 있는 어른이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 명호라는 인물이 그 어디쯤에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생각을 전했다.

한편, '젊은이의 양지'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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