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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임산부役, 최고의 선택"…'애비규환' 정수정이 말한 #연기 #제시카 #냉미녀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11-05 13:0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크리스탈 아닌 배우 정수정(26)의 놀라운 발견이다.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코미디 영화 '애비규환'(최하나 감독, 아토ATO·모토MOTTO 제작). 극중 주인공 토일 역의 정수정이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2009년 걸그룹 f(x)로 데뷔, 2010년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으로 연기자 활동을 시작해 이후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슬기로운 감빵생활' '써치'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받은 정수정. 그가 첫 스크린 데뷔작 '애비규환'을 통해 쉽지 않은 임산부 역을 맡아 매력넘치는 캐리터를 완성했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토일은 과외를 가르치던 학생 호훈(신재휘)과 사랑에 빠져 스물두살에 덜컥 임신을 해버린 대학생. 똑 부러지는 성격과 비상한 머리, 결단력과 추진력을 가진 그는 출산 후 5개년 계획까지 완벽히 세워놓는다. 결혼을 위해 부모님을 설득하던 중 친 아빠를 찾아 나선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날 정수정은 첫 스크린 데뷔작을 선보이게 된 것에 대해 "아직 실감이 잘 안난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어 "제가 원래 좋은 이야기를 들어도 그런 것에 느끼는 게 원래 좀 무딘 편이다. 주변에서도 좋은 평을 들어도 아직 판단이 잘 안 선다. 마음을 내려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스크린 데뷔작으로 임산부라는 쉽지 않은 역할을 택한 정수정. 하지만 정수정은 오히려 "스크린 데뷔작으로는 최고의 선택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첫 영화이긴 하지만 그렇게 의미 부여를 하진 않았다. 연기는 그동안 쭉 해왔기 때문이다. 임산부라는 캐릭터가 처음엔 놀라긴 했다. 하지만 대본을 읽고는 한방에 하겠다고 했다. 결정하고 나서는 전혀 걱정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토일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요즘 여성을 대변하는 느낌이었다. 정말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됐다. 부모님 캐릭터들도 좋았다. 부모님들도 보시면 그 나이대에 맞게 공감을 많이 하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토일과 자신의 공통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저와 토일이 비슷한 면이 있다"는 정수정은 "토일이가 스물두살인데 제가 스물두살 때랑 비슷한 것 같다. 누구나 스물두살에는 내가 가장 잘났고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토일이도 그렇고 저 또한 그랬던 것 같다"며 웃었다.

임산부 역할을 하며 배 분장을 허리에 차고 연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는 정수정은 "진짜 임산부가 된 것 같다. 행동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나오더라. 없다가 있으니까 다리를 꼬는 것도, 모으는 것도 힘들더라. 내가 정말 임산부처럼 앉아있더라. 간접경험 한 느낌이었다"며 "배 모형을 최대한 가볍게 만든 것이긴 한데 여름에 촬영해서 정말 더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산부 역을 하면서 편한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제가 감독님과 첫 미팅할 때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임산부 역할을 하면 안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감독님과 잘 먹으러 다녔다. 밥 먹고 디저트 먹고 밥 먹고 디저트 먹고 했다"며 웃었다.


화장도 최소화하고 편안한 의상을 입고 촬영해 더욱 편했다는 정수정. 그는 "아주 쌩얼은 아니다. 비비는 발랐다. 그건 예의죠"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제가 잔머리가 진짜 많은데, 그냥 대충 묶었다. 영화를 보니 잔머리가 다 튀어나오고 있더라. 저도 보면서 좀 놀랐다. 정말 편했다. 수정 화장도 필요 없이 정말 연기만 하면 됐다"고 미소지었다.
이날 정수정은 90년대생 젊은 감독님 최하나 감독과 호흡에 엄청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래다 보니 정말 너무 편했다"고 입을 연 정수정은 "저 또한 감독님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만났는데, 체구도 되게 작고 동안이시더라. 나이도 저랑 세살 차이밖에 안나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싸는 아싸를 보면 알아보지 않나. 감독님이 자기가 아싸인데 저한테도 아싸라고 하더라. 감독님과 눈이 딱 마주쳤는데 나와 비슷하더라. 먹는 음식, 영화 취향 등 다 비슷하더라. 정말 저와 친한 친구가 됐다. 정말 너무너무 편했다. 둘다 첫 장편 영화였기 때문에 의지하면서 했었다"고 덧붙였다.

가수로 데뷔해 현재는 배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수정은 "연기를 하면서는 다양한 직업을 할 수 있지 않나. 그게 정말 큰 장점이다. 지금도 드라마 '써치'에서 군인 역을 하는데, 제가 언제 군인이 되어보겠냐. 내가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매력, 나도 몰랐던 내 매력을 알게 되는게 재미있더라"고 말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본격적으로 제대로 알게 됐다며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현실적인 캐릭터인 캐릭터였고, 또 함께 하신 배우들도 정말 연기를 잘하는 연극 배우 출신 분들이 많았는데, 촬영장에 가면 제가 느껴보지 않은 에너지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너무 신기하고 너무 멋있어보이고 재미있었다. 내가 그냥 그들 사이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영향을 받게 되더라. 그래서 연기에 대해 조금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저말 '이게 연기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가수 활동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가수 활동에 대해서는 항상 오픈이다. 저는 가수를 했었고, 저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가수 크리스탈의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버리고 싶은 마음도 없다. 저도 그런 모습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정자매' 친언니 제시카와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스크린 데뷔에 대해 언니 제시카의 반응을 묻자 "저희 언니랑 저는 서로 되게 좋아하고 서포트를 열심히 하는데, 서로 뭘하는지 잘 모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저도 언니가 뭘하고 사는지 잘 모른다. 그런데 임산부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도 '으응' 이러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함께 연예 활동의 어려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언니의 존재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는 그는 "같은 일을 하는 가족이 있다는 게 이렇게 큰 힘이 되는지는 정말 몰랐다. 어릴 때는 몰랐다. 그런데 커 가면서 더 느낀다. 아무리 친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가족보다 가까울 순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언니 덕분에 되게 편하게 생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벌써 데뷔 12년차를 맞이한 정수정. 그는 "아직도 내가 10대 같다. 제가 지금 한국나이로 27살이다. 어렸을 때 저는 27살이면 되게 큰 언니 오빠 같았다. 그런데 제가 되어보니까 정말 똑같이 틴에이저 같다. 어렸을 때는 왜이렇게 언니 오빠들이 언니 오빠처럼 굴었지 싶더라. 마음은 아직도 10대 같다"고 전했다.

정수정은 누군가의 평가를 계속 받아야 하는 직업을 가진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진 않냐는 질문이 나오자 "사실 제가 댓글 안본다. 인터넷을 잘 안한다. 주위 사람들이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편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누군가의 평가를 떠나서 제가 스스로 만족을 하는 편이 아니다. 원래 욕먹고 이런거에 맘의 준비는 하고 있다. 하지만 댓글을 일부로 찾아보려고 하진 않는다. 스스로 내것을 돌아보면서 고치려는 편이다"고 말을 더했다.

이어 특유의 '냉미녀' 이미지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는 그는 "좋다. 그 또한 저다"고 쿨하게 웃었다. 이어 "일부러 만든 이미진 아닌데, 불만은 아니다. 그 이미지도 좋다. 제가 원래 실제로 냉한 면이 있긴 한데, 대중이 생각하는 것 만큼 냉은 아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애비규환'은 개성 넘치는 발랄한 단편 '고슴도치 고슴'으로 주목받은 최하나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정수정, 장혜진, 최덕문, 이해영, 강말금, 남문철, 신재휘 등이 출연한다. 11월 12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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