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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날아라 개천용'의 권상우가 묵직한 최후 변론으로 시청자의 가슴을 불태웠다.
진범 이재성(윤정일)의 거짓 증언으로 재판장의 분위기는 단숨에 뒤집혔다. 이제 박태용에게 남은 것은 진정성 하나뿐이었다. 같은 세상에 살아도 다른 처지의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몸소 깨달았던 박태용. 그는 판사 최동석(류연석)에게 피고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달라고 부탁했다. "양심까지는 바라지도 않겠다. 법대로만 심판해 달라"라는 그의 최후 변론은 또 한 번 기적을 일으켰다.
경찰의 사건 조작과 검찰의 보도 방해, 법원의 부당한 사건 배당에 의문을 제기한 박태용은 재판거래 의혹을 주장했고, 큰 파장을 불러왔다. 곧장 법원과 변호사협회의 압박이 들어왔고, 이를 주도했던 김형춘(김갑수)은 "이번 재심 재판거래 못 막으면 조기수 대법원장 정리한다"며 발 빠른 수습에 나섰다.
심증뿐인 재판거래를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박태용에게도 기회는 찾아왔다. 최동석으로부터 판사들 사이에서 군림하고 있는 조기수의 영상을 전달받게 된 것. 영상에서 삼정시 3인조 사건의 재심 판사 허재영(곽민석)을 발견한 이유경(김주현)은 취재에 돌입했다. 무죄 선고를 내렸다는 이유로 지방 발령까지 받게 된 그는 삼정시 사건에 사용된 자신의 뒷조사 자료와 보복인사 문건을 이유경에게 건넸다.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조기수를 찾아간 박태용은 판사들이 그에게 불러주었던 헌정 노래를 열창, 박삼수와 이유경이 작성한 재판거래 기사를 전달했다. "대법원장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경력 하나 새겨드리겠다. 원장님도 콩밥 좀 드셔야 할 것 같다"며 돌직구를 날리는 박태용의 모습은 통쾌함을 안겼다.
이날 박태용은 첫 재심 승소를 이끌었던 노숙 소녀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찾았다. "집도, 찾아오는 사람도, 기억하는 사람도 없다. 나는 이 사건 재심으로 인생이 바뀌었는데, 얘는 그대로다"며 갖은 노력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 씁쓸함을 드러냈다. "힘들게 뒤집어도 경찰은 수사 안 하고, 조작 책임자는 처벌도 안 받고, 부잣집 딸이라면 그렇게 했겠다"라는 그의 울분 섞인 물음은 현실에 날리는 일침이기도 했다. 누명을 벗겨도 책임지는 사람도, 달라지는 것도 없는 현실은 바뀔 수 있을까. 변방의 개천용들의 정의구현 역전극이 더욱 뜨겁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16회 시청률은 5.5%(2부,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 순간 최고 시청률이 6.5%까지 상승하며 호평을 이어갔다. 더불어 다음주 방송되는 17회에서는 음주운전 사건으로 중도 하차한 배성우를 대신해 정우성이 박삼수로 등장, 시청자의 기대를 모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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