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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조성환 감독님과 저 사이에 묘한 끈이 있는 것 같아요."
오반석은 조 감독의 '믿을 맨'이었다. 조 감독은 제주에 부임한 2016년부터 오반석이 아랍에미리트 알 와슬로 떠난 2018년 9월까지 주장을 맡겼다. 조 감독은 수비의 리더였던 오반석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오반석도 그 기대에 부응했다. 약점이었던 제주의 수비를 리그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오반석이 2017년과 2018년 국내외의 계속된 러브콜에도 제주에 남았던 결정적 이유는 조 감독의 존재 때문이었다.
2018년 여름 아랍에미리트로 떠나며 끊어지는 듯했던 둘의 인연은 2020년 가을 다시 시작됐다. 오반석은 "운명인 것 같다. 감독님도 그렇게 이야기하시더라"고 했다. 이어 "주위 반응이 더 신기해했다. 감독님과는 좋은 기억만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이형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 사이에 묘한 끈이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또 한번의 기적같은 잔류, 오반석이 꼽은 '잔류왕'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오반석은 "인천은 뭔가 다른 게 있는 것 같다. 그게 뭔지는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는데 장점이 있다. 1-0 경기에서 소유하는 건 제주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팬들이 있는 경기에서의 모습은 가진 것 이상을 보여주더라"고 했다.
임대를 마친 오반석에게 당연하게도 인천이 완전 이적 제안을 보냈다. 무조건 수락한 것은 아니었다. 오반석은 "전북에서 아쉬웠다. 사람들의 시선이나 생각이 신경쓰였다. 전북에 남는 것이 내 욕심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게 어려웠다. 욕심을 내려놓으니까 어느 정도 길이 보이더라. 물론 감독님의 존재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완전한 인천맨이 된 오반석, 그의 올 시즌 목표는 단순히 잔류가 아니었다. 그는 "확실히 강등 싸움을 하다보니, 한경기 한경기가 주는 피로나 스트레스가 크다. 올해는 그러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내 최우선은 감독님을 지키는 것이다. 인천이 매 시즌 감독을 교체하고, 그러면서 연속성을 갖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감독님이 하시고자 하는 인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올해 우리가 잘해야 한다. 이 안에 다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생각대로만 된다면 팬들도 지난 몇 년간 받은 아픔을 회복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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