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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전수경 "악녀 전담→현모양처..실제 내 모습 담아"

기사입력 2021-03-15 15:35


사진=윌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전수경(55)이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다고 했다.

전수경은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TV CHOSUN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피비(Phoebe 임성한) 극본, 유정준 이승훈 연출, 이하 '결사곡')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존엔 악역을 통해 강한 이미지를 가져왔던 전수경은 '결사곡'으로 수수한 작가로 분했다. 전수경은 "감정소모는 악역이 좀 이것보다 쉽다. 악역은 발산을 할 수 있고 힘을 모았다가 한 번에 순간적으로 터뜨리면 되는데 사실 이렇게 슬프고, 슬픔에 많은 것이 있는데 폭발하는 아픔부터 찢어지는 아픔 등 미세한 감정이 있어서 그 부분을 바스트를 딸 때, 풀샷을 딸 때, 그렇다고 등을 찍는다고 해서 가짜로 연기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 그런 것을 다 안배하며 슬픔의 농도를 조절해주는 게 그게 사실은 조금 더 연기로서는 조금 더 감정이 많이 힘든 거 같다"고 말했다.

'넝쿨당'에서는 내연녀를 연기했던 바. 현모양처로 완전히 변신한 전수경은 "의도치 않게 그쪽으로 많이 이미지가 소모가 됐다. 타고나기를 서구적으로 생기고, 서양적이면 조금 더 그렇게 자유분방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으니까 그런 역할을 할 때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런데 프로 의식인 거다. 내가 기왕 맡은 역할을 멋지게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하고, 감정몰입을 해서 타당성을 만들고 역할을 했고, 그걸 나쁜 역할을 하니까 내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배우로서 그런 역을 소화하는 즐거움이라 생각했다. 지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와는 다를 수 있는데 내면의 저를 들여다 보면 제가 사실 가정적이다. 남들이 외모에서 느끼지 못하게 소녀소녀한 부분도 있다. 그래서 드라마 찍다가 전노민 씨가 저한테 '어떻게 이 여자는 이렇게 남편을 쉽게 보내주냐'고 하더라. 처음에 떠나지 않게 하려고 잡다가 결국은 온갖 핑계를 대면서 그렇게 했을 때 아이들에게 눈치만 안 채게 한다면 허용하겠다고 하고 이혼하게 되는 과정에서 시은이의 입장을 너무 잘 이해했고, 저도 전남편의 외도를 겪어봐서 그때 순하게 대응을 했다. '이런 여자가 있겠냐' 해서 '이런 여자가 아마 많을 거다'고 했다. 이 역할을 하는데에 상상력을 많이 동원했다기 보다는 내 안의 이시은을 끌어내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사진=윌엔터테인먼트 제공
전수경은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 너무 걱정이 됐다. 왜 걱정이 없겠나. 배우로서 브라운관에 그렇게 민낯으로 나가서, 이제 나이도 있으니 제가 조금 여리여리한 부분이 댓글을 잘 못 본다. 무서워서. 가슴이 철렁철렁 한다. 그런데 그래도 역할을 위해서는 역할에 가장 맞게 꾸미는 게 맞다는 확신을 가지고 어떤 댓글이 오든지, 외모 같은 것. 특히 이런 것에서는 제 (실제) 남편이 좋은 사람이다. 그런 것에 용기를 준다. '너는 화장 안했을 때가 더 예쁘다'고 하고, 이제는 보톡스도 맞으면 안 되겠다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대사 속에 '엄마는 왜 아빠보다 들어보이지'하는 대사도 있고, '언니도 좀 꾸며'하는 대사도 있어서 시은이처럼 진짜 맞게 가자고 했다. '못생겼다, 입술이라도 바르지'하는 댓글을 보면 조금이라도 발랐어야 하나 싶지만, 나름 역할에 충실해서 한 거라서 그렇게 사는 여자들이 많다. 그분들을 잘 대변하는 역할로 끝까지 충실하게 하자고 해서 젓가락으로 머리 꼽는 것도 제가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변신까지 완벽히 해낸 전수경은 뮤지컬계에서는 스타지만, 브라운관에서는 처음으로 주연을 맡는 등 고전했다. 여성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바. 전수경도 '결사곡'으로 첫 드라마 주연을 맡을 정도로 연기 경력에 비해 늦은 성장을 맞았다. 그는 "연기 분량이 많아서 힘들기도 했다. 사실 단역들이 더 쉽다고 생각하지만 단역이 더 어렵다. 눈에 더 많이 띄고 싶다는 열망이 있어서 쓸데 없이 힘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주연들은 전부 다 힘을 줘서 연기하면 너무 보기가 힘든데, 완급조절을 제대로 하면 사실 연기적인 부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장면들이 꽤 있어서 그런 연기에 재미를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엄청나게 대사를 많이 외워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다양한 상황에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는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지담미디어 제공
전수경은 "지금 최선을 다해서 이시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첫 과제이자 제가 이뤄야 할 목표고, 그 다음에는 제가 꼭 이시은 같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것과 다른 것이 오겠지만, 그렇게 크게 대조되는 그런 역할을 욕심을 가지지는 않는 거 같다. 그런 것보다는 조금 더 인물에 충분히 동화돼서 이런 연기를 하는 것에 희열을 느낄 만한 대사와 연기가 나올 수 있는 역할이라면 어떤 작품이든 함께할 것"이라며 "나중에 한 번 그려보는 바로는, 제가 좀 꿈꾸던 것이 어릴 때부터 젊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연으로 차고 올라갈 거라고 스스로 못 느꼈나 보다. 목표를 뒤늦게 뒀다. 할머니가 됐을 때 칸이나 세계적 국제 영화제나 할리우드의 아카데미에 가보고 싶다, 저 자리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윤여정 선생님이 정말 멋지게 제가 하고 싶었던 워너비를 보여주셔서 그런 역할 욕심보다는 그런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찬스가 계속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잘 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로,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뤘다. 시즌1을 마치고 현재 시즌2 촬영에 돌입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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