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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결사곡' 전혜원 "전노민 불륜에 참교육? 분노로 손까지 저렸어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1-03-29 12:57


배우 전혜원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배우 전혜원은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열연을 펼쳤다. 사내=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사이다 대사에 속이 잠깐이나마 뚫렸다. 꽉 막힌 고구마 같았던 TV CHOSUN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피비(Phoebe 임성한) 극본, 유정준 이승훈 연출) 속 똑 부러지는 전혜원의 활약에 시청자들도 잠시 사이다를 마셨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잘 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 극중 전혜원은 박해륜(전노민)과 이시은(전수경)의 맏딸인 박향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 사이 든든한 딸이 됐다.

전혜원은 오디션을 통해 임성한 작가의 복귀작에 함께하게 된 케이스. 그는 "임성한 작가님의 작품을 한 작품이라도 안 본 사람이 드물지 않나"라며 "워낙 이슈가 된 장면도 많았고 배우가 꿈이 아닐 때부터 작품을 봐왔는데, 임 작가님의 드라마에 함께하게 돼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안 났다. 너무 신기했고, 아직도 너무 신기하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고, 불안감도 안고 있었다"고 했다.

똑부러지는 박향기를 연기하기 위해 전혜원이 참고한 사람은 바로 전소민이었다. 그는 "작가님이 제게 디렉팅을 해주셨던 톤과 발음들이 '오로라공주' 속 전소민 선배의 연기와 딱 맞아떨어지더라. 그래서 참고 영상을 많이 보고 촬영에 임했다"며 "작가님께서 직접 목소리부터 사소한 습관들을 하나씩 디렉팅해주셨다. 제가 목소리가 평소 낮다 보니 조금 높게 쓰는 것을 원하시더라. 그라고 사소한 습관들도 있었는데 그런 것도 첫 오디션 때부터 다 얘기를 해주셨다. 이 작품에서만 배울 수 있던 소중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箚 완성된 박향기는 이시은과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했다. 특히 화제가 됐던 장면은 박향기가 술을 마시고 한탄을 하는 박해륜에게 쓴소리를 했던 것. 7회에서 박향기는 "버림받으며 이해까지 해드려야 하느냐. 마음까지 편했으면 좋겠다는 건 너무 이기적이지 않냐.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다"는 등의 참교육으로 시청자들의 속을 뚫어줬다.


배우 전혜원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배우 전혜원은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열연을 펼쳤다. 사내=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무려 A4용지 6장을 꽉 채운 대사들을 전혜원은 한 마디도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소화했다. 여기에 덤덤한 듯 박해륜의 속을 헤집어두는 말투도 시선을 모았다. 전혜원은 "대본이 3부도 7부도 굉장히 길었어서 하나하나 쪼개며 세부적으로 봤다. 7부에서는 향기의 인생관이 바뀔 정도의 충격을 받은 장면들이 있었다. 너무 믿고 존경했던 아빠니까, 거기에 대한 배신감이 들었고. 제가 화가 나면 손이 저린데 그 신을 찍는 내내 손이 저렸다. 볼 때마다 너무 배신감이 느껴지고, 화가 나고, 정이 뚝 떨어져서 일부러 그걸 보여주려고 눈도 텅텅 비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7부 대본은 박향기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것. 전혜원은 "7부 대본을 받자마자 '나를 믿고 봐주시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딱 들었다. 그 신을 받자마자 그렇게 느꼈다. 선배님들도 '이건 3부를 보시고 너를 한 번 더 보시려고 널 믿으셔서 그런 거 같다'고 해주셔서 더 부담이 됐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연기하려고 나름 노력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극중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전노민에게 연기 강습을 많이 받아왔다는 전혜원은 매회 대본이 공개될 때마다 미묘하게 감정이 바뀌는 것을 느꼈단다. 그는 "실제 저는 아빠(전노민) 대기실에 찾아가서 자문도 많이 구했는데, '선배님'으로 볼 때는 괜찮지만, 세트에 들어가서 엄마(전수경)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아빠를 보고 있거나 아빠 생각만 하면 미워 죽겠더라. 그걸 따로 보면 되는데, 아빠도 저를 보면 세트에서 눈치를 보고 피해다니신다. 제가 째려보면 '왜 또 째려보고 그래'라고 하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전혜원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배우 전혜원은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열연을 펼쳤다. 사내=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실제 전혜원은 집에서도 장녀라고. 그러나 진짜 가족들은 "우리 딸이 아닌 거 같다"며 박향기와 전혜원을 구분해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혜원은 "저희 엄마는 '내 딸 아닌 거 같다'고 하신다. 저는 출신이 부산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딸들이 그렇듯 엄마랑 싸울 때 지지고 볶고 한다. 향기처럼 치분하게 이성적으로 말하는 착한 딸은 아닌 거 같다. 다만, 향기와 비슷한 점은 향기와 말할 때 또박또박 말하는 부분이나, 앞날에 대해 착실하게 노력하는 모습들이 비슷하지만 향기가 훨씬 성숙한 캐릭터다. 향기는 참 드문 캐릭터다. 이렇게까지 틀린 말 없이 착한 딸, 모든 어머니들이 바라는 그런 착한 딸의 모습으로 제가 한 번 더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향기의 참교육은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혜원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작품이고, 애정을 많이 가져서 그런지 반응을 정말 많이 봤다. 그런데 반응이 좋든 안 좋든 가져주시는 관심들이 큰 거 같았다. 유튜브나 네이버 실시간 톡, 그리고 DM 오는 것들도 다 봤는데 공감을 많이 해주시더라. 또 실제로 이런 일을 겪은 분들도 계시던데, 제 연기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을 보면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런 분들 덕분에 힘을 내서 집중하려 했던 것도 있다"고 밝혔다.


배우 전혜원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배우 전혜원은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열연을 펼쳤다. 사내=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박해륜의 불륜 사실을 알고 절연했던 시즌1, 그러나 시즌2는 더 '진짜'라고. 전혜원은 "시즌1은 시작에 불과하다. 대본을 읽었을 때 기대가 아무리 커지더라도,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가족과 부부 얘기 전부 다 시즌1보다 조금씩 더 재미있어지는 내용들이 많다"며 "향기도 시즌1에 심경변화가 있었으니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예고했다.

학창시절 무용을 전공하다 서울예대 연기과에 진학했다는 전혜원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도 다양하다고. 그는 "무용을 해서 몸을 쓰며 할 수 있는 액션이나 무용과 같은 연기를 해보고 싶고, 꼭 사극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또 향기와 향기네 이야기처럼 일상적인 얘기, 그리고 로코나 현실과 비슷한 내용들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또 독특한 장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제 롤모델이 공효진 선배인데, 일상적이면서도 몰입도가 높은 작품 속에서 그 사람 자체로, 자연스럽게 TV화면을 뚫고 보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전혜원은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로 하반기 돌아온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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