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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강렬하고 독보적이다. 매 작품 스크린을 씹어 삼키는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엄태구(38)가 '낙원의 밤'을 통해 또다시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낙원의 밤'은 지난해 9월 열린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 개봉을 포기, 대신 지난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 동시 공개된 이후 전 세계의 많은 시청자에 'K-누아르'의 저력을 알리고 있다. 현재 '낙원의 밤'은 스트리밍 플랫폼 랭킹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13일 공개한 넷플릭스 영화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또 14일 넷플릭스 자체 내 '오늘 한국의 톱 10 콘텐츠' 2위에 랭크되며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낙원의 밤'을 향한 뜨거운 반응은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의 빛나는 호연이 큰 흥행 원동력이 됐고 특히 그 중심에는 주연 엄태구가 자리 잡고 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05, 박찬욱 감독)로 데뷔해 '잉투기'(13, 엄태화 감독) '차이나타운'(15, 한준희 감독) '베테랑'(15, 류승완 감독) '밀정'(16, 김지운 감독) '택시운전사'(17, 장훈 감독) '안시성'(18, 김광식 감독)을 통해 독보적 매력을 발산한 엄태구는 '낙원의 밤'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만의 해석을 더한 매력적인 캐릭터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모든 것을 잃고 애써 참고 있는, 그래서 더 진하게 전해지는 감정 연기는 물론 거칠고 강도 높은 액션, 제주도에서 만난 재연(전여빈)과의 티키타카까지 소화하며 완벽히 엄태구의 '낙원의 밤'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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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캐릭터 이름이 태구라고 적혀 있어서 놀라기도 했고 신기했다. 또 그런 부분이 재미있었다. 물론 박훈정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태구 캐릭터에 대해 나를 생각해 만들었냐고 물었지만 아니라고 하더라. 나를 잘 몰랐을 때, 아주 오래전 쓴 시나리오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이어 "시나리오에서는 재연(전여빈)이라는 캐릭터가 가미돼 여러모로 재미있을 것 같았다. '낙원의 밤'은 정통 누아르 장르를 지키면서 여성 캐릭터인 재연이 들어오면서 신선하면서 새로움이 가미된 영화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낙원의 밤'의 백미인 액션 신에 대해 "액션 장면이 어려웠던 건 크게 두 장면이었다. 바로 사우나 액션과 자동차 액션이었다"며 "특히 자동차 액션은 무술팀이 리얼하게 받아줬다. 그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 그들 덕분에 정말 액션이 멋있게 나왔다. 사우나 신은 (나 혼자 나체 상태라) 부끄러웠고 시간이 흐를수록 외로웠다. 스태프는 옷을 다 입고 있었다. 사우나가 정말 습하고 더웠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촬영했는데 스태프들이 땀을 정말 많이 흘리며 고생을 많이 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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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실 캐릭터가 실제 내 모습과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없다. 연기를 위해 외적으로 살을 찌우거나 걸음걸이를 볼 때, 그리고 선한 모습이나 악한 모습 모두 내 안의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떤 캐릭터를 할 때 이것저것 내 안에 있는 걸 되는 대로 해보려고 한다. 내가 하는 연기라 일상생활에서의 모습도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혹여 일상생활에서 보이지 않는 모습이 현장에서 보일 수 있는 것도 이 직업의 묘미인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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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여빈과 함께한 '낙원의 밤' 첫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여빈이 제주도에 온 날 차러 데리러 온 장면이었다. 처음의 그 떨림과 긴장감, 새로움, 그런 부분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며 "전여빈과 가까워진 계기는 박훈정 감독 덕분이다. 매일 나와 전여빈을 불러 맛있는 음식과 커피를 사줬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전여빈과 멜로 연기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다음 작품에서 전여빈과 또 만나고 싶은 바람은 있다"고 애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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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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