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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의성(56)이 '모범택시'로 새 얼굴을 찾았다.
김의성은 범죄피해자 지원센터 '파랑새 재단'의 대표이자 '무지개 운수'의 대표로 김도기와 함께 소외된 피해자들을 돕는 선역 장성철로 분했다. 그러나 tvN '미스터션샤인'과 영화 '부산행' 등이 그에게 악역 이미지를 씌운 탓일까. 마지막까지 시청자들 사이에서 "배신할 것"이라는 오해도 받았고, 김의성은 이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신 기다리는 분들 헛수고 말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글까지 올리며 화제가 됐다.
실제로 '모범택시'의 마지막회까지 김의성은 김도기를 배신하지 않은 상태였고, 심지어 파랑새 재단의 재결성을 암시하듯 드라마를 마무리해 "시즌2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까지 불러왔다. 김의성은 "극의 흐름에서 조금은 벗어난 긴장감들이 재미의 요소가 된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장대표라는 캐릭터가 긴장감을 유지해주면 좋은데, 너무 무해하게 생긴 사람이 이 역할을 하는 것보다는 저 같이 문제가 많게 생긴 사람이 긴장감을 줬다면 줬을 수 있어서 만족한다"며 "만약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시즌1과 시즌2를 연결한다는 캐릭터로서의 책임감은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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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표현 수위라든가 현실 범죄와 너무 가까운 문제들도 걱정이 됐지만, 시청자들이 어린이가 아닌 이상,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드라마로 잘 즐겨주시고 현실에서 해결되지 않은 것에 대한 카타르시스의 통로로 해주셨으니. 사실 아무리 반응이 좋았어도 모범택시만 보고도 밤에 뛰쳐나오는 사람은 없지 않았나"라며 웃었다.
분명 시원한 구석도 있었지만, 우려가 되는 부분들도 존재했다. 실제로 1회와 2회가 방송되고 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통해서는 '잔혹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김의성은 "저도 텍스트로 보다가 영상을 보니 더 잔인해보였다. 장애인을 연기한 배우를 생선이 있는 통에 넣고 그러는데, 저도 비장애인도 아닌, 저항을 못하는 나약한 여성을 그렇게 하는 것이 아무리 악행을 보여준다지만, 이래도 되나 하는 마음이 시청자로서 있었다. 그런데 2회 때 똑같이 그 방법으로 갚아줄 때 폭발하는 쾌감이 있더라. 그리고 그 순간 시청자들과 약속을 맺은 거다. '우린 이렇게 할 것'이라는. 그리고 시청자가 그걸 받아들이지 않았나. 그래서 이 드라마가 열광적으로 받아들여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의성은 평소 사회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아끼지 않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심지어 홍콩의 '송환법(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에 직접 참가하는 열의까지 보여주며 박수를 받았다. 때문에 사회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일들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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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의성이 몰입했던 에피소드는 학교폭력 이야기. 김의성은 "요즘은 학교폭력 문제도 심각해 보이고, 죽음에까지 이르기도 하는 이야기들이 생겨서 안타까웠다. 누구에게는 학창시절 추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죽고 사는 일일 수 있다는 게 마음에 와 닿았고, 이 드라마를 만약 학생들이 본다고 한다면, 많은 이들이 공감했을 대사인 거 같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죄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대사도 여러 사람이 공감하고 저 역시 공감한 대사였다"고 말했다.
평소 사회에 대한 깊은 생각을 보여주고 있던 김의성은 후배들과의 관계에서도 '편견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김의성은 "현장에 가면 보통 제 나이가 가장 많다. 그럼에도 일하기 편한 동료였으면 좋겠고, '저 사람은 나이가 많은데도 일하기가 편하네'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또 연기도 돈 주는 것만큼 해서 '돈이 안 아깝네'가 됐으면 좋겠다"며 "나이가 많아지면 가만히 있을수록 강자가 되고, 그럴수록 사람들과 멀어지게 되니 어떻게든 그걸 없애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야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저랑 놀아주고 집에도 놀러와주니, 그래야 제가 안 외롭고 즐겁게 일할 수 있으니까"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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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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