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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조승우가 16년 만의 예능 출연에 화려한 입담을 자랑했다.
이날 유재석은 조승우가 사전 인터뷰 때 뮤지컬 '헤드윅' 공연을 앞두고 있지만, 홍보 목적의 출연이 아니기 때문에 뮤지컬 얘기는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승우는 "원래 작은 극장에서 하다가 뜻하지 않게 큰 극장이 잡혔다. 근데 코로나도 있고 무섭지 않냐. 그래서 '안 되면 어떡하나' 사실 그런 것 때문에 나온 것도 있다"고 밝혔다.
조승우가 뮤지컬 홍보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자 유재석은 "들었던 얘기랑 다르다"며 당황했다. 그러자 조승우는 "겉으로는 그렇게 하고 속마음을 말한 거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홍보를 해달라는 말에 "15~16년을 했는데 또 나오게 됐다. 죄송하다. 어쩌다 이렇게 됐다. 예상 밖의 일이다. 열심히 해 보겠다"며 독특한 방식으로 뮤지컬을 홍보해 웃음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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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평소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다시 보지 않는다는 조승우는 "'타짜'도 개봉 후에 단 한 번도 안 봤다. 난 원래 내가 했던 작품을 민망해서 다시 못 본다. TV에 나오면 막 돌린다. 못 보겠다"고 털어놨다.
이날 조승우는 어린 시절 꿈에 대한 질문에 "어렸을 때는 꿈이 없었다. 그냥 야구와 자전거를 좋아하는 아주 내성적인 소년이었다. 근데 누나가 예고를 다녔는데 뮤지컬 '돈키호테'라는 작품의 주인공이었다. 그걸 보고 나는 저걸 해야겠다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내성적이고 남 앞에 서는 걸 두려워하는 학생이었는데 그 공연 보고 나서 꿈이 하나 생겨버린 거다. 피날레 노래 듣는데 미치겠더라.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며 처음으로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뮤지컬 커튼콜 때 눈물을 보이기로 유명한 조승우는 "보고 감동 받아서 박수쳐주는 눈동자가 다 보인다. 진짜 심장이 터질 것 같다. 그 어떤 희열과 감동,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다. 죽을 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갈 장면 중 하나일 거 같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도 무대에 올라갈 때는 무섭다는 그는 "혹시 실수하거나 내가 컨디션 관리 잘 못 할까 봐 두렵지만 두려움이라는 게 없으면 또 못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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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눈빛을 내뿜는 '예비군 짤'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데 이때가 북한이 대북확성기 포격을 경고할 때였다. 그래서 내가 되게 화가 났을 때다. '예비군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겠다. 까불지 마라'라는 표정"이라며 "내가 예비군에 굉장히 열정적이었다. 표창도 받았다. 조기 퇴소 한 번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며 예비군에 대한 진심을 보였다.
조승우는 이날 절친 지진희와의 첫 만남과 자전거에 얽힌 비밀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화 'H'에서 처음 지진희와 만났다는 그는 "처음에는 서로 싫어했다. 내가 연쇄 살인마 역할로 비밀리에 캐스팅이 됐는데 감독님이 몇 달간 숨겼다. 그러다 촬영 날이 와서 만났는데 서로 보고 나서 '쟤 이도령 아냐', '뭐래. 줄리엣의 남자가'라고 생각하고 별로 안 좋아했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그러나 조승우는 재스민 차를 건네준 지진희의 스윗한 면모에 마음을 열었고, 천장 점프를 함께하며 친분을 쌓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또 조승우는 지진희가 사준 자전거에 대해 "15년도 더 된 얘기다. 근데 그 자전거를 한 두 번 타고 잃어버렸다. 도둑놈이 자전거 도둑질을 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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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작품이 없을 때는 집에만 있는 '슈퍼 집돌이'라는 조승우는 "운동은 양심상 배우로서 체력 관리를 위해 한다"고 밝혔다. 또 요즘 고민을 묻자 "'어떻게 하면 재밌게 살까'라는 거다. 워낙 20대 때 너무 작품만 해서 20~30대 때 누려야 할 자유분방함을 누리지 못했다. 그래서 약간 철없이 살자, 재밌게 살아보자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30대 중반부터 '내 삶은 어디에 있지? 난 무대가 아닌 공간에서 기쁨을 어디에서 찾지? 그리고 조승우라는 사람은 뭐지?'라는 되게 고립되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할 정도였던 때가 '비밀의 숲'을 하기 바로 전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뮤지컬 공연을 연달아 서면서 한 번도 쉬지 못했다는 조승우는 "감정을 너무 많이 소비하다 보니까 나 자신을 잃어갔다. 어느 순간 껍데기로, 의무적으로 연기하는 내 모습을 무대 위에서 스스로 발견할 때가 있었다"며 "시간을 가져야겠다 싶어서 두 달 쉬던 중 '비밀의 숲'이란 작품을 보게 됐다. 감정 대부분을 잃은 역할이었기 때문에 뭔가 흥미롭게 다가왔고, 지금 나한테 필요한 역할이 아닐까 싶어서 가슴이 살짝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승우는 공통 질문인 '시공간을 초월해 누군가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코인을 다들 하니까 나도 해보자 해서 했는데 몇 달 전으로 돌아가서 일론 머스크한테 그 입 좀 다물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싶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후 조승우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진짜 주인공이 공개됐다. 바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단풍이'였다. '단풍이'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힌 그는 "내가 만약에 하늘나라 갔을 때 반려견들이 제일 먼저 달려와서 꼬리 흔들면서 반겨준다는 얘기가 있더라.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때 꼭 다시 만나서 뛰어놀자"고 전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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