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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카라=빛나는 과거, 짐 아냐"…'쇼미더고스트' 배우 한승연의 진짜 시작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9-02 10:54 | 최종수정 2021-09-02 13:1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10대·20대를 쏟아부은 카라, 빛나는 제 과거가 짐이 될 순 없죠."

집에 귀신이 들린 것을 알게 된 20년 절친 예지와 호두(김현목)가 귀신보다 무서운 서울 물가에 맞서 귀신 퇴치에 나서는 내집 사수 셀프 퇴마 코믹호러 영화 '쇼미더고스트'(김은경 감독, ㈜인디스토리 제작). 극중 주인공 예지 역을 맡은 한승연(33)이 2일 오전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인기 걸그룹 카라 멤버에서 드라마 '청춘시대', '학교기담-응보' 등의 작품을 통해 연기로 활동 영역을 확장,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배우로서의 2막을 제대로 연 한승연. 자신의 첫 장편영화 주연작 '쇼미더고스트'에서 이 시대 청춘들의 불안함과 성장 과정을 진정성있게 그려낸 그는 제25회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 배우상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받는 성과까기 거뒀다.

'쇼미더고스트'에서 한승연이 연기하는 예지는 각종 자격증과 공모전 수상, 인턴 경험까지부족한 것 없는 스펙을 쌓았지만 매번 취업의 문턱에서 낙방하며 우울해 하는 만년 취준생이다. 자취방 보증금마저 주식으로 날려버리게 되자, 20년지기 절친 호두가 구한 집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상상하지도 못했던 귀신과 맞딱뜨리고 호두와 함께 각종 방법을 동원해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 '쇼미더고스트' 스틸
이날 한승연은 "드라마를 영화 버젼으로 편집하는 작품은 해봤지만 이렇게 장편 영화 참여는 처음이기 때문에 이렇게 개봉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 '쇼미더고스트'는 요즘같은 복잡한 세상에 하나도 복잡하지 않은, 굉장히 친절하면서도 경쾌하고 유쾌한 스낵같은 영화다. 많은 분들이 유쾌하게 관람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승연은 청춘을 대번하는 이번 작품이 자신의 마음을 움직였다면서 "'청춘시대'도 그렇고 지금까지 청춘이 부각되는 캐릭터를 많이 해온 편이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극중 예지는 '정말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세상은 나를 알아주지 않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지만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발전하는 캐릭터인데, 그런 예지의 모습이 저에게 힐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앞뒤없이 직진하는 예지의 따뜻한 마음, 다른 사람 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개인의 삶만 중요시하게 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예지가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준 따뜻한 오지랖에도 마음이 끌렸다. 예지를 연기를 하면서 뭉쳐 있었던 답답한 스트레스가 좀 풀렸다. 예지로 사는게 너무 행복했다. 덕분에 영화 촬영 후부터 지금까지 밝은 멘탈이 유지되고 있다"며 웃었다.

예지가 그려내는 '청춘의 모습'에도 깊이 공감했다는 한승연은 "아주 일찍 진로를 정해서 원했던 목표를 이루고 성공을 한 것 처럼 보이는 저도, 초반에 예지가 소리지리는 대사처럼 '나는 안돼' '나는 될리가 없어'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을 때가 많았다.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한번쯤은 하면서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에게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도, 영화 속 청춘들의 모습처럼 아주 조금의 성실함과 의욕이 남아있다면 그게 굉장히 희망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제25회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 배우상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받으며, 처음 영화제에서 성과까지 얻은 한승연은 관련 이야기가 나오자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같이 연기한 현목 배우가 배우상을 받았는데 정말 자랑을 자랑하더라. 그런데 저도 엄청 자랑하고 싶었다. 당시 수상 발표하는 라이브를 부모님과 함께 봤는데, 그날 소고기를 20만원어치 구워 먹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제가 데뷔 20년차인데, 가수로 살아왔던 시간 만큼 연기자로서의 시간도 보냈다. 처음에는 가수 활동을 할 때보다 연기자로서 자리를 늦게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첫 장편영화에 큰 롤을 받는데 이어 칭찬까지 받게 되니 너무 행복해서 눈물까지 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연기자로서의 느꼈던 조바심에 대해 조심스럽게 묻자 "가수 활동을 시작하고 어렸을 때부터 제가 방송을 통해 보여드렸던 모습이 Œ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지금까지도 저에게 밝은 모습만 기대하시는 게 있더라. 하지만 연기자라는 건 젊을 때만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지 않나. 더욱 더 길게 보려고 한다. 성공의 기준이 어떤 상이나 엄청난 물리적 성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때는 내가 조금이라도 어리고 예쁠 때 배우로서 더 잘 되고 사랑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에 조급했었데,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 열심히 꾸준히 나아가도 보면 나중에 40대, 50대, 60대에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영화 '쇼미더코스트' 스틸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저는 그 어떤 꼬리표가 꼭 나쁜거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프레임이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전 저의 10대부터 20대를 다 쏟아부어서 가수로서 자랑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 시간들이 오히려 제가 연기를 할 때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는 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아이돌을 할 때도 아이돌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기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은 뭘 하든 항상 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할 일은 늘 노력하면서 제가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를 시작했다고 해서 저의 빛나는 과거가 제게 짐이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가수로서 무대가 그리울 때가 있진 않냐고 묻자 "연기만 한지 3년쯤 되니까 근질근질하긴 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저는 코로나19 전까지는 일본에서 솔로 활동을 해왔다. 앨범도 내고 이벤트도 해서 음반 작업을 하지 않은 게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연기자를 하고 보니 가수 때 스케줄이 약간 그립기도 하다. 가수 때는 비행기 타고 이동할 때는 자는 시간도 있었는데, 연기를 하니까 이동할 때도 대본을 봐야 하더라. 그래서 연기자의 스케줄이 더 바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솔직히 말했다.

하지만 가수 활동 보다 연기자 활동을 하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졌다는 한승연. 그는 카라 활동 시절을 떠올리며 "가수 할 때는 정말 독하기만 했다. 밥도 안먹고 연습만 하고 잠도 안자고 아프면 링거만 맞고 내 몸은 신경쓰지 않고 일만 하고 그랬다. 정말 무대만을 위한 삶이었다.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는 달라졌다. 내가 정신적으로 지치지는 않았는지, 내가 스스로 감정을 속이고 있지 않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처음에 연기를 할 때는 제가 감정을 드러내는게 어색하고 '내가 이래도 되나' 싶었다. 그래서 화를 내는 연기가 너무 어려웠다. 왜냐면 가수일 때는 난 모두에게 착한 사람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도 화를 내면 안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점점 연기에 대해 공부를 하고 트레이닝을 하고 나니까 내 감정에 솔직해 지고 좀 더 사람다워진 것 같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육체적으로도 훨씬 건강해졌다는 한승연은 "무엇보다 가수 활동을 할 때보다 식사가 자유로워서 더 좋다. 예전에는 무대 의상 때문에 항상 못 먹어서 진짜 예민했다. 특히 '미스터'로 활동할 때는 의상에 노출이 있기 때문에, 혹시나 배가 나올까봐 하루종일 손가락 반마디만한 스니커즈 하나 먹고 버티고 그랬다. 그렇게 독하게 사는 게 여성의 인생에 옳은 건가 싶다. '맘마미아'로 활동할 때는 정확한 체중을 말할 수 없지만, 진짜 심하게 체중이 덜 나갔다. 그런데 보는 사람들은 다 예쁘다더라. 정말 현타가 왔었다. 진짜 일주일에 섭취하는 탄수화물이라곤 라이스페이퍼 10장도 안됐다. 몸매는 예뻐졌을지언정 온몸에 알레르기가 심해지고 피부도 안좋아지고, 늘 힐을 신어야 하기 때문에 골절 문제도 있었다. 건강이 진짜 안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리고는 "하지만 요새는 진짜 거의 다 괜찮아졌다. 제가 사실 배우를 하면서 그리 예쁜 캐릭터를 하지 않아서 편안 옷과 편한 신발을 신고 해서, 정말 건강하게, 밥도 먹고 찌개도 먹으면서 연기했다. 스스로도 굉장히 좋아지고 건강해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카라 강지영, 박규리, 한승연, 니콜
이날 한승연은 카라의 완전체 방송 활동이나 무대 계획에 대해서도 귀띔해 눈길을 끌었다. "멤버들과 한창 이야기하고 있다.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감사하게도 완전체 관련 제안이 종종 있어 왔다. 아직은 뭔가 결정하는게 조심스러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저희 멤버들은 DSP(전 소속사)를 떠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멤버들과 함께 할 팬미팅과 공연 등을 계속을 이야기 해왔다. 저희가 이제 15년차인데 인데 뭐라도 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어 더 의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카라 멤버들과 돈독한 우정을 자랑한 한승연은 "지금 멤버들과 더 많이 자주 모이고 싶은데 거리두기 때문에 단체로 만날 수 가 없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됐다"며 웃었다. 이어 "'쇼미더고스트' 시사회에서도 멤버들이 와서 영화를 봤다. 사실 저희는 늘 자주 만나고 이야기를 해오고 있다. 뭉치는 모습을 조금 더 기대하셔도 좋지 않을까 싶다"며 미소지었다.

한편, '쇼미더고스트'는 옴니버스 호러 영화 '어느날 갑자기' 시리즈를 통해 주목을 받은 김은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승연, 김현목, 홍승범 등이 출연한다. 9월 9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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