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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10년 만에 동방신기 탈퇴 당시 심경을 밝혔다.
최근 자신을 위해 한 소비는 휴대전화 정도밖에 없다는 김준수는 "예전에는 화려한 것들을 갖고 싶고, 그런 거로 희열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해소했다면 지금은 그저 필요해서 사는 거다. 물론 내가 필요해서 살 수 있다는 게 감사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사치라고는 명품 같은 건데 올해 한 번도 산 기억이 없다"고 전했다.
'슈퍼카 마니아'로도 유명했던 김준수는 국내에 딱 한 대 있던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 페라리, 포르쉐, 마이바흐 등 무려 10대가 넘는 슈퍼카를 소유했었지만, 현재는 모두 처분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스케줄 차 포함해서 2~3대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오은영은 "그건 돈이 있다고 다 못 하는 거다. 소유하고 소장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느끼는 거다"라고 분석했고, 김준수는 "맞는 거 같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런 것들을 통해서 확인받고 싶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준수가 직접 그린 인생 그래프가 공개됐다. 어린 시절 집 없이 여인숙과 모텔을 돌아다니며 살았을 정도로 지독하게 가난했던 시기를 지나 동방신기로 데뷔하면서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시절, 팀에서 탈퇴한 후 힘든 시간을 보냈던 그의 다사다난한 인생이 그래프에 고스란히 담겼다.
2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하락한 김준수의 그래프를 눈여겨보던 오은영은 "팀이 해체되는 시점과 맞물리는 시기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준수는 "그때는 지금처럼 이렇게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다. 팀을 떠나는 시점은 우리가 선택했지만, '내가 나가서 따로 꾸려서 앨범 활동해야지'가 아니었다. 감히 그런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 "그때 '보컬 레슨이라도 하면 내 입에 풀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내려놨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결단을 할 수 있었다. 감히 내가 가수 활동을 계속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면 팀에 남아있었을 거다. 아직 어렸고, 팀은 최정상이었는데 굳이 시행착오를 겪을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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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준수는 "이후 방송 활동은 전혀 못 했다. 하지만 돈은 팀 탈퇴 후 100배는 더 벌었던 거 같다"며 "사람들은 내가 노예 계약이라고 해서 나와놓고 집도 있고 잘 사니까 '네가 어떻게 노예냐. 배은망덕한 놈'이라고 하는데 그 모든 건 탈퇴 후 1년 안에 이룬 거다"라고 토로했다.
오은영은 이날 "대중 앞에 많이 서는 사람들 내지는 일반인이라도 자기 자신, 진짜 자신 True Self가 있다. 김준수가 어린 시절에 가난했고, 돈도 중요하고, 돈 벌면 편안하고, 돈 있으면 좋은 일도 하고 싶고, 성공도 하고 싶다는 건 True Self다. 근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타인이 바라보는 내가 있다. 타인이 기대하는 나, 또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비쳐줬음 좋겠다는 게 있는데 그건 False Self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데 그 두 가지가 똑같은 사람은 거의 없다. 대중 앞에 많이 서는 사람일수록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 나 김준수와 대중이 보는 김준수는 많이 다른데 이 차이가 클수록 굉장히 힘들고 불안정하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오은영은 김준수의 과거 물욕이 자신을 증명하는 수단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때 김준수에게 돈은 존재 그 자체였다"며 "사람들은 사치, 허영으로 바라봤겠지만 김준수에게는 너무 슬프고 처절한 거다. 그 돈으로 사치가 아니라 존재를 계속 확인시켰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TV보면 누군가는 잘나가지만 김준수는 없다. 근데 존재 확인할 수 있는 건 다 부정적인 얘기들이다. 거기다 본인 얘기 아닌 것들도 많고, 멤버들의 여러 가지 얘기를 들으면 굉장히 속상하지만 어려운 시기 같이 보냈는데 모른 척할 수도 없고 이게 복잡한 거다. 어깨가 굉장히 무거운 거다"라며 "근데 인간 김준수는 동방신기라는 말은 쓸 수도 없고, JYJ라고 하면 자꾸 추문이 들려온다. 김준수라는 사람의 Self를 유지하기가 너무 어려웠을 거 같다. 그러니까 이게 되게 사실은 슬프고 처절한 거다. 슬픈 이야기"라고 전했다.
이를 들은 김준수는 결국 눈물을 왈칵 쏟으며 "듣고 보니까 정말 그런 거 같다. 내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인시켜보려고 했던 거 같다. 그게 안 되는 순간 난 그냥 이제 이 사회에서 동떨어진 걸 인정하기 싫었고, 그렇게 보여지기 싫었던 마음이 너무 커서 그랬던 거 같"고 털어놨다. 또 박유천을 언급하며 "나와 같이 활동했던 친구들 혹은 동료들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나와 같이 일했던 친구들은 활동을 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들이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이 밀려오다 보니까 그랬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오은영은 "물욕이 사라졌다는 게 다 연결되는 얘기다. 굉장히 어려움을 겪으면서 많은 고민과 그걸 통한 성장을 하면서 그 흔들렸던 Self 길을 찾은 거다. 뮤지컬 배우로서 탄탄하게 인정받기 때문에 뮤지컬 배우로서의 정체성이 많이 자리를 잡은 거다. 그러니깐 그 흔들렸던 Self가 안정이 되면서 더이상 값비싼 물건들로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준수는 "정답이다. 그런 거 같다"며 감탄했다.
끝으로 오은영은 "김준수의 연기와 노래를 보러 오는 많은 관객들한테 노래로서 감동을 주는 거다. 그 감동은 쟁취가 필요 없는 거다. 승부가 필요 없는 거다. 감동은 그냥 감동일뿐이다. 그걸 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이 (존재를) 느낄 수 있으면 된 거 같다"고 조언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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