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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BIFF]"발랄하지만 은은하게 슬퍼"…'행복의 나라로' 임상수 감독X박해일, 위로의 로드무비(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10-08 02:38 | 최종수정 2021-10-08 13:48


[부산=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발랄하지만 은은하게 슬픈 이야기."

8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행복의 나라로'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이날 오픈토크에는 임상수 감독, 박해일, 조한철, 임성재가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로'는 '돈의 맛' '하녀' '그때 그사람들' 등을 연출한 임상수 감독이 '나의 절친 악당들'(2015) 이후 6년만에 선보이는 장편 영화이자 앞서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더욱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뇌종양 진단을 받고 2주 시한부 선고를 받은 탈옥수 203과 돈이 없는 의료원 직원이자 환자 남식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함께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가슴 따뜻한 로드무비다로 기존에 차갑고 냉소적인 시각으로 인간과 사회의 날 것의 모습을 서늘하게 그려내던 기존 임상수 감독의 작품과는 완전히 결을 달리 한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행복의 나라로' 오픈토크가 6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임상수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08/
또한 이번 영화는 스크린에서 처음으로 합을 맞추게 된 최민식과 박해일의 신선한 케미가 가장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의 에너지와 교감으로 이 작품의 매혹적인 매력 포인트로 관객의 마음에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이 화려하고 독특한 윤여사 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내고, 조한철, 임성재, 이엘 역시 명품 조연으로서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이날 임상수 감독은 '행복의 나라'에 대해 "사람은 태어나 다 죽는다. 당사자에겐 몹시 공포스러운 일이고 옆사람에겐 슬픈 일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죽음을 심각하게 다루는 것은 아니다. 죽음을 앞둔 사내들의 발랄한 그러면서 은은히 슬픈 그런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감독은 극중 주요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 설명했다. "최민식이 연기하는 203은 죽음을 앞둔 사내다. 갑자기 죽음을 앞두게 됐기 때문에 인생을 업보를 생각하며 좌충우돌하게 되는 중년의 사내다. 박해일은 돈이 몹시 필요한 젊은이다. 조한철은 철학하는 깡패, 임성제의 캐릭터는 별생각 없는 잔인한 싸이코패스 역을 맡았다"라며 "최민식씨와 박해일씨 두명, 조한철씨와 임성제씨 두명, 이렇게 남자 배우 두명 뿐만 아니라 윤여정씨와 이엘씨의 모녀, 그리고 여자 경찰서장과 순경 등 여자캐릭터를 많이 숨겨놨다"고 설명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행복의 나라로' 오픈토크가 6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렸다. 배우 박해일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08/
이어서 박해일은 극중 콤비 케미를 보여준 최민식과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 했다. "영화계 많은 선후배님들이 최민식 선배님과 작업을 하셨는데 '왜 난 못하고 있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한 15년만에 처음 선배님과 작업을 하게 됐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다. 게다가 조한철 선배님과 성제씨, 그리고 어마어마한 색깔을 가진 임상수 감독님과 한 작품에 만나는게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저는 버디무비 로드무비를 해본 적이 없었다.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고 인물 뒤의 풍광들의 매력이 큰 장르이니 만큼 그 매력에 빠지는게 좋았다. 그리고 대선배인 최민식 선배님의 호흡을 들어가면서 리액션을 해나가는게 정말 좋았다"라며 "극중 선배님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는 신이 나오는데, 제가 운전을 하다가 넘어져서 최민식 선배가 상처가 났는데 오히려 티를 안내고 저만 챙겨주셨다. 다치신 걸 저만 알 정도였다. 저와 선배님이 무거운 관을 드는 장면이있었는데 그 관을 떨어뜨려서 피멍이 드셨는데도 그걸 티를 안내고 연기를 하시더라. 왜 최민식 선배님을 대단하다고 하는지 알겠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조한철은 임상수 감독과 함께 작업하게 된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임상수 감독님 영화라서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다. 아시다시피 얼머나 쎈 작품을 하실까 싶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의외였다. 임 감독님이 이런 작품을 하신다고?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감독님 스타일로 이런 이야기를 풀어가면 어떨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행복의 나라로' 오픈토크가 6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임상수 감독, 박해일, 조한철, 임성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08/
극중 등장하는 인상적인 박해일과 수영장 격투신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저는 일단 촬영을 할 때 배우들이 많으면 즐겁다. 그래서 이번 촬영도 즐거웠다. 수중에서 촬영?는게 처음이라서 화면에서 멋있어 보여서 좋더라. 그런데 물속에서 다니는게 쉽지는 않더라"라며 "박해일에게 고마웠던 건 제가 막 박해일 배우를 물에 집어 넣고 그러는 신이 많아서 힘들었을텐데, 티를 안내주셔서 가해자의 입장에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박해일은 "저 맞는 거 좋아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는 "저는 때리는게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상수 감독은 기존의 도시적이고 냉정한 영화 스타일과 자신의 영화 스타일과 다른 '행복의 나라로'에 새로운 매력을 자신했다. "제작자와 기존의 저의 냉정하고 가시처럼 찌리는 느낌을 빼고 사랑스럽고 귀엽게 영화를 해보자고 합의를 했었다. 제 입장에서도 저도 따뜻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맨날 가시 같은 영화보다는 여러분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영화를 찍어보고 싶었다"고 말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한편,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6일 개막해 열흘간의 축제를 마친 후 15일 폐막한다. 70개국에서 출품한 223편의 작품(장편·단편)이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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