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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팬데믹 뚫고 한국行"…'배니싱' 유연석→드니 데르쿠르 감독, '추격자' '살추' 잇는 스릴러 탄생(종합)

최종수정 2022-03-08 12:0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K-콘텐츠' 신드롬이 절정에 치닫은 지금, 할리우드 스타와 프랑스의 명감독, 그리고 국내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들이 가세한 글로벌 프로젝트가 봄 극장가에 간판을 내걸었다.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신원 미상의 변사체가 발견되고, 사건을 담당하게 된 형사와 국제 법의학자의 공조 수사로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범죄 스릴러 '배니싱: 미제사건'(이하 '배니싱', 드니 데르쿠르 감독). 8일 오전 유튜브 라이브 생중계 채널에서 열린 '배니싱'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전대미문 사건의 진실을 쫓는 엘리트 형사 진호 역의 유연석, 알리스의 한국 방문 일정을 수행하는 동시통역사 미숙 역의 예지원, 실종사건의 배후와 연결된 사건의 핵심 인물 전달책 역의 최무성, 호기심 많은 진호의 조카 윤아 역의 박소이, 그리고 드니 데르쿠르 감독이 참석했다.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2회 초청된 바 있는 드니 데르쿠르 감독의 신작 '배니싱'은 한국과 프랑스 제작진이 합작해 국내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지난해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로 한차례 공개된 이달 말 국내 극장에 정식 개봉,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특히 '배니싱'은 대세 배우로 등극한 유연석과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올가 쿠릴렌코의 특급 조우로 기대를 모았다.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싱크로율 높은 캐릭터 소화력을 가진 유연석이 극 중 날카로운 촉으로 거대한 범죄 조직의 뒤를 쫓는 카리스마는 물론 3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국제 공조 수사를 이어가는 수준급 언어 실력까지 겸비한 형사 진호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더불어 '007 퀀텀 오브 솔러스'(08, 마크 포스터 감독)의 본드걸 카밀 역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올가 쿠릴렌코가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는 국제 법의학자 알리스 역을 소화해 유연석과 환상의 연기 앙상블을 펼칠 계획이다.


이날 유연석은 "이번 작품에서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3개국 대사를 소화했다. 프랑스어를 공부해 올가 쿠릴렌코와 대화하는 신이 있어 자연스럽게 대사를 하게 됐다. 촬영 전에는 프랑스어 대사가 많이 없었지만 신을 만들면서 프랑스어 애드리브를 넣었다. 이후에는 드니 데르쿠르 감독이 프랑스어를 추가하더라. 그렇게 대사가 늘어났다"고 진땀을 뺐다.

더불어 올가 쿠릴렌코와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올가 쿠릴렌코와 같이 작업을 한다고 들어서 너무 설레였다 제작 준비를 했을 때는 코로나19가 없었다. 막상 촬영을 하려고 했던 시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해 영화를 찍을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 올가 쿠릴렌코와 드니 데르쿠르 감독이 2주간 한국에서 격리를 하면서도 영화를 촬영했다. 코로나19를 이겨내고 한국에 와서 촬영을 한다는 게 멋졌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배우의 면모가 어떤 것인지 함께 촬영하면서 알게 됐다. 사용하는 언어는 다르지만 장면 안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새로웠다"고 추억했다.

올가 쿠릴렌코에 대한 남다른 신뢰를 드러낸 유연석은 "올가 쿠릴렌코는 '본드걸' 이미지가 많지만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우리 영화에서 소화한 캐릭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예지원은 '배니싱'에서 프랑스어 대사를 소화한 것에 "이번 영화 속 나의 불어는 굉장히 수월하지 않았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자만하고 있었는지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통역사 역할을 맡았을 때 뛸 듯이 좋았다. 축제였다. 주변에서도 '드디어 꿈을 이뤘다'고 축하 인사를 받았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받고 며칠을 걱정했다. 프랑스어는 발음이 중요했다. 내 대사를 다 외웠지만 불안했다. 상대방 대사까지 다 외우고 지문까지 외웠다. 이 영화 덕분에 내 프랑스어 수준을 알게 됐다. 이 작품을 통해 불어 수준을 높인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처음에는 걱정도 하고 긴장도 많이 했다. 하지만 모두가 영화를 아끼는 마음과 뜨거운 열정으로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긴 말이 필요 없었다. 눈빛으로 모두 통했다. 스태프가 보고싶기도 하다. 우리 영화가 언어가 3개국이 들어간 영화라 어렵게 생각하는 분이 있어 걱정이 되고 있다. 한국 배경이고 한국 배우가 많이 나온다. 글로벌 프로젝트인걸 모르는 관객은 한국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걱정 안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더불어 올가 쿠릴렌코와 호흡에 "세계적인 여배우가 '배니싱' 촬영을 하면서 겪는 많은 어려움을 견딜 수 있을까 싶었다. 격리부터 음식 등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정말 완벽하게 극복하고 소화했다. 남대문에서 촬영했을 때 밥차부터 김밥, 샌드위치, 만두 등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특히 김을 좋아했다. 유연석이 올가 쿠릴렌코에게 김 선물을 정말 많이 했다. 아마 유연석이 올가 쿠릴렌코를 여자로 좋아한게 아닐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유연석은 "올가 쿠릴렌코에게 너무 고마웠다. 한국 음식을 사랑해줘서 김을 선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무성은 "올가 쿠릴렌코의 오랜 팬이었다. 그래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다. 계단에서 스쳤다고 하는데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웃픈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처음 했는데 드니 데르쿠르 감독에게 많이 배웠다. 작품에서도 자유로움을 많이 줘서 연기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해외 스태프와 작업을 하더라도 영화 안에서 함께하는 일은 차이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놀랍기도, 즐겁기도 했다"고 곱씹었다.


박소이는 "우리 현장은 다 좋았다. 유연석 삼촌이 연기 이야기도 해주고 함께 놀아주기도 했다"고 귀엽게 고백했다. 이에 유연석은 "정말 유명한 배우다. 많은 작품에서 활약했던 배우다"고 애정을 전했다.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범죄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 영화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염두했다. 프랑스 감독으로서 한국 영화를 만드는 게 영광이었다. 한국인이 아닌 사람으로서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를 섞어 범죄물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그는 "기존의 범죄물을 참고하는데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자칫 클리셰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추격자'(08, 나홍진 감독)와 '살인의 추억'(03, 봉준호 감독)을 참고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 배우와 호흡에 "내가 한국 배우를 선택했다기 보다 제작자가 먼저 제안했다. 그들의 제안을 받고 두 번 생각하지 않았다. 바로 하겠다고 했다. 지금 현재 전 세계는 한국을 정말 좋아하고 한국이 모델이기도 하다. 유명 배우와 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였다. 당연히 이 작품을 연출하겠다고 했다"며 "한국 배우들에게 정말 감동했다. 준비가 철저하더라. 그래서 배우들에게 자유를 줬다. 배우들이 새로운 것도 시도하고 좋은 조언도 받았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유머를 가지고 촬영을 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촬영을 한다는 게 모두에게 편안한 작업이 된 것 같다.실제 사용하는 언어는 다르지만 우리에게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음악을 전공했는데 몸을 통해 많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완벽하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배니싱: 미제사건'은 유연석, 올가 쿠릴렌코, 예지원, 최무성, 이승준, 성지루, 박소이 등이 출연했고 '더 티처' '라 세르 드 마 세르' '약속'의 드니 데르쿠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튜디오산타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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