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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출산 2주 전, 홍상수 영화 촬영…♥장준환 만류에도 만삭 투혼" ('한번쯤')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22-03-30 18:38 | 최종수정 2022-03-30 18:38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오늘 밤 KBS 2TV 감성여행 '한 번쯤 멈출 수밖에'에서는 이선희, 이금희, 문소리, 박재정과 함께 산과 들,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을 갖춘 부안에서 특별한 여행을 떠난다. 서해의 해안선을 따라 걷는 변산 '마실길'은 가볍게 거닐기 좋아 그 이름도 마실길이다. 대숲 사이로 스치는 바람 소리를 듣던 문소리는 '어느 날 내 이름을 들은 담임 선생님이 누군가 굉장히 반가운 사람이 찾아올 것만 같은 이름이네'라고 했다며 따스한 일화를 떠올렸다. 이에 '즐거운 기다림이 있냐'는 이금희의 질문에, '내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크랭크 인'이라고 답하며 감독으로서의 기다림의 설렘을 전했다.


오늘 부안 여행의 운전 담당이자 MC 역할을 맡은 문소리는 '10년 전 만삭 시절, 부안에서 영화를 찍은 적이 있다'고 밝히며 '어느 날 홍상수 감독에게 전화가 걸려 와 이자벨 위페르랑 영화를 찍는데 내가 필요하다 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자벨 위페르를 가장 좋아했다는 그는, 남편인 장준환 감독이 '여보, 2주 뒤에 아기가 나와요'라고 만류하자 '좀 찍고 올게요'라며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만삭 투혼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문소리를 둘러싼 동네 할머니들이 '나오겠는디 애가~?'라며 매일같이 그녀를 살폈고, 어느새 마을 공식 큰 애기가 된 문소리는 온 동네의 보살핌을 받으며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며 따뜻한 추억을 전했다.

약 7,000만 년 전부터 파도가 조각한 천연 해안절벽인 채석강에 도착한 세 사람은 층층이 쌓인 시간의 장엄한 풍경을 보며 감탄했다. 문소리는 '바위를 바라볼 때마다, 저런 울림 있는 연기를 해야 되는데... 생각한다'고 운을 띄우며 '자연이 주는 위로의 반의 반이라도 따라갈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소리의 말을 듣던 이금희는 '내가 가야만 하는데 자연을 내 안에 들여놓는 것이 예술이지 않을까'라며 <한 번쯤 멈출 수밖에> 공식 명언 제조기다운 명언 하나를 추가했다.


이선희, 이금희, 문소리는 커다란 나무 앞에 노란 버스가 주차된 작은 카페로 향했다. 그 안에서 감미롭게 기타 연주를 하던 오늘의 깜짝 손님, 가수 박재정이 세 사람을 반갑게 맞이한다. 박재정은 '잘 되고 나서 KBS 첫 출연인데, 대선배님들과 함께해서 영광'이라며 '어제 설레서 저녁 8시에 잠들었다'고 해 세 사람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박재정은 특히 존경하는 선배 이선희에게 아직까지 발표하지 않은 자작곡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가만히 가사를 듣던 이금희가 '왜 혼자라고 생각해?'라고 묻자, 박재정은 '어렸을 때부터 빨리 마흔, 쉰이 되고 싶었다'며 '나는 힘든 내 마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인데 어른이 되면 덜 울지 않을까'라며 힘들었던 날들을 회상했다. 진심 어린 가사가 담긴 그의 노래를 가만히 듣던 문소리는 눈물을 보이며, '내가 어렸을 때 매니저 없이 혼자 일을 했었다. 그때 정말 무서웠다'고 마음을 터놓았다. 이어 문소리는 '노래 가사가 그 당시 내 마음과 똑같았다. 20대의 문소리를 위로해주는 노래'라며 감사 인사와 함께 응원을 덧붙였다. 박재정은 '오늘 하루 다른 것보다 좋은 후배가 되겠다'며 든든한 막내미를 뽐냈다.


부안의 곰소항에는 곰소 소금으로 담근 젓갈 맛집이 있다. 식당으로 향한 네 사람은 16가지의 젓갈이 나오는 젓갈 정식과 뜨끈한 국물이 일품인 백합탕을 주문했다. 이선희가 '오늘은 막내부터 떠주겠다'며 직접 백합탕을 떠주자, 박재정은 '이선희 선배님이 떠주시니 더 고급스러운 것 같다. 선배님처럼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은 뭐 먹을지 궁금했는데 백합탕이었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해를 담은 밥상으로 든든히 마음을 채운 네 사람은 자연이 숨 쉬는 람사르 습지, 줄포만으로 향했다. 곧 군대를 가는 박재정을 위해 뭐든 해 주겠다 선언한 세 누나들 먼저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생태보트를 타고, 잔잔한 물길을 가르며 못다 한 대화를 나눈다. 갈대밭 사이 오솔길을 따라 전망대로 향한 네 사람. '인생은 자신의 때가 있는 것 같다'는 박재정에게, 이금희는 '재정은 자기 때를 한 번 더 만날 것 같다'며 든든한 지지와 응원을 전했다. 박재정은 '아직 부족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아 좋다'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이에 이금희는 '또 다른 때가 언제 올지 모르니 버티는 게 중요하다, 때란 있고도 없는 것'이라며 진심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갈대밭을 한참 바라보던 박재정은 평소 좋아하는 노래인 이선희의 '너를 만나다'를 부르며 영원히 기억될 시간을 선물했다. 눈을 감고 노래를 듣던 이선희는 '안아줘도 될 것 같다'며 여행을 함께해준 후배 박재정을 꼭 안아주어 훈훈함을 안겼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로 물드는 변산해수욕장에 도착한 이선희, 이금희, 문소리. 붉게 물든 바닷가를 걸으며 지난 여정을 돌아보던 이선희는, '처음 시작을 부산 앞바다에서 했는데, 끝은 부안 바다'라며 '벌써 그립고, 모든 게 다 보고 싶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금희는 '함께여서 참 좋았다. 좋았으니 여기까지, 지금이 떠나야 할 때'라고 미소 지으며, '가슴에 새겨진 열두 개의 보석 같은 지난 여정'들을 회상했다. 처음 떠난 여행길처럼 예고 없이 찾아올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여행을 마친 세 사람은 바다 너머로 지는 해를 오래도록 바라봤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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