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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칼부림'에 '보육시설'까지…'고딩엄빠' 이대로 괜찮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2-04-24 11:56 | 최종수정 2022-04-25 07:17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이하 고딩엄빠)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칼부림'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며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취지는 좋았다. 지난 달 6일 첫 방송하는 '고딩엄빠'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10대 엄마, 아빠의 리얼한 일상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여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보는 콘셉트였다.

취지답게 스튜디오 분위기도 환했다. 대부분의 다큐 등에서 미혼모나 미혼부는 모자이크와 목소리 변조로 등장했다. 하지만 '고딩엄빠'는 그런 것 없이 조명까지 밝은 톤을 활용했다. 눈물을 쥐어짜 동정심을 유발하기 보다는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그 가운데 희귀암 투병중인 아들을 둔 '고딩엄빠'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눈물을 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느 관찰예능이 그렇듯 역시 최대 걸림돌은 출연자 검증이었다. 이달 초에는 '고딩엄빠'에 출연한 10대 엄마가 흉기를 들고 아이 친부를 협박해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10대 엄마 A양은 폭행과 특수협박 등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아이 친부 B군이 지난 4일 오전 2시쯤 "아이 친모가 흉기로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며 경찰에 신고해서다.

A양은 사건 당일 흉기를 들고 B군을 협박한 혐의 등을 받는다. 당시 생후 한 달이 막 지난 딸은 자고 있었고 경찰은 가정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에 따라 A양과 딸을 분리 조치했다. B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A양에게 100m 이내 접근 금지와 전기통신(휴대전화·e메일)을 이용한 접근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는 내용의 법원 임시조치 결정문을 공개했다. 그는 '당시 A양이 내 머리에 물을 쏟아 아이가 살짝 젖기도 했다. 그 후 흉기를 가져왔다.(중략) 아이의 친모는 아이가 밤에 울고 있어도 아이를 돌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B군은 A양과 살던 집에서 나와 아버지와 함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직 혼인신고 전이라 딸은 부모님 호적에 올라있는 상태. 아이는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SNS는 삭제된 상황이다.

'고딩엄빠' 방송 후 이들의 상황은 각종 커뮤니티 등에 회자되며 '지원해줘야 한다' '어린 나이에 힘들겠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던 상황이라 충격은 더했다.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또 다른 미혼모 C양이 아기를 보육원에 보낸 상황도 문제가 됐다. 방송에서는 남자와 같이 집에 있는 모습을 본 아기의 친부가 격분해 C양을 폭행했고 이후 구청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태로 판단하고 아동행복과를 통해 아기가 보육시설에 맡겨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기가 보육시설에 가게되기까지도 석연치 않다. C양은 방송에서 "아이돌봄 비용을 지불하고 아이를 맡긴 후 친구들과 술을 마신 적도 있다"고 말했고 "지인 집에 아기를 맡기고 약속시간보다 늦게 찾으러 갔는데 지인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방임이나 학대 소지는 없다고 했으나 6개월 위탁으로 맡겨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이를 맡았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는 조금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프로그램 게시판에 '아이를 맡아줬는데 약속시간도 지키지 않고 연락도 안받더라. 1월 중순에는 아이를 집에 그냥 놓고 나가 가보니 기저귀가 넘치다못해 터져있었고 아기 혼자 울고 있었다. 그 이후에도 계속 나빠지는 모습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그때도 집에 돌아오지 않아 경찰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기를 인계 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양 측의 주장이 다른 상황이라 아직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보육원으로 가는 아기에게 애착인형을 주지 않은 것이나 벽에 있는 아기 액자까지 떼어낸 것, 방에 널부러진 맥주캔 등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우리사회에 아직 미혼부모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방송이 이같은 편견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지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상 모든 미혼부모의 상황을 포장해줘야하는 것은 아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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