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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상에선 송강호가, 공중에서는 이병헌이 끈다. 여기에 지금껏 본 적 없는 자비 없는 빌런 임시완이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한국 최초의 항공 재난 영화가 탄생했다.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한재림 감독, MAGNUM 9 제작)는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2021년 7월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최초 선공개된 데 이어 무려 1년여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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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지상에서는 하늘에서 발생한 재난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내가 탄 비행기를 지상으로 돌릴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는 형사 인호(송강호)를 중심으로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실장 태수(박해준)가 얽히고설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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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륙한 비행기라는, 어디로도 탈출할 수 없는 특수한 환경과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가진 혼돈과 불안, 공포감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인간성을 꺼낸 '비상선언'은 마지막까지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재난을 맞닥뜨린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그려낸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이라는 명품 배우들의 메소드 열연을 빌려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숭고한 선택에 대한 의미를 전하는 데 총력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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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올여름 세 번째 텐트폴 영화로 베일을 벗은 '비상선언'은 재난 영화가 가진 극강의 공포와 현실적인 공감을 쏟아부으며 항공 재난 영화의 패러다임을 새로 썼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세상에 '비상선언'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내세워 흥행 활주로에 무사 착륙을 선포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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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