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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동안 클리셰 범벅의 스토리로 부진했던 K-스릴러에 기강을 바로잡을 구원투수가 등판했다. 원작의 재미는 살리되 한국식 정서로 몰입감을 더하며 진정한 스릴러의 참맛을 느끼게 한 기특한 스릴러가 10월 마지막 극장 출사표를 던졌다.
밀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남자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 '자백'(윤종석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이 최근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국내 첫 공개됐다. 앞서 '자백'은 지난 2019년 12월 크랭크 업 해 2020년 11월 관객을 맞을 준비를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봉을 연기, 우여곡절 끝에 2년 만에 극장 개봉에 성공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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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세븐데이즈'(07, 원신연 감독) '이웃사람'(12, 김휘 감독) '시간위의 집'(17, 임대웅 감독)을 통해 '스릴러 퀸' 타이틀을 거머쥔 김윤진의 명불허전 명품 연기도 눈길을 끈다. 냉철한 직관과 논리적인 판단력으로 유죄도 무죄로 바꾸는 최고의 변호사 양신애로 변신한 김윤진은 용의자 유민호의 진술에서 허점을 발견하고 사건을 재구성하며 그의 무죄를 위한 토대를 만들어가는 '자백'의 화자로 긴장감을 이끈다. 후반부 드러난 진실에 절절하면서도 절제된 내면 연기를 펼친 그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스릴러 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밀실 안에서 펼쳐지는 소지섭과 김윤진의 팽팽하고 서늘한 호흡은 '자백'에서 놓쳐서는 안 될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대선배' 소지섭, 김윤진 사이에서 훨훨 날아오른 나나의 물오른 연기도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유민호와 내연관계였던 김세희로 변신한 나나. 밀실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되어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든 주인공으로 영화 속 결정적 키플레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눈빛부터 행동까지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는 세희를 연기한 나나는 양면적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의 방점을 찍었다.
완벽한 설계와 계획으로 한 편의 추리소설 같은 독특하고 신선한 몰입감을 선사한 '자백'. 위기에 몰린 'K-스릴러'의 기강을 바로잡고 다시 한번 극장가 스릴러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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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