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 이다희, 버틸 수 없었던 주연배우 무게…필패 꼬리표 언제 뗄까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3-01-29 08:31 | 최종수정 2023-01-30 07:20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이다희가 주연배우로는 큰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성공한 드라마를 보면 이른바 '작감배' 삼위일체가 완벽하다. 작가의 극본, 감독의 연출, 배우의 연기. 이 세 가지가 작품 성패를 좌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나라도 깨지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아무리 믿고 보는 작가와 감독의 조합이라도, 대상에 빛나는 상대배우가 있다고 해도, '이다희 이름 석 자'가 더해지면 작품 성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다희가 최근 여주인공을 맡은 작품은 지난해 공개된 티빙 '아일랜드', ENA '얼어죽을 연애따위', 2021년 방송된 tvN '루카:더 비기닝' 정도로 추릴 수 있다. 등장인물에서 이다희가 제일 첫 번째로 기재된 작품으로만 고려한 것은 '주연배우의 무게'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작감배'의 중요도를 논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작품 성패가 달린 만큼, 주연배우에는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

그런데 이다희가 이끄는 작품들의 결과는 분명 만족스럽지 못하다. '루카:더 비기닝'은 최고 시청률 6.2%(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얼어죽은 연애따위'는 2.2%를 기록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로 시청률이 없는 '아일랜드'는 비슷한 시기에 공개됐던 '더 글로리'와 비교했을 때, 미비한 화제성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루카: 더 비기닝'은 '보이스'를 연출한 김홍선 감독, '추노'를 집필한 천성일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며, '얼어죽은 연애따위'는 '식샤를 합시다'를 연출한 최규식 감독과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집필한 김솔지 작가가 힘을 합친 작품이다. '아일랜드'는 '웰컴 투 동막골'로 감독상을 받은 거장 배종 감독이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작감배'에서 '작감'이 훌륭해도, 배우가 극을 이끌어가지 못한다면 책임론에서 불가피하다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루카: 더 비기닝'과 '아일랜드'는 상당한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점에서, 주연배우 이다희의 몫은 유감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서브 주연작이었던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과 '뷰티인사이드'도 온라인에서는 소소하게 화제를 얻기는 했지만, 각각 최고 시청률 4.2%와 5.3%로 잘 나왔다고 보기는 힘든 수치였다.

사실 2003년 '천년지애'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이다희는 촉망받는 루키였다. 단역부터 시작해 '슬픈 연가' '태왕사신기' '에어시티' 등 굵직한 드라마의 조연을 맡으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고, 연기 데뷔 10년 차인 2013년에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비밀'을 만나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최고 시청률 26.7%, '비밀'은 18.9%를 기록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이제 어엿한 데뷔 20년 차 배우다. 그러나 작품 및 개인 성적이 좋았던 시절은 여전히 10년 전에 그쳐있다. 인기를 얻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비밀'마저도 이다희보다는 이보영과 황정음이 여주인공에 가깝다. 물론 10년간 다양한 채널 및 OTT 등이 보급되면서 예전처럼 높은 시청률은 쉽지 않다. 그러나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나날이 커진 것을 따졌을 때, 이다희 성적표는 분명 부진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MC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는 것이다. 2015년 '연예가중계'를 통해 공식적인 MC로 신고식을 치른 이다희는 2019년 '컴백전쟁: 퀸덤', 2020년 '로드 투 킹덤', 2021년 '솔로지옥' 등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화제성이 있었지만, 이다희가 해당 프로그램들에서 MC로 능숙한 진행력을 뽐내면서 활약한 지에는 다소 의문이 남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다희의 변화 없는 스타일링을 지적하고 있다.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 화려한 패션, 호화스러운 액세서리 등 비슷비슷한 스타일링을 계속해서 고집한다는 것이다. 특히 배우로 캐릭터를 연기할 때와 MC로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의 스타일링이 흡사하다는 비판이 있다.

한 관계자는 "이다희는 사실 모델로 데뷔한 케이스인데 '너의 목소리가 들려', '비밀'로 스타덤에 오르게 됐다. 당시 화려한 비주얼로 주목받았던 것이 이다희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된 것 같다. 배우라면 다양한 역할을 시도하면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야 하는데 도전 정신이 아쉽다. '뷰티인사이드'와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는 화려한 오피스룩만 고수해 한 인물로 보인다. '루카'에서 조금 수수한 형사로 나왔는데 작품이 실패해서 그런지, '얼어죽을 연애따위'에서 다시 화려한 스타일의 PD가 됐더라. 배우라면 역할의 직업을 연구하고 고증해야 한다. 물론 제작사가 스타일리시한 이다희를 기대하고 섭외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예능에서 나오는 이다희 모습과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다희 모습이 비슷하기 때문에 더 역할의 한계가 생기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최근 모 배우가 주연작들의 시청률이 고전해 자책했었다는 이야기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줄줄이 작품 결과들이 안타까웠던 이 배우가 최근 한 출연작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뜨거운 호평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배우가 새벽 늦은 시간까지 연기 연습한 일화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다희가 생각하는 '주연배우의 책임감'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진다. 향후 이다희도 '필패 주연배우'라는 불명예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화려한 스타일링보다는 진정성 있는 연기력으로 박수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스포츠조선DB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