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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어제까지 건강했는데"…'대한민국 디바' 현미, 4일 별세→한상진·노사연 충격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23-04-04 14:50 | 최종수정 2023-04-04 15:06


[종합] "어제까지 건강했는데"…'대한민국 디바' 현미, 4일 별세→한상…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대한민국 큰 별이 졌다.

'밤안개 디바' 현미가 4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현미는 이날 오전 9시 37분쯤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 팬클럽 회장 김 모씨에 의해 발견됐다. 김씨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고, 현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나 극단적 선택 정황 등이 확인되지 않음에 따라 숙환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김씨와 유족들을 조사하고 병원 치료 기록 등을 확인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가족들과 지인, 팬들도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 현미의 조카인 배우 한상진은 일본에서 머물고 있던 중에 비보를 접하고 급하게 한국행 비행기편을 알아보고 있다. 또 다른 조카인 가수 노사연 역시 충격에 외부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 또한 현미에게는 지병도 없었고 3일에도 지인과 식사를 할 정도로 건강했다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1938년 평양에서 태어난 현미는 미8군 위문 공연 무대 칼춤 무용수로 활동하다 스케줄을 펑크낸 여가수 대신 무대에 오르면서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1957년 현시스터즈로 데뷔한 그는 작곡가 이봉조의 눈에 띄어 '아, 목동아'를 선물받아 첫 음반을 냈다. 이후 '밤안개' '내 사랑아' '보고 싶은 얼굴' '떠날 Œ는 말없이' '무작정 좋았어요' '애인' '몽땅 내 사랑' '바람' '별' 등의 히트곡을 잇달아 발표하며 60년대 대표 톱가수로 우뚝 섰다.

현미의 허스키 보이스와 남다른 성량은 해외에서도 통했다. 이봉조가 만든 '별'로 그리스 국제 가요제 주요 부문 수상에 성공했고, 미국 레이건 대통령 취임 파티에 초청받아 한국 대표 가수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2007년 데뷔 50주년 앨범을 발표하고 한국 최초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개최, "목소리가 안나올 때까지 노래하겠다"고 밝혀 뭉클함을 안겼다. 그 약속대로 현미는 2017년 60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하고, 지난해에는 KBS2 '불후의 명곡'에서 "90세까지 노래하겠다"며 열정을 불태웠다.

특유의 걸쭉한 입담을 바탕으로 현미는 '슈퍼스타K2'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것을 비롯해 '동치미' '고부스캔들'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다만 개인사는 평탄치 않았다. 정 많고 선한 성격 때문에 주변인들에게 금전 사기 피해를 당해 생활고를 겪기도 했고 이봉조와의 결혼 생활 역시 험난했다. 2000년에는 1·4 후퇴 당시 헤어졌던 두 여동생과 중국 연변에서 재회, 보는 이들까지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 아픔을 바탕으로 현미는 2020년 이산가족 고향체험 VR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두 아들이 미국에 머물고 있는 관계로 빈소는 아들들이 귀국한 뒤 차려질 예정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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