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제훈표 화끈한 복수극이 안방 시청자에게 제대로된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현실에서 지지부지한 수사로 대중의 가슴을 치게 만든 승리와 정준영의 버닝썬 사건을 제대로, 또 확실하게 꼬집어 시청자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도기는 최 형사가 폭행당하던 중 언급한 '운동을 싫어하는 형님'이라는 말이 김용민 기자에게 보내는 메시지일 거라고 얘기해 숨겨진 뜻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에 김용민은 고민 끝에 최형사와 함께 갔던 헬스장 락커룸으로 갔고, 최형사가 사망 전 남기고 간 '블랙썬 사건 자료'를 발견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니 경찰들은 불법 거래된 마약을 소각하지 않고 방염액까지 뿌려가며 이를 블랙썬으로 공급하는 방식이었고, 경찰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던 것. 무지개 운수 식구들은 비현실적인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도기는 마약, 탈세 등 모든 불법을 일삼는 법의 사각지대인 블랙썬을 무너트리기 위해 평소보다 더욱 세밀하게 복수 계획을 세우게 된다.
온하준은 블랙썬 내에서 문제를 일으켰다는 신입 가드 이야기를 들으며 수상함을 감지. 사진으로 도기가 살아있음을 확인 후 금사회의 계획이 틀어질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도기의 설계가 마무리되고 무지개 운수의 본격 움직임이 시작됐다. 먼저 소각하는 척 빼돌린 마약을 블랙썬에서 거래하는 장면이 그려짐과 함께 최주임(장혁진), 박주임(배유람)이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위장 후 등장해 시청자들을 흥미진진하게 했다. 무지개 운수 식구들이 미리 바꿔놓은 밀가루를 VIP 마약거래에 쓰이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일당들의 범죄에 완벽 훼방을 놓았다. 이후 도기가 직접 블랙썬에 등장. 온하준과 날선 재회를 하며 이후 그려질 둘의 만남을 더욱 기대케 했다. 더불어 몰래 빼 온 마약을 박현조 캐비닛에 넣은 뒤 광역 수사대에 신고하고, VIP들의 집단 마약 투여 현장을 경찰이 급습하게 해 빅터를 비롯한 연루자들을 연행하게 했다.
이번 '모범택시2' 블랙썬 에피소드는 지난 2019년 연예계를 충격에 빠트린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 그리고 정준영의 성관계 불법 촬영 및 음란물 유포 사건을 모티브로한 내용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제훈은 그간의 에피소드들과 다르게 역대급 스케일과 다양한 죄목을 가진 조직을 소탕하는 일인 만큼 긴 호흡으로 이어진 복수를 물 흐르듯 소화해 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사건의 해결 후 법의 테두리 밖에서 이뤄지는 무지개 운수의 응징 방법에 대해 기자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이제훈은 복잡한 감정선을 표정만으로도 세세하게 표현해 깊은 공감을 얻었다. 이번 회 말미에서는 그려진 빌런들의 우두머리 박호산 배우와 만남을 예고하며 묘한 긴장감과 함께 결말에 치솟을 극강의 대립 속 화끈한 결말을 응원하게 했다.
현실에서 지지부진했던 승리와 정준영의 사건을 드라마에서나마 확실하게 응징하며 시청자의 쾌감을 극대화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