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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일방적인 예상, 정규리그 완패, 하지만 '겁없는 신예'들을 앞세워 결국 결승에서 이를 뚫어낸 것은 젠지 e스포츠였다.
지난해 서머 시즌 우승팀인 젠지는 분명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올해 스프링 시즌에선 T1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젠지는 정규리그에서 2경기 모두 패했고,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전 대결에서도 1대3으로 패하는 등 단 한번도 T1을 넘지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인 결승에선 분명 달랐다. 전날 열린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무서운 기세를 뽐내고 있는 KT 롤스터를 3대1로 잡아내며 이미 팀의 역대 최초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진출권을 따낸 젠지는 내친 김에 역대 11번째 LCK 우승컵을 노린 T1의 야망까지 꺾어버렸다. 12명의 국내외 LCK 중계진들이 모두 T1의 우승을 예측, 일방적으로 '언더독'으로 평가받았지만 이런 평가가 오히려 우승욕을 더욱 자극한 셈이 됐다.
팀 이름처럼 막내 '젠지'(Z세대)인 '페이즈' 김수환과 '딜라이트' 유환중 등 바텀 듀오의 맹활약에, '피넛' 한왕호, '쵸비' 정지훈과 '도란' 최현준 등 형들이 때로는 앞선에서 혹은 뒤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하며 승리를 합작했다. 특히 만 18세에 불과한 김수환은 올해 LCK에 데뷔했고 21세의 유환중은 이제 3년차인 신예급으로 올 시즌 팀에 첫 합류하는 등 두 선수는 젠지의 가장 약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LCK 첫 결승전 진출에도 불구, T1을 상대로 전혀 기죽지 않는 플레이로 MSI뿐 아니라 향후 시즌을 더욱 기대케 했다.
김수환은 1세트에서 무려 14킬, 2세트에선 10킬을 올렸고, 4세트에서도 9킬을 올리는 등 팀이 승리한 세트에서 공격을 주도하며 LCK 데뷔 첫 시즌에 우승까지 이르는 '로열로더'에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당연히 결승전 MVP도 김수환이 차지했다.
이날 결승전에는 9000여명의 관중들이 모여 경기에 앞서 LCK 스폰서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현장 프로모션 행사에도 참여했다. 우리은행은 경품 뽑기 이벤트와 LCK팀 사인 유니폼 전시, HP OMEN은 다양한 미니 경품 이벤트와 스트리머 팬 사인회, 로지텍은 로지텍 게이밍기어 전시와 미니 경품 이벤트, 오피지지는 승부 예측 이벤트, 중외제약은 핀볼 게임 이벤트와 포토월 운영, 몬스터 에너지는 음료 배포 및 룰렛 이벤트 등을 진행했다. 또 전국 33개 CGV 상영관에서도 결승전이 동시에 중계됐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