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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백종원의 백반집이 낯선 이탈리아 땅에서 첫 선을 보였다.
나폴리 1호점의 새 이름은 출국 전 정해졌다. 존박의 아이디어로 '한글 이름'을 하기로 했다. 주택가 인점 상권으로 나폴리 사람들을 한식으로 매료시킬 '나폴리 최초의 한식당', 백반집은 입구부터 예쁜 간판에 널찍한 홀이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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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폴리에서 영업 중인 아시안 음식점은 대부분 중국 일본, 식재료 역시 김치소스지만 일본제였다. 제대로 된 한식 재료는 '김' 뿐이었다. 하지만 백종원은 "마트는 내 놀이터다"라며 신이 나 마트를 누볐다. 재무 담당 존박은 "이거 몰래 빼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걱정했지만 이미 백종원을 경험해본 이장우는 "그래도 다 하시더라"라며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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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은 메인디시를 중심으로 그릇마다 들어갈 음식을 브레인스토밍하기로 했다. 장장 3시간 동안의 회의 지옥. 내일 팔 첫 번째 메뉴는 제육볶음으로 결정됐다. 백종원은 "전세계 유일한 우리의 식문화가 '쌈 싸먹는 문화'다"라 아이디어를 냈다.
현지 식재료로 만들어지는 제육쌈밥. 유리는 우리나라와 다른 현지 상추 크기에 에스프레소잔을 올리기로 해 백종원의 칭찬을 받았다. 매콤달콤한 제육볶음이 완성되고 백종원은 "열심히 해서 우리 한국 음식이 나폴리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자"라며 파이팅했다.
그때 다가온 동네 어르신은 "테이블에 의자를 내려라"라 조언했고 그제서야 문제점을 깨달은 존박은 급하게 테이블을 정리했다. 간혹 멈춰서 묻는 현지인들은 있었지만 들어오기까지는 역부족. 밖에 나가본 백종원은 바로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솔루션까지 해냈다. 백종원은 "한글이 있어야 한다"며 외부 메뉴판 뒷편에 '백종원 소유진 백용희 백서현 백세은' 가족의 이름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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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은 손님도 없는데 음식을 하더니 "알바생들 앉혀서 먹여라"라 했다. 한식이 낯설 이탈리아 사람들을 위해 신뢰감도 주고 시선도 사로잡겠다는 계획. 이어 들어온 손님은 와인을 주문하고자 했지만 와인이 구비되어있지 않은 상황. 손님은 시모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막걸리를 주문했다.
하지만 음식은 싹 비운 손님은 막걸리는 거의 먹지 않았고 위스키를 찾으며 "못 먹겠다"며 클레임을 걸었다. 존박은 "한국의 전통술이지만 안맞을 수도 있겠다"라며 손님의 말을 경청했다. 존박은 "막걸리는 바로 환불해드리겠다"라 했지만 손님은 거절하며 "와인과 맥주 없이 레스토랑을 한다는 게 이상하다는 거다. 제 생각에는 그렇다"라 전했다.
낮이건 밤이건 상관없이 항상 반주를 즐기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식당에서 테이블 세팅 시 당연하게 술잔이 세팅될 정도. 존박은 끝까지 "조언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정중하게 답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