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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그룹 엑소가 완전체 활동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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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은 첸백시의 이탈에 빅플래닛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SM은 지난달 31일 빅플래닛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그러나 빅플래닛은 "첸백시와 만난 적도 없고, 전속계약 등에 대해 어떠한 논의도 나눈 적 없다"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렇다면 MC몽은 왜 첸백시와 만나 논란을 자초한 걸까. 비록 여러가지 이슈로 방송가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지 한참 됐지만, MC몽이 연예계 마당발이었던 만큼 첸백시와도 오래 인연을 맺어왔고 연예계 선배이자 인생 선배로서 막역한 후배들의 고민상담을 위해 만났다는 설명이다. 순수한 친목 모임이었을 뿐 영입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박장근 대표 또한 SM으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뒤 "첸백시의 콧털조차 본 적 없다"며 펄쩍 뛰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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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백시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SM에게 '노예계약'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부 디테일을 살펴보면 아무래도 몇 가지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M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및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 및 권고하고 있는 표준전속계약서를 따르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엑소 전 멤버 황즈타오가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소송을 제기했을 때 1심, 2심 재판부는 물론 대법원까지도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른 계약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 아티스트에게 재계약을 강요해왔다기엔 소녀시대, 에프엑스 일부 멤버들이 다른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이후로도 SM 소속 멤버들과 함께 팀 활동을 하는 등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선례도 있다.
계약기간이 12~13년에 달한다는 주장 또한 마찬가지. SM 뿐 아니라 모든 기획사가 군 복무 기간을 계약기간에 포함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여러 의구심이 남는 가운데 SM도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하며 반격에 나섰다.
SM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말까지 1년 6개월여의 긴 협의를 거쳐 2022년 12월 30일자로 멤버 7인과 계약을 체결했다. 재계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멤버들이 선임한 대형 로펌 변호사도 함께 협의를 진행, 총 8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주고 받으며 단어 하나하나까지 협의를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산 문제에 있어 매월 정산을 진행했고 아티스트가 원하면 언제든 장산자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협조했고 지출 내역에 대해서도 별도 제공하기도 했다. 외부세력에 대한 제보를 받고 제3자에 자료가 유출될 것이 우려돼 사본 제공은 불가하지만, 정산자료 일체를 회계사 등 전문가를 동반해 열람할 수 있다고 했지만 열람 요청이나 외부에 자료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은 채 사본을 제공하지 않아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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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은 외부세력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SM은 "외부세력은 유언비어 중상모략 감언이설 등으로 당사 소속 아티스트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전속계약을 위반하거나 이중계약을 체결하도록 유인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갈등을 조장해 기존 팀을 와해시키고자 하는 속내도 숨겨져 있다. 이는 K팝 산업 전체의 건전한 미래를 위해 결코 용서 되어서는 안될 위법 행위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엑소 활동은 별개 문제다. SM과 엑소 모두 엑소라는 팀에 대해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SM은 기존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도중에도 정산요율을 2차례나 변경해 주는 특혜를 주기도 했으며 재계약 과정에서도 상당한 메리트를 안겨준 것으로 전해진다. 엑소 멤버들 또한 개개인의 요구사항이야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엑소가 최우선'이라는 마음은 같았고, 실제 재계약 과정에서도 엑소 완전체 활동을 최우선 가치로 놨었다는 후문이다. 일부 멤버들은 아직 계약 기간이 남은 가운데에도 먼저 재계약 협상 테이블에 앉기까지 했다고.
또한 멤버들은 군백기를 갖는 동안에도 틈틈이 엑소 완전체 활동을 준비해왔다. 군 복무를 마친 멤버들 위주로 전반적인 앨범 콘셉트나 기획 방향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군 복무 중인 멤버들은 휴가를 나와 또 함께 하는 식으로 오랜만에 함께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었던 만큼, 첸백시의 이탈은 더욱 뼈 아픈 일이 됐다. SM은 "엑소와 팬들을 지키기 위해, 나아가 모든 소속 아티스트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길을 열어놨다. 첸백시가 SM과의 갈등을 봉합하고 다시 엑소로 돌아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