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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가수 이효리가 '젊을 때 이효리'를 넘어섰다.
두번째 무대는 이효리다. 3주 전 연습실을 찾은 이효리는 과거 함께 했던 '나나스쿨' 댄서팀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이 중에서도 배상미 단장은 이효리의 곁을 20년간 지킨 동료로 이번에도 많은 힘이 됐다. 오랜만에 만나 근황 토크를 나누던 가운데, 배윤정은 "무대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길이 없잖아. '서울 체크인' 보면서 공연을 할 거 같았다. 나 기도했다. 무대 서게 해달라고. 통화하는데 울었다"고 고백했다.
생각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던 이효리에게 배윤정도 "이제 한 곡하면 힘들다. 춤을 안추고 운동을 안 하니까 계속 다운된다. 기분도 몸도 다운된다. 우린 안 움직이면 늙는다"고 토로했다. 또한 이효리는 "다들 신나한다"라며 멤버들의 심경을 전하며, " (나이를 먹어도 마음은) 똑같다"라고 말했다.
비교적 가장 최신곡인 화사의 '멍청이'에 가장 큰 호응이 이어졌다. "솔로곡으로 저에게 날개를 달아 준 곡이다"라며 '멍청이'를 선정한 이유를 밝히며, "'멍청이'는 좋은 의미의 멍청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완선은 과거 혼자 하던 안무를 댄서들과 함께 채워 가는 과정을 겪었다. 댄서팀과 완벽한 호흡은 물론, 나이를 잊은 퍼포먼스를 선보인 김완선은 "최근에 가장 행복한 날인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이효리는 김완선의 무대와 무대를 준비하는 엄정화의 모습을 보며 많은 감정이 교차한 듯 울컥한 듯 눈물을 훔쳤다. 이후 그는 "한발 떨어져 있다가 다시 와서 보니까, 객석에서 보내준신 것도 사랑이고, 저희가 여러분에게 드린 것도 사랑이었다. 많은 분에게 사랑을 받았구나 생각을 다시 했다. 여러분 사랑 훔치러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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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무대는 군항제의 꽃 '군악의장 페스티벌'의 폐막식이다. 오랜만에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린 엄청난 규모의 공연이라 긴장감을 더한 가운데, 관객들이 끝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도록 15분 내 특설무대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 더욱이 악기까지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몰아쳤지만,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지켰다.
보아 'No.1'부터 이효리 '10 Minutes', 화사 '멍청이',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의 순서로 공연이 이어졌다. 이효리는 사전 인터뷰에서 "또 언제 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라며 이번 무대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나는 과거를 별로 보고 싶어 하지 않은 사람인데, 나의 경쟁자는 젊을 때의 이효리다"라고 말하기도. 20년 전으로 돌아간 이효리는 안무팀까지 완벽하게 재현해내며 자신의 젊은 시절 이효리를 넘어섰다.
"이번엔 진짜 뭔가 만들고 싶다. 자꾸 심장이 뛴다"라며 누구보다 넘치는 의욕을 보였던 엄정화는 본격 공연이 시작된 뒤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마지막 순간까지 안무 연습을 반복하며 무대를 준비했다. 보아는 "정화 언니 나오니까 갑자기 배우 시상식 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엄정화는 음악이 흐르자마자 특유의 몰입감 높은 표정으로 '배반의 장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