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악귀' 김은희 vs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동성애' 임성한.
우승 고지 첫발은 김은희 작가가 내딛었다.
지난 23일 첫방송 된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제작 스튜디오S, BA엔터테인먼트)가 '김은희 장르'의 강렬한 귀환을 알린 가운데, 시청률 대박을 터뜨렸다. 수도권 가구 10.8%, 전국 가구 9.9%, 순간 최고 12.8%를 기록했다. 첫 방송부터 단숨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나타내며 동시간대 및 금요 전체 프로그램 1위에 오르는 등, 대박의 포문을 열었다. 채널 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 역시 4.1%를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붉은 댕기, 옥비녀, 흑고무줄, 푸른 옹기조각, 초자병, 금줄 등 민속학적 소재가 의문을 촉발하는 단서로 제시되면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귀신을 내세운 한국적 오컬트에 보이스 피싱과 몰카 등 사회적 이슈를 녹여낸 김은희 작가의 필력은 '역시 김은희'란 소리가 절로 나오게 했다.
극중 악귀가 붙은 사람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 무조건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주인공 산영 또한 배달에 대리 운전까지 하루 24시간 알바를 하며 생계를 책임지는 공시생이다. 그런 그녀에게 숨겨져있던 욕망을 실현해주며 자신의 존재를 키워가는 악귀란 설정. 이 기발하고도 매력적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 김은희에게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두말하면 잔소리 김태리의 신들린 듯한 열연과 오정세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연기는 이야기에 빈 틈을 허락하지 않는 완성형 재미를 안겨줬다.
23일 첫 방송은 구산영에게 악귀가 붙는 과정과 그 악귀에 대한 악연을 지닌 해상(오정세 분)의 만남이 그려졌다. 구강모를 조종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든 악귀는 유품으로 남겨진 '붉은 댕기'를 통해 산영에게 붙었다. 그리고 그녀는 의식하지 못하나 숨어있는 욕망을 들어주며 자신의 존재를 키웠다. 보이스피싱범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자, 산영에게 붙은 악귀는 구강모 때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목을 매게 만든 것. 그사이 "내가 죽으면 내 딸, 산영을 도와달라"는 강모의 편지를 받았던 해상은 산영을 우연희 강모의 상가에서 만났다. 그 뒤 해상은 산영에게서 몇 십년 전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발견하고, 산영은 자신의 주위에서 또 다른 사람이 죽자 해상의 말을 믿기 시작하고 결국 귀신을 목격하는 강렬 엔딩으로 2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
'아씨 두리안'은 인기 드라마 '보고 또 보고', '인어 아가씨', '하늘이시여' 등을 탄생시킨 '언어의 연금술사' 피비(Phoebe, 임성한)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판타지 멜로인 만큼 기본 피비 작가 팬들이 일단 첫회는 지켜볼 것. 여기에 드라마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등을 통해 흥행 히트작들을 총괄했던 신우철 PD가 연출을 맡아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예고편 등에서 암시된 고부간 파격 동성애 코드 등으로 인해 일단 호기심 자극면에선 이미 최고 점수를 받은 셈이다.
제작진은 "'아씨 두리안'은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극강의 중독성을 선사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몰입력, 흡입력, 파급력에 있어서 '대체불가'한 피비 표 최초 판타지 멜로 드라마 '아씨 두리안' 첫 방송을 기대해 달라"고 자신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