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10년째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내가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상처를 고백했다.
남편은 "어떻게든 아내와 잘살아 보고 싶다. (아내가) 한 번 실패했으니 두 번 실패하기는 그렇다. 근데 서로 부딪히기만 하니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바꿔볼 수 있을까 궁금해서 신청했다"며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아내도 "이 결혼 생활이 행복하고 이 사람이 나의 울타리가 되어줘서 예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전했다.
|
|
|
|
아내는 "병 뒤에 숨지 말라"는 남편의 말에 "몸이 아픈 건 견딜만하다. 가슴이 더 아프다. 마음의 상처는 약이 없다"고 토로했다. 알고 보니 아내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상처가 있었던 것.
아내는 "2012년 여름 8세였던 아들이 과자 사 먹으러 혼자 나갔다가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 후진하던 택배 차량에 부딪혀 하늘나라로 갔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 사고를 믿을 수 없었다는 아내는 "내 눈으로 봐야겠더라. 안 믿겼다. 안치소에서 꺼내서 보여달라고 했는데 애가 한쪽 눈을 뜨고 있었다. 엄마 보고 눈 감으려고 그랬는지 눈을 안 감았다"며 "'엄마 봤으니까 가'라고 했는데도 한쪽 눈을 계속 안 감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나중에 감았다"며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아이는 내가 태어나서 유일하게 잘한 일이었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다. 내 심장이다"라며 오열했다.
|
|
|
|
심장 같았던 아이를 잃고 방황하던 중 남편과 시어머니를 만난 아내. 특히 시어머니는 남편과의 결혼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가 될 정도로 애틋한 사이였다고. 아내는 "솔직히 어머님 때문에 결혼한 거다. 인연이었는지 시어머니를 보자마자 좋았다. 난 재혼이고 아들은 장가도 안 갔으니 반대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도 전혀 없으시고 날 딸처럼 여겨주셨다"며 "완벽한 엄마였다. 천사 엄마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는 버팀목이었던 시어머니마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또다시 큰 상실을 겪었다.
오은영은 먼저 아이를 떠나보냈을 당시 아내의 심정을 헤아렸다. 아내는 "내가 이혼 안 하고 키웠으면, 내가 데리고 있었으면 안 죽었을 텐데 내 잘못 같아서 더 말을 못 꺼냈다. 내가 못 지켜줬으니까"라며 아이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토로했다. 이에 오은영은 "너무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순간순간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 이런 경우에는 순간순간에 대한 죄책감이 남는다. 내 탓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 마음을 이해한다"며 "근데 너무 불행하고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나친 죄책감과 자책은 하늘에 있는 아이가 엄마가 그러지 않길 바랄 거다"라며 아내의 마음을 보듬었다.
또 시어머니의 존재에 대해서는 "다시금 세상과의 연결 고리를 갖게 하고 추스르게 한 가장 큰 이유다. 시어머니는 아내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주신 분이다. (아내는) 다시금 살아갈 끈을 잡은 마음이었을 거다. 근데 세상 살아갈 마음의 힘을 얻게 하는 귀하고 소중한 존재가 갑자기 없어지게 된 거다. 아내는 아직 다시 세상을 살아갈 이유를 못 찾고 있는 거 같다"며 아내의 공허한 마음을 헤아렸다. 이어 "분명히 남편을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남편은 아직은 아내에게는 단단한 존재가 못 되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