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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가 행복한 은퇴 후 일상을 전했다.
김연아는 앞서 '유퀴즈'에 출연한 남편 고우림을 언급하자 "(모니터링) 당연히 했다"면서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에 포레스텔라를 많은 분들께 알릴 계기가 된 것 같아 섭외가 왔다고 해서 저도 좋아했고, 멋진 분들인데 좋은 프로를 통해 보니 기분이 좋더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남편 고우림의 '새삥' 댄스에 "안 그래도 가기 전에 왠지 시킬 것 같다고 걱정하더라. '시키면 해야지 뭐 어떡해' 했다"고 여전한 카리스마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김연아가 캐나다의 한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영상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이상화 언니가 스케이트를 타보라고 한 곳인데, 기회가 됐다"면서 캐나다 한국 수교 60주년 명예대사가 된 근황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18년째 금융광고 모델인 김연아는 "선수생활 만큼이나 했네"라면서 "1년씩 계약한다"고 밝혔다. 은퇴 후 김연아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새벽 3~4시에 자고, 12시쯤 일어난다"는 하루 일과를 이야기했다. 선수시절 '빵'을 좋아해 체중 조절에 힘들었던 그는 "빵을 잘 안먹게 되더라. 밀가루, 튀긴음식을 못 먹게 해서 먹고싶었던 것 같다"고. 하지만 "라면의 맛을 알아서 너무 괴로웠다"는 김연아는 "지금은 라면을 종류별로 사서 먹는다"고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선수 시절엔 야식 개념 자체가 없었다"라면서 "지금도 체중 조절을 하고 있긴 하지만, 가끔 한 번씩 먹긴 한다. 야식의 맛이 있더라"고. 또 "집순이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점점 집순이 스타일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에 받은 택배는 빈티지 커피잔에 꽂혀서 샀다"는 등 털털하고 솔직한 입담을 자랑했다.
김연아는 "한동안 운동을 안 하다가 치료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면서 "운동이 꼴도 보기 싫은 쪽인데, 살기 위해 건강을 위해 딱 살 정도만 운동을 하고 있다"고. "운동 총량을 다 쓴 것 같다"는 그는 "타고난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선수할 때도 체력이 늘 문제였고, 끌어올리기 위해 운동을 많이 했다. 마지막엔 소원이 숨이 안 찼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지금은 숨 좀 차야한다고 하더라. 걷기 운동이라도 하려고 워킹 머신을 집에 샀다"고 이야기했다.
김연아는 '올포디움' 대기록에 대해 "밖에서 보면 결과가 화려하고 드라마틱해보이지만, 그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은 드라마틱하지 않다. 결과에 대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성격이다"라면서 "무덤덤한 성격이 스포츠에 잘 맞았던 것 같다. 영향을 안 받진 않지만, 덜 받는게 정신적으로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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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기록, 최초의 기록 등을 많이 세운 그는 경기 전 하는 기도에 대해 "경기 준비하면서 부상, 우여곡절이 많아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다"라며 "중학교때쯤부터 부상을 달고 살았다. 근데 선수들은 아파도 경기를 해야 되니까, 경기때 어떻게든 통증을 줄여서 하게 된다. 부상이 일상이었다"라며 기록을 세우기까지의 고충에 대해 털어 놓았다.
또한 전 국민에게 받는 기대와 부담에 대해서도 "'올림픽은 하늘이 정해주는거다'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올림픽 한 번으로 내가 쌓은 것들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거다라고 생각한다. 메달을 못 따는 것이 세상이 무너지는 일은 아니니까 늘 하던데로 하자라고 컨트롤 했다"라면서도, 금메달 경기 후 흘린 눈물에 대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마인드 컨트롤은 했지만 저도 간절함은 있었다. 이 과정을 거쳐서 결국에는 됐구나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21살의 나이에 세계정상에 오른 김연아는 "최근에 '진짜 어렸구나 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린애가 열심히 살았구나 생각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김연아는 "슬럼프는 늘 있었다. 슬럼프가 있어도 그냥 가야 되니까. 답이 없는데 다 함께 고민하면서 살얼음판을 걸었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그 시절엔 '해야 돼 그냥 가야 돼' 다른데 눈 돌릴 여유가 없어서 정신적으로 더 단단해졌다. 그게 일상으로 살았던 것 같다"고 덤덤히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소치 올림픽 마지막 갈라쇼 후 두 손을 모은 채 경기장을 바라보던 표정에 대해 김연아는 "작품의 연기를 한 거였다. 솔직한 이야기로 이제 진짜 끝이다 이제 놀면 돼 이제 해방이다 생각했다"는 반전 심경으로 또 한번 웃음을 안겼다. 그는 "그날 저녁에 뭘 했든지 간에 행복했을거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라며 "선수 생활에서 아쉬웠던 점은 진짜 없다. 턱 끝에 차오를 때까지 했으니까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었다"고 이유를 이야기했다. "내가 한 번도 대단하다 생각 안했는데, 소치 올림픽에서 버틴게 진짜 대단하다 생각했다. 이 이상 이룰 동기가 없었다. 가장 좋은 곳 높은 자리에 섰으니까, 다시 한 번 올림픽을 나가는게 흔치 않은 일이다. 잘 마무리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목표를 세우는 스타일이 아니다. 아무생각 없이 사는 스타일이다"라면서 "목표를 정해진 삶을 살았다. 이른 나이에 열심히 살아서, 남들이 달리는 시기에 잘 쉬고 있다. 요즘은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과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까 생각한다"라며 현재의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어머니가 시작부터 매달려서 함께 했다. 코치님들보다 엄마가 더 잘 아신다. 항상 경기를 분석하고 해결하고 준비하시는 성격이다. 어머니의 통제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제일 큰 여향을 받은 사람이 어머니다"라며 가족들의 희생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도자의 길'에 대해 "하고는 싶었다"는 김연아는 "저보다 경력이 더 오래된 선생님들이 계시고, 선수가 부담이 될 것 같다. 이 자리에서 코치를 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특히 김연아는 '자녀가 피겨를 하고 싶다면'이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절대 절대 안된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했으니까 안 돼", "굳이 그거를 또 하게 하고 싶지 않다"라고 단호히 말해 웃음을 안겼다.
"행복합니다"라는 김연아는 "신비주의는 아닌데, 어릴때부터 많이 노출이 됐다.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방송에서 보는게 꼴 보기 싫더라. 오늘은 수다 떨듯이 얘기한 것 같아서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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