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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서장훈이 트랜스젠더 엄마의 고민에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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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혼 후 여러 가지 상황을 겪으며 뒤늦게 진짜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됐다는 사연자. 그는 "결혼 후 버거운 부분이 많았다. 회사 생활하면서 몸이 많이 아팠고, 그런 와중에 형제도 아파서 먼저 떠나게 됐다. 전 부인이 외국인인데 한국말을 잘 못해서 10년간 케어해야 했다. 또 첫째 아이가 중증 자폐를 앓고 있어서 아예 말도 못 하고 대소변도 못 가리는데 그런 상황에 부모님도 모셔야 했다. 웬만한 남자들보다 돈도 잘 벌어야 했고, 엄마 역할도 잘해야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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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연자는 "둘째, 셋째가 딸인데 두 딸이 너무나도 좋아해 준다. 전에는 찜질방, 워터파크 같이 가는 걸 못 해 줬는데 지금은 수술까지 마친 상황이라 다 해줄 수 있으니까 너무 좋아한다. 주중에도 학부모 상담이나 녹색학부모회도 한다"며 엄마의 역할을 하면서 사는 삶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연자는 "주변에서 이해해 주지 않는 사람들은 많이 떠났다. 거의 80% 이상은 떠난 거 같다. 처음에는 다들 괜찮다고 하다가 다들 변해가고, 여성스러워질수록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당당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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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연자는 본인의 정체성을 찾고 행복한 삶을 살면서도 세 아이가 자라면서 받게 될 상처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는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어 걱정이다. 나와의 관계에서 상처받는 게 아니라 이 사회에서 이해 못 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이들이 지금은 어리지만 커서 어느날 가정이 다르다는 걸 자각했을 때 위축되고 상처받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서장훈은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누구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본인의 선택이고 행복인 거다"라며 "근데 사람의 욕심이 처음에는 일단 여자가 되어야겠다는 게 먼저였고 되고 보니까 이젠 아이들이 걸리는 거다. 바람이 점점 더 커지는 거다. 근데 떳떳하고 당당함과는 다른 얘기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서 가능하지만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여러 가지로 생각이 바뀔 거다. 아이들이 '이제 학교 오지 마'라고 하는 날도 올 거다. 그때 본인이 엄청나게 상처받고 슬퍼할 거다. 그러니까 내가 왜 이럴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잘 이해시키고 몇 배 이상으로 아이한테 잘해줘야 한다"며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이어 "트랜스젠더 향한 시선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바뀌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소수다. 그걸 견디고 인내하고 점점 세상이 바뀌길 바랄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과의 교감만 좋으면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처는 받지 마라. 본인이 선택한 게 있으니 그만큼 감당해야 할 일도 있는 거다. 그걸 세상이 나한테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건 차근차근 변해가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