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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고난이 커질수록, 짠내가 묻어날수록 흥행하는 충무로 대표 '고난 전문 배우' 하정우(45)가 피땀눈물 가득 담은 '비공식작전'으로 다시 한번 흥행을 정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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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에 이어 곧바로 '비공식작전'으로 촬영을 이어가며 그해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는 "'비공식작전'은 2018년 추석 때 김성훈 감독에게 처음 제안을 받아 2020년 3월 크랭크 인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져서 연기가 됐다. 결국 2022년 2월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그때가 '수리남' 촬영 직후였다. '수리남'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촬영했고 곧바로 '비공식작전' 때문에 모로코로 넘어가면서 오래 해외에 있었다. 내 느낌에는 오랜 시간 집을 떠나 해외에 있다가 돌아오니까 마치 군대 갔다 온 느낌이 들더라. 배우로서 작품을 하고 그 시간을 보냈다기보다는 오히려 군대 갔다는 느낌이 가까웠다. 단편적으로 힘들었다기보다 뭔가를 해냈다는 느낌이 더 크다. 또 뭔가를 졸업했다는 느낌도 있다. 더불어 한 챕터가 끝난 느낌도 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심정이 컸다"고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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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비공식작전'도 고생담은 많았다. 주지훈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나는 그런 스포츠에 1도 소질이 없다. 오래된 택시에서 카체이싱을 진행했는데 안전벨트를 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무술팀에서 따로 허리에 안전장치를 해준 상태로 촬영에 임했다. 주지훈은 믿지만 오래된 차를 믿을 수 없었다. 택시에 탑승했을 때 에어컨도 나오지 않았고 주지훈이 아무리 운전을 잘해도 브레이크가 자꾸 밀렸다. 매번 차에 탑승할 때마다 예민해지고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또 건물에 매달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내가 너무 걱정하니까 스태프가 와이어 줄을 남들 두 개 달 것을 세개 달아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들개에 쫓기는 촬영도 쉽지 않았다. 들개를 데리고 온 훈련사는 우리에게 '잘 훈련된 개다'라고 했지만 체감상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얼마나 공포였으면 훈련됐다는 개들이 눈빛이 훈련된 눈빛이 아니었다. 영화 속에서 필사적으로 뛰는 모습이 실제 내 마음이었다. 개들이 이성을 잃을 정도로 열연했다. 아마 '비공식작전' 촬영 중 들개 장면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공포였던 장면이었다"고 웃픈 상황을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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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의 원픽 배우로 사랑받는 비결도 털어놨다. 하정우는 "김성훈 감독이 나에 대해 갖는 신뢰는 현장에서 열심히 해서 믿어주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모든 배우가 열심히 하겠지만 내 경우는 김성훈 감독과 리딩할 때부터 1인 다역으로 여러 번 시나리오를 읽는다. 김성훈 감독에게 끈질기게 질문을 하고 함께 분석한다. 누군가는 오지랖으로 보겠지만 작품에 있어서 심도 있게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그런 부분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하정우는 전작 '신과함께' 시리즈를 함께한 김용화 감독의 신작 '더 문'과 같은 날 맞붙 경쟁을 펼치게 된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하정우는 "어제(23일) 주지훈과 '비공식작전' 무대 인사 도는데 극장에 '더 문' 포스터가 보이더라. '더 문' 포스터 앞에서 사진 찍어서 김용화 감독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김성훈 감독, 주지훈과 이야기를 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우리가 '더 문'과 같은 날 개봉을 안 했다면 '더 문' 개봉에 우리가 응원을 마음껏 할 수 있고 반대로 김용화 감독도 우리를 응원하러 오는 훈훈한 광경이 펼쳐졌을 것이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친분을 떠나 아무래도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경쟁을 해야 한다는 피치 못할 상황이 펼쳐졌다. 서로 불편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아쉬울 뿐이다. 류승완 감독과도 친분이 큰데 서로 메시지를 주고 받으면서 올여름 극장 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올여름 극장이 너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서로 했고 같이 부흥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다 같이 파이팅 하자'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서로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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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