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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추석 극장가 기대작으로 등극한 블랙 코미디 영화 '거미집'(김지운 감독, 앤솔로지 스튜디오·바른손 스튜디오 제작)이 예상치 못한 송사에 휘말리게 됐다.
법정에서 유족들은 "김지운 감독이 과거 인터뷰에서 김기영 감독을 모티브로 했다고 말했고 지난 5월 열린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분에 '거미집'이 초청됐을 때도 배역 이름에 대해 지금의 김 감독이 아니라 '김기열'로 제작됐다고 언급했다. 이름은 물론 안경을 낀 채 파이프를 물고 있는 외양까지도 김기영 감독을 연상케 한다"고 밝혔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감독이 검열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개봉을 보름 앞둔 상황에서 고 김기영 감독의 유족들이 '고인 모독'을 이유로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걸면서 개봉에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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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만 '거미집'에 묘사된 주인공은 시대를 막론하고 감독 혹은 창작자라면 누구나 가질 모습을 투영한 허구의 캐릭터다. 앞선 인터뷰에서 김기영 감독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 아니라고 밝혀왔고 홍보에 사용한 적도 없다"며 해명했다.
제작사의 입장은 이렇다. '거미집'은 1970년대 충무로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보니 김지운 감독이 70년대 영화계를 자연스레 오마주했다는 것. 그 이유로 70년대 충무로를 대표하던 감독 김기영 감독의 느낌이 풍겨날 뿐 모티브로 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유족들이 언급한 영화 속 캐릭터 외양에 대해서도 "뿔태 안경과 더벅머리로 묘사되는 외양은 그 당시 영화감독의 일반적인 외양 묘사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우선 유가족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집중하고, 앞으로 진행되는 홍보 마케팅 과정에서도 오인의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당부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