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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범죄도시' 복붙→장르 실종?"…'거룩한 밤' 마동석이 갇힌 자기복제의 늪(종합)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5-05-01 17:05


[SC인터뷰] "'범죄도시' 복붙→장르 실종?"…'거룩한 밤' 마동석이 …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마동석(54)이 또 한 번 스스로 만든 틀에 갇혔다. '범죄도시' 시리즈에 이어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까지, 여전히 익숙한 액션과 뻔한 서사를 반복하며 극장가의 문을 두드렸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이하 '거룩한 밤')는 어둠의 해결사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으로, 임대희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2021년 촬영을 마친 후, 4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마동석은 "개봉 시기를 투자 배급사에서 정하는 거라, 저희는 기다리는 입장이었다"며 "'범죄도시'로 3년 연속 봄에 관객들과 만났는데, '거룩한 밤'도 봄에 개봉한다고 해서 '오, 그렇구나' 했다. '범죄도시'와는 또 다른 장르여서,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SC인터뷰] "'범죄도시' 복붙→장르 실종?"…'거룩한 밤' 마동석이 …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스틸.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해부터 극장가에 K-오컬트 장르의 영화가 쏟아지면서, 관객들의 기대치도 한층 높아졌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에 이어 '거룩한 밤'으로 맨주먹 액션 연기를 이어간다. '범죄도시'는 범죄 액션, '거룩한 밤'은 오컬트 액션으로 장르적 외형은 다르지만, "결국에는 껍데기만 바뀐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거룩한 밤'의 기획, 제작을 맡은 마동석은 "'범죄도시' 1편이 개봉하기 전 '거룩한 밤' 시나리오 작업 기간을 가졌다"며 "그동안 현실 베이스의 이야기를 많이 다뤘다 보니, 가끔 이런 판타지물이나,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원래부터 공포나 오컬트 장르에 관심이 있었고, 할리우드에선 다크 히어로물에 예산을 많이 들여서 제작하지 않나. 이 두 가지 장르를 접목시켜서 영화를 만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와 달리, '거룩한 밤'에는 여러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다만 이 변화가 단순한 역할 배치에 그치지 않고, 관객들에게 서사적 설득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동석은 "'범죄도시'를 만들 때 제가 직접 형사들과 만나 인터뷰를 해보니, 빌런 역할은 남성 배우들이 맡는 게 맞더라. 그래서 여성 캐릭터들을 작품 안에서 부각시키기가 힘들었다. 반면 '거룩한 밤'은 여성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정지소는 빙의되기 전 정말 착하고 귀여운 친구여서 나쁜 짓을 했을 때 구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했다. 제가 빙의됐다고 하면 너무 무섭지 않나(웃음). 지소 같은 친구가 연기하면 캐릭터가 변화되는 과정을 폭넓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SC인터뷰] "'범죄도시' 복붙→장르 실종?"…'거룩한 밤' 마동석이 …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어 서현을 본연의 이미지와 정반대인 역할에 캐스팅한 이유도 전했다. 마동석은 "예전에 소녀시대 수영하고 '38 사기동대' 촬영을 같이 한 적 있었는데, 서현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하더라. 서현은 몸에 나쁜 건 잘 안 먹고, 굉장히 올바른 친구이지 않나. 이런 친구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을 때 조금 더 힘 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손석구처럼 서현에게도 그런 (반전) 매력이 있을 것 같았다. '범죄도시' 빌런 계보는 윤계상, 손석구, 이준혁으로 이어졌는데, 악한 모습을 안 보여줬던 사람이 악역을 연기해야 더 에너지가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SC인터뷰] "'범죄도시' 복붙→장르 실종?"…'거룩한 밤' 마동석이 …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로 국내 시리즈 영화 최초 '트리플 천만' 스코어를 달성했다. 앞선 흥행 성적표로 인한 부담감은 없는지 묻자, 그는 "저한테 기대 걸지 말아 달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러면서 "'범죄도시' 새 시즌은 내년에 촬영할 예정이고, 현재 5편~8편 대본 작업을 하고 있다"며 "'범죄도시'가 운 좋게 연이어 천만 관객을 동원하긴 했지만, 말이 안 되는 스코어여서 또다시 그런 일이 벌어질진 모르겠다. 근데 아마 그런 일은 없을 거 같다. 극장가 상황이 많이 힘들지 않나. 저도 팝콘을 들고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하는데, 작품 수가 적어져서 속상하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제작자들의 소원은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다음 작품을 만드는 거다. '거룩한 밤'을 만들 때도 오랜 기간 공을 들여서 준비했다. 영화를 잘 봐주시면, 저보다 더 훌륭한 제작자나 후배 배우들이 '아 관객들이 이런 영화를 좋아해 주시는구나'하고 더 큰 힘을 얻게 될 것 같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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