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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극장 산업은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체 관객 수는 약 1억2천312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돼 1∼3월 누적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했다. 특히 한국영화 관객 수는 큰 폭으로 줄었다. 상반기 기대작으로 주목받은 봉준호 감독의 '미키17'도 300만 명을 간신히 넘겼을 뿐이다. 이는 영화 자체보다 관객의 극장 이탈이라는 추세를 반영하는 상징적 사례다. 위기감은 극장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관람객 감소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이 관람객을 대거 빼앗아갔다.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등에서 고화질 콘텐츠를 시간·장소 구애 없이 시청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처럼 전 세계적 화제작들이 극장이 아닌 OTT에서 첫 선을 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영화 관람료는 각종 할인혜택 등을 반영하면 평균 1만 원선이다. 여기에 음료·스낵까지 곁들이면 2만5천 원∼3만5천 원이 소요된다. 중간 규모 영화의 부진, 다양성 영화의 축소 등 콘텐츠 약화 현상도 관객층을 좁히고 있다.
jongwo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