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오광록이 7년 만에 재회한 아들의 눈물에 마음 아파했다.
이혼 후 30년 가까이 아들과 같이 산 적이 없다는 오광록은 "일상적인 시간을 함께 보낸 기억들이 부재하다 보니까 (아들과) 더 멀어지게 됐다"며 "(아들과 통화하려면) 그때는 휴대 전화가 있던 시절이 아니니까 집으로 전화해서 전화를 바꿔줘야 하는데 내 의지대로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떤 식의 표현이든 바보 같고 못난 소리 같다. (아들과의) 만남을 해결하지 못한 아빠가 어떻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과 코로나 전에 보고 (안 본 지) 7년쯤 됐다. (아들에게) 전화해도 잘 안 받고 톡을 해도 답장이 없다"며 "'시원이 마음의 날씨가 안 좋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
아들은 "아빠와 나는 유년기, 청소년기에 가졌어야 할 유대감이 없다"고 말해 오광록을 당황하게 했다. 그는 "아빠는 나한테 존재감이 없었다.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사람이고 있느니만 못한 사람이었다. 초 1, 2학년 때만 해도 '아빠 어딨어?', '아빠 언제 와?'를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는데 어느 순간 아빠는 없는 존재였다. 너무 사소한 일상의 기억이 없다"며 어린 시절 상처를 꺼냈다.
하지만 오광록은 "아빠는 너보다는 너에 대한 유대감이 깊다. 네가 태어나기 전의 시간부터 널 외가로 보내기 전의 시간까지 아빠에게는 다 있다"고 말했다. 아빠를 향한 그리움이 원망이 되어버린 아들은 "아빠의 연락을 자꾸 피하게 되는 게 화가 나서 인것 같다. 그게 내 표현이었던 거 같다. 너무 화가 나서 연락을 안 받거나 답장을 안 했다. 아빠 전화뿐만 아니라 친할머니 전화도 안 받았다. 차라리 아빠한테 화내야 했는데 입 밖으로 꺼내야 하는데 안 하다 보니까 곪아있던 거 같다"고 고백했다.
|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받은 상처와 이후 겪은 생활고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아들은 과거를 떠올리며 결국 눈물을 쏟았다. 처음으로 아들의 상처를 알게 된 오광록은 손을 잡으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아들은 "다 큰 성인이 돼서 아빠를 봐도 나의 유년 시절 기억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다"며 "엄마가 얼마나 혼자 힘들게 지냈고, 내가 그런 엄마를 보면서 얼마나 심적으로 괴롭고 힘들었는지에 대해서 아빠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 혼자 아이 키우는 거 힘든 거 알지 않냐. 어떤 것도 엄마의 세월을 보상할 수 없고, 나의 유년 시절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빠가 엄마한테 한 번쯤은 그 시절은 살아내느라 고생 많았다고 진심 어린 태도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며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오광록은 "어른들의 이야기지만 네 엄마가 언제나 너한테 최선을 다했다는 건 항상 생각하고 있다. 내가 뭐라고 엄마한테 최선을 다했다는 말할 자격이 있겠냐. 당연히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가슴에 담아 두었던 해소하지 못한 말들을 거침없이 툭툭 내뱉고 그 생채기가 나한테 나고 시원이의 화가 풀린다면 나한테 풀어 던지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들은 7년 만에 아빠와 이야기를 나눈 소감에 대해 "편하지는 않지만 못 할 것도 없겠다 싶다. 그리고 좀 더 이야기해 버릇해야겠다 싶었다. 이 관계를 이대로 두고 싶지는 않다. 이런 마음으로 계속 있고 싶지는 않다. (못했던 이야기를) 나눠야만 마음이 풀릴 것 같다"고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