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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영애(54)의 행복한 스트레스.'헤다 가블러'다.
용기있게 도전했지만,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두려움도 상당했다. 그동안 영화, 드라마에서 다양한 연기를 펼쳐왔던 이영애도 무대가 두렵기는 했다고. 이영애는 "체력적으로는 힘들었다. 3~4kg 정도가 빠진 것 같다. 체력을 보강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제가 좋아서 선택한 것이기에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고 행복한 다이어트라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이 연기를 하면서 대사를 까먹는 꿈도 꾸고, 극장에서 관객들이 다 나가버리는 꿈도 꿨다. 그러면서 '영애 씨, 그렇게 하면 안돼요' 이러기도 하고. 마치 그게 실제인 줄 알았다.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꿈에서도 '이게 꿈이면 너무 좋겠다'면서 엉엉 울었다. 그런데 그게 꿈이었다. 다시 일어나서 책을 들고 그랬는데, 있던 약속도 다 취소하고 제가 너무 쉽게 생각했었다고 느꼈다. 어디가면 다들 '너무 힘들지 않냐'고 하시는데, 너무 힘들다. 그런데 너무 너무 너무 재미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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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는 "헤다의 많은 부분들이 제 안에도 있는 것 같다. 저도 보지 못했던 연기의 즐거움이란 그런 것이다. 내 안에 나도 몰랐던 나를 끌어올려서 스스로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제가 어디 가서 눈을 부라리며 '널 불태울 거야' 하는 걸 해보겠나. 저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연극적으로도 느낀다. 굳이 제 안에 헤다가 있다면, 누구나 그런 악한 마음은 있을 수 있다. 악플 다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다가 넘어져라' 생각해보기도 하고 뉘우치기도 하고. 사람 마음이 다 똑같지 않을까. 헤다가 있다고 하지만, 작은 헤다일 수도, 큰 헤다일 수도 있다. 크기가 다를 뿐이지 누구나 헤다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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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재미, 그걸 넘어 연극에 대한 재미까지 느끼고 있는 이영애다. 이영애는 "연극 무대에 자주 오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좋은 기회가 있으면 할 것 같다. 멋진 대극장에서 연기를 해봤으니, 다음에는 관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고, 눈빛도 오고갈 수 있고, 호흡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소극장 무대에서의 공연까지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