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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숙취 남는 영화"…감독 퇴출 '소주전쟁', 내홍 딛고 관객 취하게 만들까(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5-05-29 16:40


[SC현장] "숙취 남는 영화"…감독 퇴출 '소주전쟁', 내홍 딛고 관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감독과 크레딧 전쟁을 치른 '소주전쟁'이 내홍과 별개로 부드럽고 후레시하게 관객을 취하게 만들 수 있을까.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와 오로지 수익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영화 '소주전쟁'(더 램프 제작).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소주전쟁'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회사가 곧 인생인 국보소주 재무이사 표종록 역의 유해진, 성과만을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최인범 역의 이제훈, 파산 위기에 몰린 국보그룹 회장 석진우 역의 손현주,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홍콩 본부장 고든 역의 바이런 만이 참석했다.

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으로 그룹이 해체된 진로그룹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소주전쟁'은 국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한국의 대표적인 술 소주를 만들고, 지키고, 삼키려는 자들의 이야기를 다채로운 시각에서 그려냈다. 그동안 영화, 드라마, 온라인 콘텐츠 등 국내 대중문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국민 술' 소주를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중심에 꺼내 드라마틱한 사건을 토대로 펼쳐내 공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취하는, 술맛 나는 케미를 선보인 유해진과 이제훈은 비롯해 손현주, 최영준, 할리우드 배우 바이런 만까지 힘을 보태며 연기 보는 맛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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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해진은 "'소주전쟁'은 약간의 숙취가 있는 영화 같다. 이런 저런 생각할 수 있는, 약간의 숙취가 남는 영화가 된 것 같다"며 "실제로 영화 촬영 중 소주를 한 두 잔 정도 마셨다. 촬영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기분을 내기 위해 소주를 마시고 촬영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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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경제적, 금융쪽으로 공부를 많이 했다. 뉴스와 경제지를 많이 봤다. 우리나라가 힘들고 어려웠던 IMF 때 기록을 많이 찾아보기도 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영화인데 그 외에 수많은 일이 있었구나 느꼈다. 그래서 체감을 충분히 느끼면서 준비를 했다"며 "부담됐던 부분은 어려운 영어 대사였다. 이걸 어떻게 잘 소화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여러 곳에서 자문이나, 영어대사를 고칭해주는 선생님이 계셔서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대사를 달달 외웠다. 촬영할 때 유해진 선배를 보러 장재현 감독이 놀러왔다. 그때 기자 역할을 제안했는데 흔쾌히 응했다. 자연스럽게 잘 연기해줘서 놀랐다. 그 장면이 기억이 많이 남는다. 보면 볼수록 생각나는 영화가 된 것 같다"고 곱씹었다.

이에 바이런 만은 "이제훈과 호흡이 영광이었고 나 보다 영어 대사를 더 잘하는 것 같다. 아주 기억에 오래 남는 파트너가 된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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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는 "나는 술을 즐겨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나는 술을 먹을 때 술을 먹지 않고 말을 먹는다고 생각한다. '소주전쟁'을 보면서 말을 많이 먹게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는 "유해진과 밖에서 동료이자 친구이자 동생으로 가끔 만나는데 작품 안에서는 진중하고 치밀하더라. 연기를 많이 연구하더라. 나는 이번에 밥 숟가락을 얹은 느낌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유해진과 다시 한번 바꿔서 연기해보고 싶다. 이 장르가 아니더라도 다시 한번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웃었다.


이에 유해진은 "형에게 '한 번만 더 대사를 읽어달라' 부탁한 적도 많았다. 영화를 보면서 내 캐릭터를 더 잘 만들어 준 것 같다. 너무 든든했고 형이 같이 하자고 하면 언제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형이 아크릴판에 주먹질을 할 때 감정을 쏟아내 주먹이 빨갛게 부었더라. 아마 금이 갔을 수도 있더라. 제발 몸을 사려가며 연기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연기를 하는 데 요령을 피우지 않는 모습을 배웠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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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런 만은 "한국의 멋진 배우들과 촬영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하이라이트다. 한국에서 2년 전 3개월간 촬영을 이어갔는데, 개봉을 앞두고 2년만에 다시 한국에 왔다. 두 번째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고 멋진 배우들과 함께 해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한국 프로덕션이 처음 스토리보드를 줬다. 할리우드에서는 그런 경우가 없었고 그게 인상적이었다. 현장이 촬영 끝난 뒤 영상을 모니터해주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그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한국 영화 촬영을 통해 많이 배웠고 인상적인 경험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주전쟁'은 개봉까지 우여곡절도 만았다. '소주전쟁'은 연출을 맡은 최윤진 감독이 제1 각본가로 주장하면서 분쟁이 일어났다. 최윤진 감독은 지난 2016년부터 론스타 게이트를 소재로 한 영화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박현우 작가를 고용해 '에너미'라는 제목의 영화를 공동 집필했는데, 동일한 소재로 2019년 정지영 감독의 '블랙머니'가 개봉하면서 기획이 중단됐고 이후 최윤진 감독이 단독으로 소재와 스토리, 주제를 바꾼 '소주전쟁'을 만들어 제작사인 더램프와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 역시 '에너미'의 등장인물과 스토리 일부가 '소주전쟁'으로 이어졌고 영화의 후반 작업 중 뒤늦게 사실을 안 박현우 작가가 '소주전쟁'의 또 다른 각본가로 크레딧을 주장하고 나선 것. 작품의 유사성을 인지한 박현우 작가와 더램프가 감독에게 항의에 나서면서 논란은 시작됐고 결국 더램프는 최윤진 감독이 원작 작가들을 고의로 누락, 해당 각본을 자신의 단독 작품인 것처럼 계약한 사실을 문제 삼아 감독직 해촉을 통보했다. 이에 굴복하지 않은 최윤진 감독이 더램프를 상대로 법원에 감독 계약 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했으나 지난 27일 법원은 더램프의 소명을 인정, 최윤정 감독의 가처분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내려 최종적으로 '소주전쟁'에서 감독의 이름이 빠지게 됐다. 현재 본안 소송이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결과적으로 최윤정 감독은 '현장연출'이라는 생소한 크레딧에 이름을 표기했고 원안에 박현우, 각본에 박현우·최윤진 순서로 명시된 버전으로 개봉하게 됐다.

이날 시사회 기자회견에 앞서 감독 퇴출 질문을 염두한 '소주전쟁' 측은 "본안 소송이 남아 있는 상황이며, 어제(28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외에 밝힐 입장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소주전쟁'은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 최영준이 출연했다. 오는 3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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