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84제곱미터'는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영끌족' 우성(강하늘 분)이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피폐해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는 모습을 담은 생활 밀착형 스릴러 영화다.
김 감독은 "보복 소음에 대한 짜증과 분노를 담아 작품을 기획했는데, 거짓말처럼 작품 초고를 완성하는 날 윗집이 이사를 갔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의 소음은 윗집이 이사를 나간 다음 달 새벽에도 계속됐다. 김 감독은 "'아, 윗집이 아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됐고, 처음으로 층간소음을 바라보는 시야가 좀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서 우성이 층간소음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이웃집들을 차례로 헤매는 모습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대출을 최대로 끌어모으고, 어머니의 시골 밭까지 팔아 '서울 자가'를 마련하는 모습에도 감독의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김 감독은 "저도 서울에 살고 싶고 아파트에 살고 싶다"며 "어릴 때부터 당연하게 생각한 목표인 것 같은데 '왜 그게 당연했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을 바쳐 '영끌'해서 부실 시공한, 층간소음이 심한 아파트를 산다는 게 이질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에 단순히 층간소음을 중심으로 한 소동이 아니라 아파트 시공 비리와 코인 광풍 등 사회 현상을 층층이 넣은 이유다.
김 감독은 "층간소음 문제를 오락적으로 단순히 휘발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층간소음을 주제로 한 배우 이선빈 주연의 공포영화 '노이즈'의 흥행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 감독은 "층간소음이라는 소재에 관객들이 공감하는 것을 보고 시의성 있는 소재가 맞구나 생각했다"며 "'노이즈'가 잘되는 걸 보면서 저도 힘을 많이 얻은 것 같다"고 했다.
차기작은 스마트폰 해킹의 두려움을 담은 전작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2023)나 이번 작품과 마찬가지로 스릴러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스릴러를 하고 싶은데 정통 스릴러보다는 스포츠나 로맨스 등과 결합한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새로운 느낌의 차기작을 예고했다.
on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