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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 정은혜, 조영남이 부부를 넘어서 서로를 살게 하는 '가족의 사랑'으로 따뜻한 감동을 안기며 400회 특집을 더욱 의미 있게 빛냈다.
이날 정은혜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쌍둥이 자매로 만나 각별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배우 한지민과 영상 통화를 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신혼생활 좋냐"는 질문에 "꽁냥꽁냥 하면서 살고 있다"며 한지민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정은혜 가족은 함께 힘든 시간을 극복해낸 이야기를 공개했다. 26살의 어린 나이에 정은혜를 낳았다는 장차현실은 "은혜를 낳고 품에 안으면서 장애인을 처음 봤다. 당혹을 넘어서 삶이 나락에 떨어진 느낌이었다"며 속마음을 꺼냈다. 힘든 나날을 보내던 장차현실은 자신의 불행의 원인이 어떤 상황이 아닌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시선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장차현실은 "'돌리자 반대로. 내가 그들을 바라보자' 생각하게 됐다"며 엄마라는 이름으로 용기 내어 삶을 새롭게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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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정은혜를 동굴에서 꺼낸 건 '그림'이었다. 정은혜가 23살에 처음 그린 그림을 보고 가능성을 본 가족들은 동네에 열리던 플리마켓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게 도왔고, 그렇게 캐리커처 작가 정은혜의 삶이 시작됐다고 전해 감탄을 자아냈다.
한편, 정은혜와 15살 나이 차가 나는 동생 서은백도 힘들었던 과거에 대해 털어놨다. 언제나 누나가 먼저인 게 당연한 삶을 살던 서은백은 늘 참아왔던 생활에 어느 날 갑자기 서러움이 폭발했던 날을 회상했다. 그는 "나는 왜 이런 가정환경에 태어났지. 그런 안 좋은 생각들이 그날 막 터졌다. 19년 처음으로 누나한테 못된 말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직접 겪고 난 후에야 누나를 처음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정은혜는 동생에 대한 질문에 "순수하고 어렸을 때 천사"라며 예상치 못한 답변을 해 감동을 안겼다.
이날 가족 간에는 '2세이몽'이 그려지기도 했다. 서동일과 서은백은 "우리 삶이 철저하게 계획하고 대비하며 살아왔냐", "당사자들이 아니라 가족이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맞나 싶다"고 했지만, 걱정이 앞선 장차현실은 "결국 가족의 케어가 될 거니까"라며 보다 냉정하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정작 아이를 원한다던 조영남은 아무 말이 없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머뭇거리던 그는 "아이가 만약 장애로 태어나면 장모님한테 떠맡길 수 없지 않냐. 처남, 장인어른한테도 미안하고"라며 처음으로 속마음을 밝혀 가족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던 스튜디오를 울컥하게 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조영남은 "나도 장애인인데 장애로 태어나면 어떡하지"라며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보다 앞선 걱정에 대해 털어놨다. 이에 장차현실은 힘들 거라는 걸 알고 있는 사위에 대해 "너무 기특하고 한편으론 안쓰럽고 슬프기도 하다"면서도 솔직한 속마음을 얘기해준 사위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며 "지금처럼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계속 같이 고민하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