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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마지막이어도 후회없이"..'엄마' 이하늬가 '애마'를 대하는 자세 (종합)

기사입력 2025-09-01 10:21


[SC인터뷰] "마지막이어도 후회없이"..'엄마' 이하늬가 '애마'를 대…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하늬(42)가 '애마'로 다시 확장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마'(이해영 극본, 연출)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과 신인 배우 '주애'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하늬는 극중 톱스타 정희란을 연기하면서 세상에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하늬는 '애마' 공개 전 화상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나 작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고백했다. 이하늬는 "모든 작품에 다 애정이 있지만, 특별히 '애마'는 2025년의 '애마'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너무 의미가 있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5년을 살아가는 배우로서, 여배우로서 세상이 진짜 많이 변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소수자라고 할 수도 있고, 부당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것들이 이제는 목소리를 높여서 얘기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는 반가움이 있었다. 인간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이런 작품이 세상에 나온다는 것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하늬는 '애마'에 출연하기 전 잠시 망설임의 시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애마부인'이라는 제목이 주는 선정적 이미지가 부담이 되기도 했을 터. 그는 "처음 감독님이 '애마'라는 얘기를 하셨을 때 상징적인 것들이 있기때문에 덥석 '제가 하겠습니다'라는 얘기가 안 나오고 '열심히 읽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대본을 익어보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저는 재미가 중요한 사람인 것 같다. '애마'는 어떻게 이렇게 2025년의 '애마'를 내놓을 생각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브릴리언트(brilliant)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봤다. 자극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저도 베드신이 있는데, 제가 나름대로는 과감한 베드신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걸 할 수 있던 것도 오히려 여성을 진짜 소비적으로 사용했다면 너무 불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장면이라도 어떤 앵글로, 어떤 비유로 보느냐에 따라 정말 달라지는 것이 작품이고 영화다 보니까 건강하고 무해한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더 과감하게 연기하고 좀 더 편안하고, 건강하고 캐주얼하게 연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SC인터뷰] "마지막이어도 후회없이"..'엄마' 이하늬가 '애마'를 대…
'애마'는 여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으로 자리잡는 중이다. 이하늬 역시 1980년대 충무로 이야기지만, 시대와 배경을 넘어 큰 공감을 했다고. 이하늬는 "로컬한 소재이지만, 누구든 어디서든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이 '애마'가 관통하는 부분인 것 같다. 1980년대에 올림픽이 열리면서 새 세상이 열렸지만, 여전히 세상은 별로고 어쨌든 살아내야 하고, 또 우리는 삐삐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런 부분은 어디든 존재하는 것 같다. 세상이 점점 좋아지지만, 부조리와 잘못된 것에 침묵하지 않고, 내 선에서 모든 것을 끝내지 않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인간이 한 단계 더 진일보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잖나. 그래서 '애마'는 판타지적 요소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에 '미투' 운동 같은 것들이 일어나면서 문화적인 것도 사회적 시스템도 바뀌어갔다. 스태프들이 일하는 시간도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것들이 구현되고 있으니, 누군가는 용기있게 발언을 해야 하는 것들도 존재하는 것 같다. 로컬한 소재임에도 관통하는 것은 우리의 투쟁적인 역사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소신발언했다.


[SC인터뷰] "마지막이어도 후회없이"..'엄마' 이하늬가 '애마'를 대…
'애마' 속 희란은 신인 배우 주애의 등장 이후 내리막을 걷게 되는 여배우로 등장하지만, 초라함을 느끼기 보다는 다른 방향으로의 발전을 더 꿈꾸게 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하늬는 "(김)남길 씨나 (김)성균 씨와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 이제 큰일이 났다, 이렇게 (후배들이) 다 연기를 잘하면 우리는 설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희란이 주애를 바라보는 마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것보다는 제가 어떻게 연기를 조금 더 진지하고 깊이있게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게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저는 사실 연기가 너무 좋다. 제 취미도 많지만, 아직은 연기보다 재미있는 것을 찾지는 못한 것 같다. 마치 낚시에 미쳐서 사는 사람들처럼 찌가 흔들릴 때의 연기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이런 과정들 속에서 예전에 안 됐던 부분들이 확장이 되면 너무 반갑고, 조금씩 확장되는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면 너무 좋고 카타르시스가 있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제는 여배우들이 애를 낳고 은퇴를 한다는 시대는 지났지만, 저는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이게 내 마지막 작품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다. 진짜 무슨 일이 어떻게 터져서 제가 다음 작품을 못하게 되는 변수들이 있을 수 있잖나. 너무 놀랍게도 그런 일들이 제 주위에 있기도 하고.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한 작품, 한 작품이 소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SC인터뷰] "마지막이어도 후회없이"..'엄마' 이하늬가 '애마'를 대…
사진제공=넷플릭스
이하늬는 2021년 두 살 연상의 비연예인 남성과 결혼한 뒤 이듬해 6월 딸을 출산했고, 지난달 24일에도 득녀하며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이하늬는 집안의 응원이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배우자의 응원이 있기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은인 같은 사람을 만나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싱글이었을 때보다 훨씬 더 과감하게 뭔가를 할 수 있게끔 제반을 만들어주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도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배우로서의 행보를 소중하게 생각해준 사람이기에 결혼이 가능했던 것 같다. 저의 연기를 무던하게 바라봐주고, 배우 이하늬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봐주는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낳고 너무 소중한 것을 집에 두고 촬영장에 가야 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까, 이 소중한 존재를 놓고 갈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시간을 온전히 쓰고 싶다는 바람이 큰 것 같다. 이제는 나가면 정말 전투모드로 '이게 마지막일 수 있다, 언제가 마지막이어도 후회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시간 대비 제가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생겼기에 나가서 몰두한 시간 동안은 최대한 몸이 부서져라 하게 되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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