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워너원→CIX→솔로…배진영, 초심으로 채운 '8년 만의 홀로서기'(종합)

기사입력 2025-10-17 07:00


[SC인터뷰]워너원→CIX→솔로…배진영, 초심으로 채운 '8년 만의 홀로…
사진 제공=아우라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데뷔 8년 만에 홀로서기에 나섰다. 워너원, CIX로 팀의 색을 채웠던 배진영이 드디어 온전히 자신의 이름만 내건 첫 미니앨범 '스틸 영'으로 돌아왔다.

"제 이름으로 앨범을 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기뻐요. 사실 부담감과 책임감도 있지만, 제가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재미있고 행복합니다."

웃으며 말했지만, '배진영'이라는 세 글자를 전면에 내건다는 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앨범을 혼자 채워야 한다는 것도 있고, 제가 원하는 방향성이 맞을까 하는 고민이 있어요. 2분 30초 남짓한 곡을 혼자 루즈하지 않게 끌고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됐고요."

배진영은 이번 앨범을 '배진영의 진짜 시작'으로 정의했다. "2019년에 솔로 싱글을 내긴 했지만 활동이 없었어요. 이번이 정식 솔로 데뷔라고 생각해요."

이에 이번 앨범 기획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스틸 영'은 소년과 성인 사이 경계에 선 자아를 탐색하는 기록이다. "원래 신나고 힙합적인 춤, 곡을 좋아해요. 뮤직비디오, 재킷, 스타일링, 헤어까지 거의 전부 의견을 냈어요. 공백기 동안 음악도 많이 듣고, 무대도 찾아보면서 '신나는 곡에서 내가 더 흥이 나고 재밌더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죠. 그래서 힙합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끌어왔어요."

타이틀곡 '라운드 앤드 라운드'를 선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후렴이 재밌어요. 같은 말이 반복되는데 귀에 착 붙더라고요.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죠."

티저 공개 직후 '반전'이라는 반응을 즐겼다. "티저를 본 분들은 전혀 예상 못 했을 거예요. 특히 저를 오래 본 분들이라면 더요. '배진영이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하고 느꼈다면, 그게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여주고 싶은 그림도 확고했다. "임팩트 있게 나오고 싶었어요. 전 그룹 CIX나 전전그룹 워너원에서 활동할 때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나중에 솔로로 할 때 해봐야겠다' ?던 것들이 있었어요. (그걸 바탕으로) 배진영이 솔로로 처음 나왔을 때, 딱 임팩트가 있었으면 했죠. 다들 신선하고 새로웠다고 느껴졌을 거라 생각해요. 새로운 부분도, 다양한 장르도 다 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으면 합니다."


혼자 무대를 채워야한다는 점에서는 걱정이 없었다. "무대적인 면에서는 걱정이 하나도 안 되고 자신 있어요!"

다만 의지할 수 있는 멤버들이 이젠 없다는 것은 부담이다. "챌린지나 인터뷰 등 이제는 제가 혼자 해야 해요. 예전에는 멤버들과 나눠서 했었죠. 그런 부분은 걱정이 돼요."


[SC인터뷰]워너원→CIX→솔로…배진영, 초심으로 채운 '8년 만의 홀로…
사진 제공=아우라엔터테인먼트
CIX를 떠나 새 소속사 아우라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긴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혹여나 CIX 멤버들이나, 이전 소속사 C9엔터테인먼트에 민폐가 될까봐 신중하게 말을 고르는 모습이었다. "멤버들과 팀 이야기, 개인의 미래에 대해 많이 얘기했어요.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조금 다른 느낌을 받기도 했고, 새로운 사람들과도 작업해보고 싶었죠."

워너원 멤버들에게도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배진영은 워너원 멤버들 중 '솔로 주자'로는 한참 후배가 됐다. "다들 '솔로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혼자 책임져야 할 게 많다'고 조언했어요. 최근에 오랜만에 만나 콘텐츠도 찍었는데, 3~4년 만인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요."

워너원이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프로젝트 그룹으로 가요계를 호령했던 만큼, 재결합에 대한 팬들의 바람도 크다. "군 복무 등 현실적인 제약이 있죠. 언젠가 멤버 모두의 시간이 맞는다면 꼭 다시 한 번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

최근에는 워너원 일부 멤버들과 '보이즈플래닛2' 파이널 현장을 찾기도 했다. 같은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으로, 누구보다 남다른 현장이었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어요. 친구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바라는지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응원을 많이 했죠. 같은 오디션 출신으로서 긴장감과 설렘이 생생히 전해졌어요."


[SC인터뷰]워너원→CIX→솔로…배진영, 초심으로 채운 '8년 만의 홀로…
사진 제공=아우라엔터테인먼트
그 무대에서 느낀 초심은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는 지금과도 맞닿아 있었다. "제가 워너원으로 데뷔했던 2017년부터 초심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어요. 그만큼 초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배진영에도 들어간 '영'을 '스틸 영'에 쓰면서 초심이라는 말을 꺼내봤어요. 앨범명처럼 꾸준하게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웃으면서 활동을 하고 싶어요."

실제 새로운 환경은 자신감을 깨웠다. "회사분들이 '이런 매력도 있었네?'라고 말해줄 때마다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기분이었어요.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겼죠."

'인간 배진영'에게도 변화가 컸다. "공백기 동안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동안 너무 갇혀 살았던 것 같더라고요. 예전엔 연습실만 오가고 사무실층엔 거의 안 올라갔는데, 이번에는 먼저 얘기 나누고 장난도 치고요."

이 과정은 '가수 배진영'에게도 도움됐다. "옛날엔 무대에서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젠 즐겨요. 내가 재밌으면 보는 사람도 같이 즐거워진다는 걸 알았거든요."

8년 만의 홀로서기로 '진짜 시작'을 알린 배진영의 목표는 이러했다. "배진영이라는 이름이 하나의 장르처럼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음악 스타일은 다르지만, 마이클 잭슨처럼요. 이번 활동에서 꼭 얻고 싶은 건 '다음 앨범이 기대되는 가수'라는 수식어예요. 제 가능성을 인정받고 싶어요. 무엇보다 팬들과, 스태프들과 즐겁게요."

그래서 결과에만 매달리진 않는다. "예전엔 순위나 성적에 연연했는데, 이제는 함께 일하는 과정이 즐거운지가 더 중요해요. 물론 빌보드 같은 목표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 생각에 얽매이고 싶진 않아요. 결과가 좋으면 감사한 일이고, 무엇보다 무대로 증명하면 된다고 믿어요. 무대가 멋있으면 다 용서되잖아요(웃음)."


[SC인터뷰]워너원→CIX→솔로…배진영, 초심으로 채운 '8년 만의 홀로…
사진 제공=아우라엔터테인먼트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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