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라 불린 배우, 70세로 별세

기사입력 2025-10-27 14:5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라 불린 배우, 70세로 별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라 불린 배우, 70세로 별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라 불린 배우, 70세로 별세

[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 1971년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Death in Venice)'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 스웨덴 배우 비요른 안데르센이 7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비요른 안데르센의 사망 비보는 2021년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The Most Beautiful Boy in the World)'을 공동 연출한 크리스티안 페트리가 26일(현지시간)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뉘헤테르(Dagens Nyheter)'를 통해 전하며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비요른 안데르센은 15세이던 1971년, 이탈리아 거장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서 주인공이 집착하는 소년 타치오 역을 맡으며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 시사회에서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은 그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라 부르며 극찬했고, 이 표현은 그의 평생을 따라다니는 별명이 되었다. 그러나 비요른 안데르센은 그로 인해 큰 고통을 겪었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루키노 비스콘티와의 불편했던 경험, 그리고 하루아침에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게 되며 겪은 부정적 영향을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16세에 불과했을 때 루키노 비스콘티가 성인 남성들과 함께 자신을 게이 나이트클럽에 데려갔다고 밝혔다.

그는 "그곳의 웨이터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잘 차려진 고깃덩어리'를 보는 것 같았다"며 "그 상황에서 반응하면 사회적으로 끝장일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이후에도 여러 번 반복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신이 동성애 혐오자는 아니었지만, 어린 나이에 그런 식으로 대상화되는 경험이 매우 불쾌했다고 했다.

영화 개봉 후 루키노 비스콘티는 비요른 안데르센과 다시는 연락을 하지 않았고, 비요른 안데르센은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라는 꼬리표가 개인적·직업적으로 자신을 얼마나 억눌렀는지 여러 차례 밝혀왔다.


비요른 안데르센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루키노 비스콘티가 살아있다면 욕을 날렸을 거다. 그는 내 감정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며 "그는 예술을 위해서라면 누구든 희생시킬 수 있는 문화적 포식자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그는 "베니스에서의 죽음이 내 인생을 완벽히 망쳐놨다"며 평생 그 한 작품으로만 기억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사실 안데르센은 유능한 피아니스트이자 음악가였다. 영화 이후 일본에서 팝스타로 인기를 얻었고, 댄스 밴드 스벤 에릭스와 함께 공연과 투어를 이어갔다.

이후 감독 크리스티안 페트리와 크리스티나 린드스트룀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라는 별명을 제목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 작품은 안데르센의 삶과 그가 겪은 비극적인 사건들을 조명하며,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시네마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연출을 맡은 크리스티안 페트리 감독은 "비요른 안데르센은 용감한 사람이었다"며 "그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길 원했고, 그 과정은 즐거우면서도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라 불린 배우, 70세로 별세
비요른 안데르센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사고로 잃었고, 어머니는 그가 10살 때 목숨을 끊었다.

그는 시인 수산나 로만과 결혼해 두 아이를 두었으나, 아들 엘빈은 생후 9개월 때 돌연사 증후군(SIDS)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비요른 안데르센은 술에 취해 아들 곁에 누워 있었고, 이후 깊은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데르센은 생전 30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2019년 아리 애스터 감독의 영화 '미드소마(Midsommar)'에도 모습을 남겼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