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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결혼 45년 차 '귓등 부부'가 등장했다.
아내가 술자리 이야기를 꺼내자, 남편은 "대화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라며 아내의 대화 요청을 무시로 일관했다. 아내의 잔소리가 괴롭다는 남편은 아내의 전화까지 차단해 놓았다고. 술뿐만 아니라 돈도 갈등의 불씨였다. 10원 한 장까지 아껴가며 살아왔다는 아내는 남편의 술자리 계산과 단체장 모임 회비, 기부금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반면, 남편은 자투리땅에 깨를 심어서까지 돈을 아끼려는 아내가 극성맞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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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내 아내, 너희 엄마는 이런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아내에 대한 불만을 66가지나 기록했는데, 그중 6개가 나무와 꽃에 관한 것이었다. 남편은 "무자비하게 잘라버리니 속 터진다. 수십 번을 이야기해도 아내가 듣지 않는다. 상처가 너무 깊어서 마음이 언제 풀릴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아내는 "마당이 좁아서 조금 잘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단순한 취향의 차이를 넘어, 서로 다른 가치관이 부딪친 결과였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의 '깨 농사'와 남편의 '조경'은 두 사람에게 중요한 가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키워드"라며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각자의 영역을 지켜주는 게 중요하다. 아내 분은 실용성을 가운데 두고 남편의 영역을 존중하지 않은 셈"이라며 서로의 가치관을 인정해 주지 않으면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는 일을 줄이고 건강을 돌볼 것을, 남편에게는 술을 줄이고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연습을 할 것을 당부했다.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던 '귓등 부부'. 남편은 방송 말미 "이제 고집 좀 내려놓고 여생 행복하게 삽시다"라며 아내에게 뽀뽀를 해, 시청자들에게 화해의 온기를 전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