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방송된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는 3만 평 대지에 8만 마리의 송어를 기르는 '송어 백만장자' 김재용이 출연해, 수차례의 좌절을 딛고 일어선 파란만장한 성공 스토리를 공개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송어 양식장은 1965년 정부가 강원도 주민들의 민생고 해결을 위해 도입·운영했지만, 1975년 김재용의 아버지가 인수하며 민간으로 넘어왔다. 2대 대표인 김재용은 아버지와 함께 평생을 송어 양식에 바친 인물이다. 외래종인 송어는 당시만 해도 국민들에게 생소했던 탓에 판로도 거래처도 전무했다. 결국 김재용 가족은 양식장 옆에 식당을 차려 직접 판매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러던 1983년, 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전국적인 관심이 쏟아졌고, "송어를 안 먹어봤으면 대화가 안 된다"는 말이 군 장성들 사이에서 돌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로 인해 김재용 가족은 단숨에 평창에서 손꼽히는 '현금 부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1990년대 초부터 송어 양식장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경쟁이 심화됐고, 가격은 폭락했다. 김재용 역시 힘겹게 버티던 그때 찾아온 한 줄기 희망이 바로 평창송어축제였다. 축제를 계기로 판로가 다시 열렸고, 평창송어축제는 어느덧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겨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또 다른 위기가 들이닥쳤다. 2022년, 가마우지 떼가 양식장을 습격해 단 10일 만에 무려 4만 마리의 송어를 잡아먹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여기에 또 다른 불청객, 수달까지 등장했다. 김재용 가족은 "수달은 물고기 머리를 뜯는 게 놀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나가보면 머리 없이 몸통만 남은 고기가 둥둥 떠있었다"고 전해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버지인 김재용의 든든한 지원군, 자녀들이 등장해 '송어 패밀리'의 위엄을 드러냈다. 딸은 식당 운영을, 아들은 양식장을 전담하는 철저한 분업 체계로 가족 경영의 모범을 보여줬다. 2년 전부터 3대 대표로 경영에 나선 아들 김남호에게 서장훈은 "오늘 제가 먹은 송어가 아드님이 키운 거냐"고 물었다. 그 뒤 "제가 먹어본 결과 품질이 굉장히 뛰어나다. 만족하셔도 될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재용의 나눔 철학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평창에서 벌었으니 평창에 나누어야 한다"는 부모의 가르침을 평생 신념으로 삼아왔다. 실제로 그는 부모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설립해 S대 입학 시 2천만 원, Y대·K대 입학 시 1,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통 큰 행보로 놀라움을 안겼다. 이에 'Y대 출신' 서장훈은 "Y대 간 학생에게 2천만 원을 주셨으면 더 좋았을뻔했다"며 못 말리는 모교 사랑을 드러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