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임성재(39)가 극도로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허다중 극본, 유인식 연출)에서 주체할 수 없는 괴력을 소유하게 된 해성시 왕호구 강로빈 역을 연기한 임성재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원더풀스'의 출연 과정부터 작품에 쏟은 애정을 전했다.
1999년 세기말, 우연히 초능력을 가지게 된 동네 모지리들이 평화를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 세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초능력 코믹 어드벤처를 다룬 '원더풀스'. 초능력으로 세상을 구하는 전형적인 히어로가 아닌, 어딘가 조금씩 모자란 허당들이 주인공이 된 소시민 히어로 판타지다.
특히 '원더풀스'는 친구 은채니(박은빈)와 다르게 소심하고 여린 성정을 지닌 강로빈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임성재의 활약도 돋보였다. 무슨 일을 당해도 말 한마디 못해 해성시 왕호구로 불리지만,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되면서 해성시의 평화를 위협하는 빌런들에 맞서 용감하게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그는 특유의 코믹함과 재치 있는 디테일 연기로 '원더풀스'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날 임성재는 "'원더풀스'가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어 너무 감개무량하다. 유인식 감독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두 번째 작품이라 더 뜻깊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과 같이 작품을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행복했고 좋았다. 지난주 '원더풀스'가 공개된 이후 심상치 않게 연락을 받고 있다. 귀엽다는 반응이 특히 많았는데 특히 엄마가 '극도로 귀엽다'라는 평을 해줘서 고마웠다. 선량한 역할을 한지 얼마 안됐다. 2025년 개봉작 '얼굴'(연상호 감독)에서는 악랄했고 tvN 드라마 '서초동'에서도 선량하지 않았지만 후반부 나름 귀여움이 있었다. '서초동'에서의 살짝 귀여운 모습을 '원더풀스'에서 업그레이드해 풀어내려고 했다. 이쯤 되면 앞으로도 귀여움을 밀고 가도 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원더풀스'라는 작품을 만나게 된 과정에도 "내가 작품을 골랐다기 보다는 선택된 것 같다. 아마 다들 마찬가지일텐데 내 나이가 이제 40대이고 이 나이의 남자들에겐 초능력에 대한 환상이 있지 않나? 그런 환상 속에 실제로 초능력을 사용하는 인물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감격적이다. 게다가 '원더풀스'는 너무 허무맹랑하지 않는 얄팍한 초능력이다. 이러한 초능력을 네 명의 캐릭터가 사용하면서 세상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설정도 너무 좋았다. '원더풀스'는 대본이 너무 잘 묘사된 작품이었다. 다만 내 고민은 이 좋은 작품을 어떻게 표현할까 걱정이 됐고 스스로 의심도 했었다. 비주얼이 워낙 세게 생겨서 내가 러블리한 캐릭터를 맡았을 때 시청자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 고민이었는데 유인식 감독이 충분히 러블리하다고 걱정 말라 해서 용기를 얻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과거 20대 때 연극 할 무렵에 '내가 40대가 되면 조금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어딘가 모자란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 '원더풀스' 작품을 하게 되면서 20대 때 했던 그 생각이 떠오르더라. 40대에도 귀여운 곰돌이 티셔츠를 입을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게 정말 흔치 않은 기회다. 그도 그럴게 매번 누군가 죽이거나 죽임을 당하는 역할이었다. 마침내 피가 없는 현장에 당도할 수 있는 게 정말 행복했다"고 만족감을 털어놨다.
분노하면 괴력이 생기는 초능력자가 된 임성재는 "판타지 장르를 연기했는데, 의외로 블루 스크린에서 촬영이 많지 않았다. 블루 스크린 촬영이 있더라도 연기할 때 어렵지는 않았지만 괴력을 쓰는 설정에서는 조금 현타가 느껴지기도 했다. 차를 들어 올리거나 최대훈 형을 들어 올리는 장면을 찍을 때 전부 와이어로 스태프가 잡고 있었는데 내가 힘들게 잡고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그 균형을 맞추기 쉽지 않더라. 초능력을 현실로 구현할 때 까다롭다는 걸 알게 됐는데 그 또한 재미있게 연기했다"고 답했다.
유약하지만 사랑스러운 강로빈 캐릭터를 위한 비주얼도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임성재는 "이번 작품에서 노력한 부분은 최대한 턱이 접혀 두 턱을 만들려고 했고 눈도 늘 아래로 뜨려고 했다. 외적인 노력은 조금 더 동글동글하게 보이고 싶어서 일부러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다. 의외로 얼굴 살이 잘 빠지는 편인데, 동글동글한 얼굴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 없는 현장에 선물오는 커피차를 즐기고 제작진이 준비한 다과를 먹으며 외모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웃었다.
소속사 샘컴퍼니의 대표 배우인 황정민의 츤데레 응원도 많은 힘이 됐다는 임성재는 "정민 선배가 조언까지는 아니지만 늘 힘내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잘하고 있어'라며 지나가면서 한 마디씩 해주고 밖에서 나에 대한 칭찬을 듣게 되면 '요즘 좋은 이야기 들리더라. 잘해! 이쒸'라며 애정표현을 해준다. '이쒸'가 정민 선배의 관심 표현이다. 우리 소속사 배우들 성향이 다 그렇다. 그래서 응원을 늘 텔레파시로 주고 받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임성재를 향해 '천재적인 모먼트'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유인식 감독에 대해서도 "유인식 감독이 말한 '천재' 정도는 아니다. 유인식 감독이 정말 큰 과찬을 해준 것 같고 나를 예쁘게 봐주는구나 싶었다. 계속 그에게 '천재'로 남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그의 새끼손가락 같은 페르소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극 중 순간이동 초능력을 얻게 된 해성시 공식 개차반 은채니 역의 박은빈, 능수능란 염력을 사용하는 의문의 해성시청 공무원 이운정 역의 차은우, 여기저기 끈끈하게 붙어버리는 해성시 대표 개진상 손경훈 역의 최대훈 등과 호흡을 맞춘 임성재는 '원더풀스'만의 탄탄한 팀워크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했다. 무엇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재회한 박은빈에 대해 "실제로 박은빈과 6살 차이인데 이번에 친구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일단 박은빈과 두 작품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 많은 신에서 만나지 못했지만, 촬영 중 배우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지점이 많았다. '나이가 이렇게 어린데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친구가 또 있을까' 싶었던 순간이 많았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다시 만나면서 오래 안 봤지만 이질감 없이 합을 맞출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겐 박은빈이 원로 선배다. 조언보다는 같이 아이디어를 짤 때 힘을 많이 보태줬다. 박은빈은 신뢰를 넘어 존경하는 배우다. 정말 배울점 밖에 없는 배우인데 그래서 이번 현장에서 많이 배웠다"고 곱씹었다.
그는 "박은빈은 믿음직스럽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유인식 감독이 박은빈에 대해 '저 배우의 끝은 어디일까' 궁금했던 것처럼 나 역시 '저 친구는 언제 흔들릴까?' '과연 흔들리긴 하는 걸까?' 싶을 정도로 단단했다. 중심이 확실한 친구였다. 그 근간에는 작품의 파악 능력, 해석 능력, 애정도가 남다르다. 그래서 존경하는 모먼트가 있다"고 애정을 밝혔다.
'원더풀스'는 박은빈, 차은우, 최대훈, 임성재, 김해숙, 손현주 등이 출연했고 허다중 작가가 극본을, '낭만닥터 김사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유인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