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무너진 교권에 제대로 참교육한 홍종찬(54) 감독이 흥행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남규·김다희·문종호 극본, 홍종찬 연출)을 연출한 홍종찬 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한 '참교육'의 연출 과정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과 애정을 털어놨다.
'참교육'은 선 넘는 학생, 교사, 학부모로 인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의 통쾌하고 시원한 참교육을 그린 작품이다. 채용택·한가람 작가의 동명 웹툰을 시리즈로 재해석한 '참교육'은 통쾌하고 짜릿한 카타르시스와 속도감 있는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유쾌한 티키타카 케미로 공개 직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참교육'은 지난 5일 공개 이후, 3일 만에 64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1위에 등극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포함해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10개국에서 1위를 비롯, 총 48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K-시리즈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 홍종찬 감독은 공개 직후 쏟아진 호평에 대해 "사실 아직은 잘 체감되지 않는다. 시청자가 작품의 본질과 진심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연출자 입장에서 뜻깊다.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 되길 바랐는데, 많이들 좋은 쪽으로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서 보람된다. 또 신인배우들을 향한 평가가 좋아서 너무 행복하다"고 웃었다.
'참교육'을 향한 교육계의 고무적인 반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참교육'은 무너진 교실의 민낯과 통제 불능에 이른 일부 학생들의 심각한 교권 침해 행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손발이 묶여버린 교사들의 절망감을 가감 없이 고발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선생님들의 반응도 있지만 일반 학부모나 시민들의 반응이 다양해서 좋더라. 교총의 성명은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소식을 알고 있다. 혹시 '참교육' 속 피해자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시청자가 있다면 그런 분들이 작품을 통해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일 뿐이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전 세계의 관심을 받은 K-시리즈로 등극한 것에 대해 "아이들의 문제와 관계의 이야기가 어느 나라에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부분에 다들 공감을 많이 한 것 같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게 전 세계에 통한 것 같다. 전 세계 어디나 똑같을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전작 '소년심판'과 '참교육'은 결이 다른 작품이다. '소년심판' 때는 워낙 작품이 무거워서 현장에서도 무거웠고 편집할 때도 무거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참교육'은 현실의 답답함도 있지만 그걸 풀어내는 마음도 담겨서 시원한 만족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참교육'은 캐스팅 단계부터 원작의 수위와 작품이 담은 메시지 때문에 많은 논란을 일으킨 문제작이다. 원작에서는 아프리카계 혼혈 남학생이 한국인 학생들을 괴롭히는 악랄한 학교폭력 가해자로 등장하면서 발생한 인종차별 논란과 문제 학생이나 악성 학부모, 비리 교사를 물리적으로 때리거나 응징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폭력 및 체벌 미화 논란, 그리고 특정 성별이나 사상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는 장면으로 인한 성차별 및 편향적 시선 등 많은 논란이 이어진 원작을 시리즈로 제작돼 우려를 샀다. 실제 지난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시리즈 제작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까지 펼치며 작품에 반감을 드러냈다. 많은 잡음 속 제작된 '참교육'이 원작의 문제점을 어떻게 각색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원작 속 교권보호국이라는 본질만 가져오고 전부다 다시 만들었다. 시청자들 입장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내부적으로도 필터링을 계속 거쳤다. 제작발표회 때 김무열이 '작품으로 말한다'고 했는데, 연출도 마찬가지였다. 작품으로 말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작품에 대한 본질과 진심을 잘 알아봐준 것 같아서 감사하다. 논란도 있었지만 불안하지 않았다. 작품을 보면 우리가 모두 진심으로 만들었다는 걸 빨리 알아봐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지 유출 사건 등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만든 에피소드에 대해 "비슷한 류의 사건이나 케이스가 굉장히 많을 것이다. '참교육'은 상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다. 그만큼 공감된 사건이나 케이스가 많이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참교육'은 크게 보면 좋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좋은 이야기를 많은 사람이 보게끔 하는 게 우리의 숙제였다. 교권국이라는 판타지 기관도 엔터테이닝한 부분을 조합해 보는 분이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만들었다"며 "불편한 시점을 걸러내려고 했다. 내부적으로 프로듀서나 제작진도 편집하는 과정에서 작품의 불편한 부분을 철저하게 검증해서 편집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참교육' 속 체벌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체벌은 어떤 방식으로든 용납할 수 없다. 우리 드라마에서는 체벌이 엔터테이닝하게 재미 요소로 들어갔다고 가볍게 봐줬으면 좋겠다. 좋은 작품을 어떻게든 시청자에게 재미있게 보여주고 싶어 그렇게(체벌) 풀어내려고 했고 시청자도 보면서 통쾌한 쾌감을 느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홍종찬 감독은 "어떤 드라마든 내 시선에서 캐릭터가 공감이 되어야 이야기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 나눠지겠지만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이 되어야 한다는게 내 원칙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김무열이 연기한 나화진 캐릭터에 대한 캐스팅 논란도 솔직한 심경을 꺼냈다. 앞서 '참교육'은 제작 초반 김남길이 캐스팅됐지만 작품을 향한 논란 때문에 팬들의 반대가 이어졌고 그 결과 끝내 출연을 고사, 직접 SNS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를 남겨 화제를 모았다. 뿐만 아니라 김남길은 이후 2024년 11월 열린 '열혈사제' 제작발표회에서도 "팬들이 불편해 한다면 안 하는 게 맞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와 관련해 홍종찬 감독은 "모든 작품은 캐스팅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고민을 하면서 적합한 캐스팅을 찾는데 ('참교육'의 논란은)그 과정 중 일부분이었다. 그게 어떤 작품이든 문제가 있을 것이다. 김남길은 정말 좋은 배우고 항상 응원하고 있다. 다음 작품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함께 하고 싶다. 우리는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김무열을 캐스팅한 것 역시 "김무열에게 너무 고마웠다. 배우가 가진 매력을 워낙 알고 있었다. 전작 '소년심판'을 통해 김무열이 가진 감정과 코미디, 액션 등을 목격했고 팔방미인 같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저 배우를 언젠가 잘 써먹어야겠다 싶었는데 이번에 다시 함께하게 됐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김무열에 의지를 많이 했다"고 애정을 전했다.
그는 "어제(10일) 김혜수 선배한테 연락이 왔다. 김무열이라는 배우가 너무 좋은 배우인데 그걸 많은 분에게 알려줘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하더라. 그만큼 김무열은 작품 안에서 열심히 해줬다. 김무열은 이 작품에서 신인배우들과 다 호흡을 했어야 했는데 그 노력을 몇 배나 해줘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김무열은 정말 재미있는 캐릭터다. 혼자 노래도 잘하고 가벼움이 있는 캐릭터인데 전에는 좀 무거운 캐릭터를 많이 하지 않았나? 나화진을 통해 그걸 보여준 것 같아서 좋다"고 밝혔다.
또한 홍종찬 감독은 '참교육'을 통해 눈도장을 찍은 신인배우들 중 1화 촉법소년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촉법소년 배우들과 작업을 하면서 그 배우들 연기를 보는게 너무 싫을 정도로 잘하더라. 연기인데 그걸 카메라에 담고 있는 연출자임에도 그 기간만큼은 캐릭터로서 너무 싫었다. 그만큼 그 친구들이 몰입해서 잘해줘서 고마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참교육'은 김무열, 이성민, 진기주, 표지훈 등이 출연했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이남규·김다희·문종호 작가가 극본을 썼고 '소년심판' 'Mr. 플랑크톤'의 홍종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