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불륜녀 딸'이라는 낙인을 딛고 진짜 '가족'의 의미를 '증명'해 낼 수 있을까. '가족관계증명서'가 일일극 단골 소재인 불륜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뻔한 막장 공식을 탈피하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2일 서울 마포 상암 MBC 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일일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가족관계증명서'는 태어난 순간부터 한 가정을 망가뜨린 존재로 낙인찍힌 한 아이와 세상의 날 선 편견과 가혹한 운명에 정면으로 맞서며 스스로의 삶을 되찾아 가는 한 여자의 생존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미숙 PD는 불륜녀의 딸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다룰까 고민을 했다. 이 아이는 태어난 죄밖에 없는데, 낙인의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힘들 것 같더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 친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응원할 수 있고, 긍정적인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박세영은 극 중 한국화를 전공한 예비 작가 나지니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박세영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편견을 받는 인물이다. 그러면 갇혀 살 만도 한데, 자신의 힘으로 나와 새롭게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어 "대본을 신중하게 봤다. 나지니라는 인물이 마음에 많이 남더라. 상황과 편견 안에서 숨어서 사는 게 아니고, 나 자신에 대해 집중하고 새롭게 설계해서 나로 살고 싶다는 인물이 되게 와닿았다. 인물 안에서 표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느껴졌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2013년 드라마 '학교 2013'을 통해 인연을 맺은 곽정욱과 2022년 결혼했으며, 지난해 첫 딸을 품에 안은 이후 복귀작이라 눈길을 끈다.
박세영은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서게 돼서 긴장이 된다"라며 "임신과 출산을 하면서 아이에게 집중하고 함께하는 시간이 있었다. 1년 정도 공백이 있었다. 엄마로 있다가, 배우로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가족들이 많이 응원해 주고, 육아도 도와주고 있다. 저도 촬영 중간중간 육아를 돕고 있다"라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한고은은 한때 대한민국 클래식계를 주름잡았던 국립교향악단 첼리스트이자 나지니의 엄마 나세리 역으로 나온다. "아집과 고집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라고 소개한 한고은은 불륜녀 설정에 대해 "드라마 매력 중 하나는 선이든, 악이든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통쾌하게, 답답하게 풀어내는 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영과의 모녀 호흡에는 "눈만 마주쳐도 눈물이 날 것 같고 그랬다. 제가 진짜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라면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아련한 딸의 느낌이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자 박세영은 "이렇게 예쁘고 아름다운 여인이 엄마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긴장한 채로 촬영장에 들어갔는데, 어떠한 생각도 없이 마음이 동하는 것을 느꼈다. 제가 눈물이 없는데, 이상하게도 촬영할 때마다 눈물이 나더라. 엄마와 신이 있을 때 확 와닿는 게 있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이에 한고은도 "아마 엄마가 된 지 얼마 안 돼서 더 그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명랑하고 밝은 에너지의 소유자 노영주 역에는 배우 임지은이 연기한다. 임지은은 "빼앗기는 여자, 본부인 역할이다. 남편의 배신을 당하지만 무너지지 않는 강인한 여성"이라며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성이언은 한국아트앤컬쳐센터 본부장 임지후 역을 맡아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박솔라는 서양화가이자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핫한 인플루언서 도도희 역할로 나온다.
성이언은 "임지후는 이성적이고 단호하고 시니컬한 친구"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정하고 정이 많은 복잡한 인물"이라고 했고, 박솔라는 "돈이 많은 만큼 욕심도 많은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나지니한테 질투를 가지고 있다"라며 "많이 미워해 달라"고 당당히 말해 박수를 샀다.
특별 출연으로 나오는 전노민은 노영주의 본 남편이자, 나세리와 불륜을 저지르는 차민기 역할을 맡았다. 임지은은 "딱 두 달 촬영하고 불꽃 연기를 펼치고 가셨다. 정말 중요한 역할이다. 우스갯소리로 회상신이나 유령이 돼서 다시 나타나면 안 되냐고 하기도 했다"라고 했고, 한고은은 "드라마 '사랑과 야망' 이후 20년 만에 만났다. 서로 늙었다고 얘기를 많이 했다. 세월 안에서 너무 반가웠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박세영은 "혈연인지 설득인지 노력인지, 각자의 관계와 사건을 통해서 가족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인 것 같다"고 밝혔다.
MBC 새 일일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는 '첫 번째 남자' 후속으로 오는 7월 6일(월) 첫 방송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