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곳곳에 얼음골 계곡, 여름엔 '괴산'…절로 나오는 콧노래, 이색적인 일상 여행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5-07-07 15:17


곳곳에 얼음골 계곡, 여름엔 '괴산'…절로 나오는 콧노래, 이색적인 일상…
◇괴산 갈론구곡은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될 만큼 풍경이 빼어나다. 사진제공=지엔씨21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물길을 장관이다. 얼음이 내뿜는 냉기만큼이나 시원함도 한가득이다. 소위 얼음골 계곡이란 게 있으면 이런 게 아닌가 싶다. 기술 발전에 따라 여름철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돌고 돌아 계곡이다. 녹음 짙은 수려한 풍경을 배경 삼아 맨 발을 담구면 뒷골까지 오싹해진다. 여기에 계곡을 따라 솔솔 부는 산바람까지 느낄 수 있으니, 무더위 피난처로 제격이다. 계곡이 많기로 유명한 괴산. 무더운 올여름, 나만의 피난처로 떠나보자.


곳곳에 얼음골 계곡, 여름엔 '괴산'…절로 나오는 콧노래, 이색적인 일상…
◇갈론구곡은 아홉 곳의 명소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비경이 펼쳐진다. 사진제공=지엔씨21
신선놀이 진수 '갈론구곡'

충북 괴산은 전형적인 내륙지방이다. 남동쪽으로 소백산맥이 지나가고 서남쪽으로 노령산맥이 위치했다. 고산지대가 많은 괴산은 여름에 가볼만한 시원한 계곡이 많은 편이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인 갈론구곡은 골이 깊기로 소문난 괴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라 할 만큼 깊숙하게 들어가 있는 계곡이어서 아직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호젓한 계곡이다. 아홉 곳의 명소가 있다고 해서 갈론구곡이라 부른다.

칠성면에서 괴산수력발전소를 지나 12㎞정도 들어가면 나오는 갈론마을을 지나 2~3㎞남짓 계곡을 따라 거슬러 가면서 펼쳐지는 비경이 갈론구곡이다. 신선이 내려왔다는 강선대를 비롯해 장암석실, 갈천정, 옥류벽, 금병, 구암, 고송유수재, 칠학동천, 선국암이 9곡을 형성한다. 옥녀봉 하산길 옆에 있는 선국암은 신선이 바둑을 두던 자리라는 바둑판바위 네 귀퉁이에 '사노동경'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 네 분의 동갑내기 노인들이 바둑을 즐겼다는 뜻이다.


곳곳에 얼음골 계곡, 여름엔 '괴산'…절로 나오는 콧노래, 이색적인 일상…
◇화양구곡은 울창한 숲과 함께 넓게 펼쳐진 반석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여름 계곡의 매력을 담고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시원한 물줄기 '화양구곡'

화양구곡은 우암 송시열이 한때 머물렀던 곳으로 중국의 무이구곡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전해진다. 숙종 때 노론이 득세했던 시절, 노론의 대표적인 인물인 송시열을 기리는 사액서원이 전국에 수십 개 만들어졌는데 화양동 계곡의 화양서원이 그 중심에 있었다고 한다. 고종 때 철폐되었다가 다시 복원되었다. 화양구곡의 시작점인 경천벽에서부터 마지막 파천까지 걸어가는 계곡 산책길은 여름 계곡의 매력을 담고 있다. 넓게 펼쳐진 반석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주변의 울창한 숲이 장관을 이룬다. 송시열의 글씨가 새겨진 경천벽을 지나 금사담, 첨성대, 능운대, 와룡암과 학소대를 거쳐 깨끗하고 반듯한 흰 바위 위로 맑은 계곡물이 스치듯 지나가는 파천에 다다른다. 계곡 산책로는 3.1km이다. 화양동 계곡은 괴산 선유동 계곡과 7㎞거리에 있으며 푸른 산과 맑은 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지다.


곳곳에 얼음골 계곡, 여름엔 '괴산'…절로 나오는 콧노래, 이색적인 일상…
◇쌍곡구곡은 조선시대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당시 수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산수경치를 줄기기 위해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지엔씨21
아름다운 풍경 '쌍곡구곡'

쌍곡구곡은 괴산에서 연풍 방향으로 12㎞ 지점의 칠성면 쌍곡마을로부터 제수리재에 이르기까지 10.5㎞의 구간에 호롱소, 소금강, 병암(떡바위), 문수암, 쌍벽, 용소, 쌍곡폭포, 선녀탕, 장암(마당바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당시 수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쌍곡의 산수경치를 사랑하여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보배산, 칠보산, 군자산, 비학산의 웅장한 산세에 둘러 싸여 있고,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이 기암절벽과 노송, 울창한 숲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특히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칠보산과 충북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군자산은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선유동 입구에서 관평 방면으로 이동한 뒤 517번 지방도를 따라 좌회전한 후 고갯마루를 넘으면 쌍곡구곡의 상류가 시작된다. 괴산에서는 문경 방면 34번 국도로 15분 남짓 내려오면 쌍곡구곡으로 연결된 517번 지방도를 만날 수 있다. 쌍곡폭포는 쌍곡의 계곡들이 남성적인데 반해 그 자태가 수줍은 촌색시와 비슷해 여성적인 향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곳곳에 얼음골 계곡, 여름엔 '괴산'…절로 나오는 콧노래, 이색적인 일상…
◇수옥폭포는 폭포아래 연못가를 중심으로 넓찍한 바위가 있어 휴식하기 좋다. 사진제공=지엔씨21
편안한 휴식처 '수옥폭포'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연풍새재 옛길 입구에 있는 높이 20m의 폭포다. 조령삼관문에서 소조령으로 흘러내린 계곡물이 절벽을 통과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폭포는 3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류의 두 곳은 깊은 소를 이루고 있으며, 폭포아래 연못가에는 널찍한 바위가 펼쳐져 있다. 폭포 아래 언덕진 곳에 정자가 있었는데 1711년(숙종 37년) 연풍 현감으로 있던 조유수가 청렴했던 자기의 삼촌 동강 조상우를 기리기 위해 정자를 짓고 수옥정(漱玉亭)이라 이름 지었다. 상류의 2단에서 떨어지는 깊은 소는 조유수가 사람을 시켜 물을 모아 떨어지게 하기 위해 파놓은 것이라 한다. 흐르는 세월과 함께 정자는 낡아 없어 졌으나 1960년에 괴산군의 지원을 받은 이 지역 주민들이 팔각정을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고려시대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이곳에 피신했었다고 한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울창한 숲이 천연의 요새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연풍면 수옥정1길 19


곳곳에 얼음골 계곡, 여름엔 '괴산'…절로 나오는 콧노래, 이색적인 일상…
◇산막이옛길은 따라 ?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괴산의 백미 중 하나다. 사진제공=지엔씨21
지루함이 없다 '산막이옛길'

산막이옛길은 괴산군 칠성면 사오랑 마을과 산막이 마을을 오고갔던 10리길이다. 장막처럼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막이'라고 불렸으며, 마을 사람들이 옛날부터 다니던 길이다. 건너편으로 군자산과 괴산호를 바라보며 걷는 이 둘레길은 흔적처럼 남아 있는 옛길에 덧그림을 그리듯 그대로 복원된 산책로다. 산막이옛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괴산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걷기 좋은 나무 데크 길이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산막이옛길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연하협구름다리는 산막이옛길과 충청도 양반길을 이어주는 현수교로 길이 167m, 폭 2.1m로 1957년 괴산댐 건설로 호수 아래 잠김 연하구곡에서 명명했는데, 괴산호의 절경과 산막이옛길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명소다. 길에는 고인돌쉼터, 소나무 출렁다리, 정사목, 노루샘, 호랑이굴, 매바위, 앉은뱅이 약수, 얼음 바람골, 호수전망대와 마흔고개, 다래숲동굴 등 산책로 주변 볼거리가 가득해 지루할 틈이 없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